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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여 포털을 구원하소서! : 공정성 논쟁#2 본문

기술과 인간/IT가 바꾸는 세상

공정위여 포털을 구원하소서! : 공정성 논쟁#2

미닉스 김인성 2011. 6. 16. 18:00

 

이 글은 포털의 공정성에 관해 문제를 제기한 저의 첫 글입니다.

 

저는 제목을 "공정위여, 한국의 포털들을 구원하소서"라고 붙였는데 그 이유는 현재 공정위 이외에는 구원 받을 길 없는 한국 포털의 상황을 묘사한 가장 적절한 문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는 "미안하다 '네이버', 나는 '구글'편이다"라고 바꾸었는데 이 제목이 글의 성격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한 듯 합니다.

편집부에서 제목 이외에 본문은 별로 바꾸지 않았는데 사실 이런 제목으로 나가서 그런지 좀 더 많은 논란이 있었고 네이버가 반응하기까지 되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공정위여, 한국의 포털들을 구원하소서

지난달 15일 다음과 네이버가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했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다른 검색 서비스를 기본으로 채택하지 못하도록 구글이 방해를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앱마켓 결재 대금을 직접 받게 하는 대가로 구글 검색을 쓰도록 만들었고, 타사 검색을 채택할 경우 구글 호환성 검사를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것입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우 운영체계를 독점하면서 소프트웨어 끼워팔기 정책을 통해 경쟁자를 죽여 왔습니다. 표면상으로 보면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사용자의 검색 선택권을 제한하는 구글의 이런 행태 또한 MS와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국내 포털은 구글에게 이런 비난을 할 자격이 전혀 없습니다. IT 업계에서는 이미 상식일 정도로 포털의 불공정 검색, 검색 결과 조작 등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포털들이 문제가 많다고 하더라도 외국 기업인 구글보다는 우리나라 포털을 지원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국익을 생각한다면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아무리 이런 생각이 옳다고 해도 그들을 감싸주기에는 한국 포털들의 악행이 그 도를 넘고 있습니다.

검색 포털의 문제점: 1. 원본을 무시하는 닫힌 서비스

여러분이 직접 쓴 글은 아무리 보잘것없더라도 개성이 드러나는 원본 글이 됩니다. 검색 엔진은 이것을 가장 먼저 보여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야 검색엔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포털은 원본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복제한 사람들이 더 관심 받는 현실 때문에 제작자들의 창작 의지가 꺾여 왔습니다. 포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원본보다는 포털 내부로 불법복제된 복사본을 먼저 보여주도록 검색을 조작해 왔습니다.

 

원본 자료: DVD등 영상 매체에 관해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DVDPRIME에 영화 그라인드 하우스 블루레이 리뷰가 한달 전에 올라왔습니다.

 

 

네이버 검색 결과: 네이버에서는 원본 글이 전혀 검색되지 않습니다. 각각의 조각 단어와 관련된 글만 나오고 있으며 네이버 내부에 있는 글만 노출됩니다. 놀랍게도 검색 결과에서 외부 글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외 포털 검색 결과 : 다음을 제외하고는 원본을 찾아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란에서 검색이 된 이유는 야후 검색엔진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외국 검색 엔진 결과: 외국의 검색엔진은 야후를 포함해서 모두 정확한 원본 글을 가장 보여줍니다.

 

복제된 신문 기사: 외국 검색 엔진이 원본 글을 최상위에 노출시켜 주는 반면 국내 포털들은 복제된 데이터를 먼저 노출시킵니다. 일부 포털에서는 아예 원본 글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한국 포털들은 검색어 장사를 위해 검색 결과에 자사의 컨텐츠를 우선 노출시킵니다. 광고와 정보가 서로 섞여 구분도 힘듭니다. 더구나 실시간 검색등 사용자의 관심을 흩어지게 하는 콘텐츠를 배치하여 포털 내부에 오래도록 머물도록 유도합니다.

때문에 외부 사이트는 포털에 검색을 허용해도 검색 결과에 차별 받고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는 광고 클릭 트래픽을 포털에 뺏긴 채 오로지 정보 자체에만 관심 있는 트래픽만 넘어오기 때문에 아무런 이득이 되지 못합니다. 때문에 국내 인터넷 사이트들 중 많은 수가 포털에서 검색이 되지 않도록 막아 버린 상태입니다.

국내 포털은 수익이 될만한 트래픽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많이 몰리는 실시간 검색에 주력하고 검색이 많이 되는 콘텐츠만 신경쓰기 때문에 다양한 검색 결과가 나타나지 않게 되어 검색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외부 컨텐츠에 대해 무관심하고 한글 페이지만 검색 대상으로 삼으며 사용자 관심을 끌만한 정보만 다루는 동안 외국 검색 엔진은 더 많은 데이터, 더 많은 언어 지원, 더 많은 사이트 검색, 더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해 왔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서 불공정한 포털의 검색 관행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다양성을 해치는 장애물일 뿐입니다. 오히려 외국 검색 엔진들이 국내 인터넷 사이트를 도와 주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을 이해해야 진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문제는 지엽적인 것입니다. 한국 포털에게는 더욱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검색 포털의 문제점: 2. 검열과 조작으로 신뢰 받지 못하는 서비스

 

실시간 검색어 조작: 사용자들의 지금 이순간의 관심을 보여주는 실시간 검색어는 오로지 검색 질문 수로 순위를 뽑아야 합니다. 물론 성적인 단어나 법에 위반되는 검색어는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포털은 정치적인 단어나 권력자에 불리한 검색어까지 임의로 제거하고 있습니다.

Blog.newsboy.kr

 

추천 검색어 조작: 지방선거 당시 추천 검색어에서 한명숙 후보가 사라진 장면, "한명ㅅ"까지 쳐도 인물 추천어에 한명숙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래는 지방 선거가 끝난 다음 날 "한ㅁ"까지만 쳐도 사라졌던 거의 모든 한명숙 관련 추천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포털들은 검색 결과를 조작함으로써 민의를 왜곡하고 있으며 권력자와 기업들의 일방적인 요구만으로도 인터넷의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글 검열조치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서비스가 외국 사용자를 모을 수는 없습니다. 이런 후진적인 서비스를 믿고 쓸 외국인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외국 업체들은 언론자유, 프라이버시보호를 최소한의 원칙이라고 생각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반면 국내 포털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실명제가 법제화 되기 이전 정통부 권고 사항에 불과했던 때에도 다음을 제외한 거의 모든 포털들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지금도 검열 조치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에 대해 법을 탓할 뿐 포털들 스스로는 이에 반대하는 법적인 행동을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명제, 사이버 명예훼손법등은 애초에 규제로 작용했지만 지금은 국내 포털들이 외국 서비스와 싸우기 위한 방패막이로 훌륭히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제 기준을 지키는 외국 서비스들이 한국의 규제 때문에 들어오지 못하는 동안 포털들은 그 품에서 권력자들 편을 들어 국민 여론을 조작하는 대가로 시장을 보호 받고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신뢰받는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현실을 타파해야 합니다. 젊은 친구들이 원칙을 준수하는 국제 기준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사용자들은 원칙을 지키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게 외국 서비스라도 상관없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없다면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가 선진화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도 외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막히며 민주주의를 위배하는 서비스가 득세하는 국내의 상황이 달라질 수가 없습니다.

 

검색 포털의 문제점: 3. 미래를 주도할 플랫폼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다

서비스 대상 확대: 수십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는 외국 검색엔진. 이들은 여러 언어에 대한 검색 지원뿐만 아니라 이들 언어간의 번역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초라한 언어 지원: 외국 검색 엔진이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동안 한국의 포털들은 기본적인 영어 검색 지원 기능도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네이버는 외국 유명 기술 사이트의 글조차 전혀 찾지 못하고 있으며 다음은 영어 검색을 MS의 검색엔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 외 다른 포털 또한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외국 검색엔진은 더 많은 언어 지원과 더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글과 애플은 MS와 마찬가지로 차세대 인터넷 플랫폼을 고민하고 사용자 컴퓨터 환경의 개선을 위해서 클라우드라는 기술로 서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위치정보 서비스를 놓고도 격돌 중이며 데이터 서비스 위주의 미래 통신 환경을 선점하기 위해서 인터넷 전화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사용자 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포털들은 이런 미래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습니다. 그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플랫폼에 대해서 전혀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소셜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서비스의 도전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뿐입니다.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도 않은 페이스북이 벌써 국내 트래픽 순위 10위에 진입했는데 그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구글은 전세계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고 모든 플랫폼에서 구글 검색이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데스크탑을 독점하고 있는 MS와 싸워왔습니다. 무료 와이파이, 무료 웹 오피스, 안드로이드 무료 제공, 크롬북을 통한 윈도우 지배력 약화 시도는 모두 이 전략에 따른 것입니다. 구글은 또 컨텐츠 제작자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에게 검색수익을 나누는 상생 모델을 확립함으로써 구글에게 컨텐츠를 개방할수록 이익이 되는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더구나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애플과 MS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통신사들과도 검색 수익을 나눔으로써 그들이 적극적으로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 서비스를 기본으로 탑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공정위가 해야 할 일

국내 포털의 검색은 기능이 미약할 뿐 아니라 공정하지도 않습니다. 포털이 득세할수록 한국 사용자의 검색 활용도가 떨어지고 인터넷 환경은 더욱 나빠지게 될 것입니다. 검열과 조작으로 신뢰받지 못하는 국내만의 서비스인 탓에 스마트폰 강국인 한국 제품에 기본 검색으로 탑재되어 수출될 가능성도 없습니다. 포털들은 스마트폰 플랫폼 발전을 위해서 아무것도 한 것이 없이 오로지 검색 광고 독점만을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

국내 포털 검색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기본 장착하는 것은 소비자에게도 손해가 되는 일입니다. 국내 사용자들은 일등을 하고 있는 포털이 서비스 질에 있어서도 당연히 일등이라고 믿고 있으며 외국 검색엔진을 사용할 수 없다는 애국심에서 포털을 밀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포털들이 언제까지고 국민들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국내 검색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함으로써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용자들을 속이는 것 이외에는 거의 아무런 대응책을 가지고 있지 않은 포털들은 국민들이 자각을 할수록 더욱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잃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오히려 다행일 수 있습니다. 애국심 때문에 불공정한 국내 포털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공정한 외국 검색을 사용하여 인터넷 업체들이 활기를 찾음으로써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포털들은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 기득권을 버리고 국내 인터넷 업체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아직 수익이 나고 있는 동안에 소셜 네트워크와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미래의 플랫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포털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구글을 공정위에 제소한 것은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지금까지와 같은 불공정한 행위를 계속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외국 서비스의 공격 앞에 포털들이 지금 당장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무기가 공정위 제소뿐이란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포털은 역차별을 거론하면서 국내 규제를 외국 기업에게도 강요함으로써 촌스러운 한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이들이 원하는 대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국내 포털의 검색을 기본으로 탑재하도록 권고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것은 한국의 인터넷 환경을 위해서도, 포털의 미래를 위해서도 최악의 결정이 될 것입니다. 만약 공정위가 이들의 편을 듦으로써 포털들이 변화에 눈을 감고 눈 앞의 수익에 매달릴 시간을 연장해 준다면 결국 한국 인터넷의 미래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공정위는 오히려 국내 포털들의 불공정 관행을 문제삼고 이들이 공정한 검색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해야 할 것입니다. 포털 검색이 개선되지 않고 이대로 시간이 지나가버린다면 결국 포털들은 아무런 대책없이 자멸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공정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다가올 미래는 분명합니다. 포털들이 정신차리지 않는다면 결국 멸망에 이를 것이고, 포털들이 쓰러진 폐허 위를 외국 서비스들이 휘젓고 다니게 될 것입니다. 물론 한국의 창의적인 젊은이들은 이런 환경 속에서도 외국 기업들과 경쟁할 새로운 서비스들을 만들게 되겠지만 공정위가 미룬 만큼 더 힘들게 될 것은 틀림없습니다.

포털의 오늘을 위해서 미래의 한국 인터넷의 가능성을 죽일지 여부는 이제 공정위의 판단에 달렸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지도 않았습니다. 공정위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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