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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아이폰을 쓰세요, 그래야 삽니다. 본문

기술과 인간/IT가 바꾸는 세상

아이폰을 쓰세요, 그래야 삽니다.

미닉스 김인성 2010. 8. 18. 13:48

아이폰을 쓰세요, 그래야 삽니다.

 

 

낯선 외국 공항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때 만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거대한 광고는 참으로 감동적으로 느껴집니다. 그 앞에 서면 갑자기 뿌듯한 자신감이 솟아나고 더 이상 외롭지 않습니다. 국내에 있을 때 비난했던 일이 미안해지면서 그들이 이 곳에서 잘 싸우기를 기원하게 됩니다. 외국에서의 경험은 그들이 우리 편이었음을 깨닫게 만들고 우리를 애국자로 변모시킵니다. 전세계에 스마트폰 전쟁이 붙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전쟁에서 우리나라가 승리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로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당신이 애국자라면 선택은 자명합니다.

 

아이폰을 써야 할 수 많은 이유

 

아이폰은 손가락만으로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멀티터치 스마트폰의 원조입니다. 원조라고 해서 명성에 안주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해마다 신제품을 출시하며 발전해왔기 때문에 그 어떤 스마트폰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여전히 빼어난 디자인으로 가지고 싶게 만들고, 화려하면서도 막강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가장 만족스런 사용 편의성을 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손가락으로 한 번만 화면을 스쳐보면 알게 됩니다. 그 순간 아이폰 사용자들은 만족감을 느끼지만 타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그래도 쓸만하다고, 이만하면 나쁘지는 않다고 스스로를 달래야 합니다.

 

매뉴얼을 안 봐도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일관된 인터페이스는 복잡한 설정을 신경 쓸 필요가 없게 하기 위해서 애플 개발자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추가 소프트웨어를 내려 받는 방법도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그들이 구축한 소프트웨어 시장인 앱스토어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형폰이 되어도 운영체계 업그레이드에서 차별 받지 않습니다. 때문에 그 어떤 스마트폰보다 더 오래 현역으로 뛸 수 있습니다. 신제품 가격이 오래도록 유지되어 중고 가격도 높은 편입니다. 제품의 단점에 대한 사용자의 불만이 은폐되지 않고, 대표이사가 직접 나와서 사과를 하게 만들 정도로 언로도 열려 있습니다.

 

원조라는 명성과 유행을 주도하는 최신 스타일, 완벽한 기능에 아름다운 디자인, 가장 뛰어난 사용 편리성, 기능을 무한대로 확장 시켜 주는 수 많은 소프트웨어들 그리고 애플의 지속적인 지원까지, 이 모든 것들은 현명한 소비를 지향하는 정상적인 소비자라면 아이폰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아이폰4: 고성능 CPU와 고해상도 화면으로 무장한 최신 아이폰. 완벽한 성능에 오점처럼 안테나 오류가 존재하지만 그 때문에 구입을 망설일 이유는 없다. 세상은 나쁜 자들의 한가지 선행을 높이 쳐 주는 반면 좋은 사람의 작은 실수에 대해서 가혹한 법이다.
이미지 출처 애플

 

국산 스마트폰을 써야 할 단 한가지 이유

 

이 난공불락처럼 보이는 아이폰에도 단점들이 있습니다. 배터리가 내장이라 전화를 쓰지 못할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관리를 위해서 전용 프로그램만 써야 합니다.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귀찮은 변환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신형 아이폰의 안테나를 감싸 쥐면 통화가 끊기는 문제가 있습니다. 안테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애플은 무료로 보호 덮개를 제공하고 그래도 불만인 경우에는 환불해주겠다고 발표해야 했습니다. 아직도 플래시는 지원되지 않으며 최근에는 개발 툴에 대한 규제까지 함으로써 개발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애플이 오만해졌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으며 점차 업계의 공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모토로라 드로이드2: 아이폰에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하는 모토로라의 야심작, 아이폰의 대항마로 여겨지는 안드로이드폰의 대표 주자이다. 사실 해외에서는 국산 스마트폰을 아이폰의 대항마라고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모토로라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의 점유율을 앞서고 있고 윈도우 모바일폰이 내년에 나온다는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윈도우폰은 아이폰 같은 편리함에 윈도우와의 호환성을 무기로 안드로이드폰뿐만 아니라 아이폰까지 제압할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애플이 이제 정점을 지난 것일까요? 요즘 화제가 되는 국산 스마트폰을 쓰다가 윈도우폰이 나오면 그것으로 갈아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소비가 아닐까요?

 

윈도우폰은 아이폰이 나오자마자 프로토타입 사진 한 장을 공개한 이후 3년이 넘도록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모습도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그들은 개발하지 않은 개발품, 팔 수 없는 제품을 파는 사기에 가까운 행위로 다른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를 막아 왔습니다. 그러나 있지도 않는 제품으로 사용자를 농락하는 이런 언론 플레이에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에 대한 언급은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 해도 늦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이폰에 대한 대항마로 가장 강력한 것은 안드로이드폰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산 안드로이드폰들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선명한 화면과 다양한 동영상 재생 능력을 자랑합니다. 뉴스에 따르면 현재 엄청난 판매량을 달성하고 있으며 곧 세계 시장에서도 아이폰을 능가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따져보면 비관적일 뿐입니다. 이들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화면은 아이폰의 높은 해상도에 뒤지며 다양한 동영상 재생은 아이폰에서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는 현재 베타 상태입니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해주는 일보다는 대규모 성능 업그레이드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버그에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핸드폰 제조사들은 늦장 대응으로 일관하며 아직도 치명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 많은 업체들이 만들어 낸 각기 다른 스팩의 다양한 안드로이폰들은 소프트웨어 제작자의 혼란과 호환성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개방과 자유를 기치로 내건 안드로이드는 현실에서 사용자들에게 복잡한 관리 문제와 불편만 초래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 개방과 자유를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쓰는 것이라고 오해한 사용자들이 불법으로 소프트웨어를 공유하고 있어 개발자의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국산 스마트폰은 짧은 제품 사이클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제품은 금방 구형이 되어 버리고 업체로부터 버림 받았습니다. 여태까지 모든 스마트폰이 같은 길을 걸어 왔습니다. 고가로 거래되던 제품이 어느 날 갑자기 공짜폰으로 풀려 제값 주고 산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어 버립니다. 구형이 되는 순간부터 설움이 시작됩니다. 업그레이드 약속은 하염없이 연기되고 치명적인 버그도 해결될 길이 없습니다. 독하게 마음 먹고 소비자센터에서 난동이라도 부려야 겨우 환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옴니아: 한 때 아이폰의 대항마로 집중적인 마케팅의 대상이었던 제품. 최근에 해당 통신사는 마케팅이 없었으면 결코 많이 팔릴 수 없었던 문제 많은 제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년도 되기 전에 버림 받은 이 제품의 사용자들은 쓰레기 같은 윈도우모바일 운영체계에 질려 스스로 안드로이드를 포팅해서 안드로이드폰으로 변신시켜 쓰고 있다.
이미지 출처 삼성

 

신형폰도 문제가 많습니다. 제조사가 고쳐 놓은 인터페이스와 통신사가 손 댄 소프트웨어는 극악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보여 줍니다. 내려 받은 소프트웨어의 호환성 문제에 시달려야 하며 인터넷까지 검색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그나마 쓸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하기에도 바쁜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자체를 관리하고 있어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결코 원본을 뛰어 넘을 수 없는 모자란 디자인, 불편한 인터페이스, 해결되지 않는 버그들, 신 제품에만 신경 쓰는 제조사로부터 곧 버림 받을 위험에 사용자가 알아서 관리해야 하는 부담까지, 기기 자체로 보면 국산 스마트폰을 사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듭니다.

 

그래도 그 이유를 찾으라면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격입니다.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을 넘어서는 점유율을 보이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독점 공급하는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폰은 수많은 업체들이 생산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가격 경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약정만 하면 안드로이드폰을 거의 공짜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국산 스마트폰도 외국에서는 아주 싼 값에 팔립니다. 만약 안드로이드폰을 싼 값에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이폰 가격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가격이 싸지 않다면 구입할 이유가 없습니다. 때문에 국산 스마트폰을 써야 할 유일한 이유만 남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애국심입니다.

 


갤럭시U: 아이폰보다 나은 점이 별로 없는 갤럭시S에서 그나마 장점이었던 부분까지 모두 제거한 다운그레이드 버전. 소비자를 위해서 성능을 낮추었다는 뻔뻔한 말로 변명을 하지만 도저히 사 줄 이유를 찾기 힘든 제품
이미지 출처: 삼성

 

애국심 게임

 

스마트폰 전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밀어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전세계에 진출함으로써 그들이 외화를 벌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반폰 전쟁에서 그랬던 것처럼 모토로라, 노키아를 제치고 마침내 애플까지 쓰러뜨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는 날을 보고 싶습니다.

 

기왕이면 부품까지 100퍼센트 국산화하고, 소프트웨어까지 우리나라 개발자들 것으로 채울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비록 성능이 떨어지고 사용하는데 조금 불편하며 가격이 비싸더라도 국산 스마트폰을 써 주는 나 하나의 애국이 결국 우리나라를 부강하게 만들 것이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금은 국산 스마트폰을 사 쓰는 게 옳은 일입니다. 안 그래도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어 국산이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이런 정신으로 수 십 년 간 우리 기업들을 밀어 주었는데 아직도 멀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우리들의 희생을 요구합니다. 오십 년 가까운 세월 동안 비싸게 제품을 사 준 이유는 우리도 언젠가는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언제쯤 외국 소비자만큼 그들에게 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요?앞으로 십 년만 더 기다리면 될까요? 아니면 오십 년을 더 희생해야 하나요? 과연 우리가 죽기 전에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요? 우리의 애국심은 배신 당했습니다. 끝없는 희생과 인내는 그들을 법 위에 군림하는 괴물로 만드는 결과만 낳았을 뿐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놀랍게도 그 답을 게임이론가들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장 적절한 해결책을 알기 위해서는 게임이론가들 사이에 있었던 한 사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애국심을 위한 첫 번째 규칙

 

세상의 모든 존재는 이기적입니다. 오로지 자신의 이익에만 관심이 있으며 필요하다면 상대를 이용하고 기회가 생기면 가차없이 배신을 합니다. 게임 이론가들은 이런 조건 속에서 최선의 생존 전략은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세계 이론가들이 각각 자신만의 전략을 준비하여 게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규칙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각자 임의의 상대와 만나면 협력할 것이지 배신할 것인지 결정한다.

둘 다 배신하면 둘 다 낮은 점수를 얻는다.

둘 다 협력하면 둘 다 높은 점수를 얻는다.

한 쪽이 협력했지만 다른 쪽이 배신하면 협력한 쪽은 점수를 얻지 못하고 배신한 쪽은 최고 점수를 얻는다.

 

협력을 선택하면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높은 점수를 얻든지 점수를 얻지 못합니다. 배신을 선택하면 최고 점수를 얻든지 낮은 점수를 얻습니다. 그 평균값을 내보면 어떤 경우에도 상대를 배신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됩니다. 소위 이 죄수의 딜레마를 반복해서 시행한 게임의 우승자는 팃포탯(Tit For Tat)이라는 전략이었습니다.

 

그 전략의 첫 번째 규칙은 먼저 협력해주고 상대가 협력적으로 나오는 한 먼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전략이 성공적이었던 이유는 협력적인 상대를 어렵지 않게 찾아 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95%의 배신 전략을 쓰는 상대에게 이용당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찾아 낸 5%의 협력적인 상대와 계속 교류를 함으로써 최종 점수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배신만 선택하는 존재들은 서로 낮은 점수 밖에 얻지 못했는데 가끔 협력적인 존재를 배신함으로써 높은 점수를 뺐어 냈지만 그 합이 결코 팃포탯 전략의 점수를 넘어설 수 없었습니다. 세상은 애국심을 가진 마음씨 좋은 자가 일등을 하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애국심을 위한 두 번째 규칙

 

그러나 협력 전략을 택하면 협력적인 상대를 찾기 전에는 배신 전략을 취한 상대에게 늘 당하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팃포탯의 두 번째 규칙은 만약 상대가 배신한다면 즉각적인 보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팃포탯과 비슷한 협력적 규칙들 중에는 상대가 두 번 이상 배신할 때까지 기다려 준다거나 과거의 협력 비율이 배신 비율보다 높은 동안에는 협력한다는 것들이 있었지만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배신하는 상대가 이들의 복잡한 행동을 예측할 수 없어 오해를 했기 때문입니다. 팃포탯은 배신에는 즉각적인 보복을 가하는 가장 단순한 전략을 택했고 이 단순성 때문에 배신을 택한 상대는 팃포탯의 행동을 쉽게 예측할 수 있어 다음부터는 협력적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기업이 협력할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리는 너그러운 전략이나 과거의 공과를 따지는 행위로는 기업이 스스로 국내 소비자를 정상적으로 대우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그들의 행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즉각적인 보복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애국심을 위한 세 번째 규칙

 

상대의 배신을 두 번 이상 기다려주는 너그러운 전략이 실패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상대와의 협력을 완전히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배신을 택했던 전략이 그들의 보복을 받은 후에 협력하기로 규칙을 바꾸더라도 너그러운 전략은 더 이상 그들을 믿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그들 사이에는 배신과 보복만이 영원히 메아리 쳤습니다. 팃포탯이 이 위험을 극복하고 최후의 승리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즉각적인 보복을 한 후에 그들을 용서하는 것을 세 번째 규칙으로 삼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팃포탯은 선의를 배신한 상대에게 보복 한 후 다시 만났을 때 이전의 배신을 문제삼지 않고 새롭게 협력을 시도했습니다. 배신했던 상대는 팃포탯이 배신을 응징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되었고 협력에는 협력으로 대응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 후에는 계속해서 협력적으로 나왔습니다. 팃포탯은 또한 보복의 강도를 배신의 강도보다는 적게 함으로써 한동안 배신과 보복이 계속되더라도 언젠가는 그 악순환이 멈출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언제까지 보복을 할 것인가?

 

팃포탯은 그 후 수많은 게임을 통해 가장 우수한 생존 전략임이 증명되었습니다. 먼저 협력하라. 배신에는 즉각적으로 보복하라. 배신자들을 용서하라. 오랜 연구 끝에 이 규칙은 지능이 없는 미생물들도 선택하고 있는 생존 전략임이 밝혀 졌습니다.

 

우리들은 애국심 게임에서 반복적으로 배신하는 국내 기업들을 끝없이 용서하는 너그러운 전략을 써왔습니다. 기업들은 우리의 행동 패턴에 익숙해져 마음 놓고 배신을 하면서도 전혀 걱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쁜 사마리아인이 되지 않으려면 국내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에 동의하더라도 그 기간이 너무나 길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전략을 수정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국내 기업에게 보복을 해야 할 시기입니다. 재벌들은 언론과 권력을 장악하고 소비자 위에 군림하는 괴물로 변했습니다. 이젠 그 어떤 조직도 이들과 맞설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소비자들의 선택뿐입니다.

 

우리가 구입하는 국산 제품의 품질이 그들이 외국에 파는 것만큼 좋아질 때까지, 국내 가격이 최소한 외국 가격보다는 싸질 때까지, 국내 소비자를 외국 소비자만큼 존중하게 될 때까지 우리의 보복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물론 아무리 미워도 그들은 우리나라 기업입니다. 때문에 그 보복은 관계 단절이 아닌 용서를 전제로 한 보복이어야 합니다. 그들의 성공을 우리의 성공처럼 진심으로 기뻐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우리들을 정당하게 대우하도록 변화 시켜야 합니다. 그것만이 여태껏 착취의 수단으로 이용당한 애국심이 존중 받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배신당하는 애국심은 당신까지만

 

그러나 인간은 이성적으로만 살지는 않습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국산품을 애용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면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당신의 자녀에게까지 그것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비싸게 주고 산 제품의 불량을 개인적으로 운이 없는 탓이라 여기며 감수할 당신과는 달리 당신의 자녀는 그것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인터넷에 올리며 겁 없이 싸우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싸우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들은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를 언론 플레이를 통해 악질 소비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소비자가 포기할 때까지 직원들이 돌아가며 끝없이 괴롭힙니다. 인터넷에 진상을 고발해도 회사 편에 서서 글을 삭제해버리는 포탈의 횡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당신의 자녀는 권력의 횡포에 굴복하여 불의를 보더라도 침묵하는 자가 됩니다. 그렇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다가는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할 수 없는 문제아로 낙인 찍힐 수 있습니다. 어쩌면 결코 바꿀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거대한 악에 절망하여 삶을 포기할지도 모릅니다.

 

소비자가 정당한 대접을 받는 세상, 기업이 법을 지키며 제품에 대해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세상,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명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이 일을 위해 힘 있는 조직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단 몇 명의 깨어 있는 소비자들만 있어도 배신하는 자들을 응징하는 사회 분위기를 전파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깨어 있는 시민이 당신이기를 기원합니다.

 

이 모든 주장들이 이해할 수 없고 복잡하다면 단 한마디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이폰을 쓰세요. 그래야 삽니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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