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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TV는 인터넷에 어울리는가? 본문
인터넷TV 이야기 3
인터넷TV는 인터넷에 어울리는가?
무선 인터넷, 인터넷 전화 그리고 인터넷TV가 인터넷 위에서 동작한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동형 무선 인터넷도 그럴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럼 혹시 휴대폰 전화망도 같은 네트워크를 공유한다는 것을 아시나요? 이미 그럴 거라고 짐작하고 계셨다구요? 그렇다면 디지털 케이블TV는 어떨까요? 이것도 혹시……? 인터넷TV를 통해서 네트워크라는 그 복잡하지만 단순한 내막을 알아볼까요?
인터넷TV에는 두 가지 중요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주문형 비디오와 실시간 방송입니다. 주문형 비디오는 영화, 지난 드라마와 같이 방송국 서버에 저장된 동영상 데이터를 내가 원하는 시간에 혼자서 보는 것이고 실시간 방송은 MBC 같은 방송 채널을 기존의 TV 처럼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것입니다. 주문형 비디오만을 서비스하던 인터넷TV에 실시간 방송이 추가되면서 비로소 케이블이나 위성을 대체할 수 있는 완전한 방송 형태가 되었습니다.
케이블과 차이가 없어지자 양방향이라는 특징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자녀를 위한 각종 교육 방송을 선택해서 볼 수 있고, 드라마 시청도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시청 시간의 자유가 TV 활용 방법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는 법이지요. 인터넷TV 때문에 인터넷 자체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떤 문제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아주 간단한 배경 지식이 필요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복잡한 계산이나 수치 등에 연연할 필요는 없습니다. 개략적인 구성만 이해하면 충분합니다. 숫자와 계산 과정은 그림에만 한정하고 본문에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의 구조
대개의 경우 1:200 정도지만 1:1000까지 설정하기도 합니다. 한 선을 1000명이 나누어 쓰는 것이죠. 그러므로 광랜의 100Mbps 속도는 일시적으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일 뿐입니다. 만약 모든 사람이 동시에 최대한으로 인터넷을 사용한다면 각각의 속도는 엄청나게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최악의 경우에도 업체가 보장하는 평균 속도, 이것을 최저보장속도라고 합니다. 물론 반드시 이 속도 이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붐비면 더 떨어질 때도 있지만 평균을 내면 최소한 이 정도는 나오는 속도"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요. 언제나 그렇듯 용어가 의미하는 것이 우리의 상식과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KT의 100Mbps 스페셜 광랜의 경우 최저보장속도는 5Mbps 였습니다. 최근에 방통위가 30Mbps까지 높이도록 만들었지만 일반인이 많이 쓰는 라이트급은 여전히 5Mbps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LG 파워콤은 50Mbps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와 관련한 LG의 무서운 공세에 대해서는 추후 기술 예정)
이 구조가 최근에 새롭게 인터넷TV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망의 구성도입니다. 현재 100만 가구 정도가 인터넷TV를 쓰고 있습니다. 전화국을 한 단위로 했을 때 가입자가 증가하면 전화국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량이 늘어납니다.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회선 대역폭을 늘리던지 전화국 수를 늘리는 식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비용 때문에 사실 둘 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런 구조 속에 인터넷TV의 두 가지 서비스가 어떻게 우겨 넣어졌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주문형 비디오 시청
주문형 비디오는 컴퓨터로 인터넷의 동영상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각각의 동영상이 사용자에게 각각 따로 전송됩니다. 같은 동영상을 동시에 보겠다고 요청해도 각각 따로 보내야 합니다. 인터넷 한 군데에 동영상 서버를 두고 모든 사용자들의 요청을 처리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만약 어제 끝난 드라마가 인기가 있어 기준으로 삼았던 최대값 10%를 넘기면 재앙이 시작됩니다. 동영상 서버가 부하를 감당하지 못하기 시작합니다. 동영상이 끊깁니다. 먼저 보기 시작한 사용자가 빨리 보고 끝내지 못했기 때문에 대기자 정체가 생깁니다. 주문형 비디오에 사용자가 몰리면서 인터넷도 느려집니다. 전체적으로 서비스 품질이 나빠져서 사용자의 항의 전화가 폭주하게 됩니다. 서비스에 불만을 품게 되면 사용자들이 민감해져서 조금만 이상해도 증세를 확인하려고 덤벼들기 때문에 품질은 더욱 더 나빠집니다.
인터넷 서비스 품질은 평균값이 아니고 최대값으로 결정됩니다. 특정 시간에 사용자가 몰릴 때에도 원활히 서비스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허용할 수 있는 최대값을 높여야 하는데 문제는 그에 따른 비용 증가가 엄청나다는데 있습니다. 동영상 사용자 최대값을 10%가 아니라 20%로 잡기 위해서는 서버를 2배로 늘려야 합니다. 잘못하면 전화국부터 각 가정까지 오는 모든 선을 바꾸고 모든 네트워크 장비를 교체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장비와 재료비뿐만 아니라 설치에 따른 엄청난 인건비까지 계산하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는 사용자 수가 많아지고 활성화 될수록 폭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입니다.
주문형 비디오까지는 기존 인터넷에서 운용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시간 방송입니다. 실시간 방송은 기존의 인터넷을 다 뜯어고쳐야 하는 중대한 장애가 있습니다. 그것을 멀티캐스트라고 부릅니다. 이것을 위해서 프리미엄 망이란 위험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졌습니다. 도대체 멀티캐스트란 무엇일까요? 김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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