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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TV 이야기1: 인터넷TV와 방송의 차이는? 본문

기술과 인간/IT가 바꾸는 세상

인터넷TV 이야기1: 인터넷TV와 방송의 차이는?

미닉스 김인성 2009. 11. 24. 14:02
인터넷TV 이야기 1

인터넷TV와 방송의 차이는?

 

요즘 아이피티비(IPTV) 공세가 장난이 아닙니다. 집에서 쿡하자! 주위에선 벌써 신청해서 잘 쓰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자랑이 대단하지요. 시더언신 브로드밴드. 놓친 드라마도 다 볼 수 있다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난 방송만 볼 수 있었는데 이젠 MBC 같은 공중파도 바로 나온답니다. 화질은 마이엘지TV가 최고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케이블 방송과 달리 채널 제한도 없어 앞으로 수 백 개까지 방송이 늘어날 거라고 합니다. 일단 공짜로 써보고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지금 인터넷하고 인터넷전화를 함께 묶어 신청하면 할인까지 해 준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까 이달 말까지 30만원 현금 지급에 6개월 공짜 행사하는 곳도 있네요. 대박입니다. 아직 스포츠 채널이 부족하지만 곧 해결될 거라고 합니다. 치사하게 스포츠 채널 움켜쥐고 있는 케이블이 미워서라도 이 참에 차세대 방송으로 옮겨가고 싶습니다. 확 그냥 신청해버릴까요?

 


인터넷TV: 여러 업체에서 출시된 상품들, VoIP를 인터넷전화라고 불러서 친근해졌듯이 IPTV는 인터넷TV라고 불러야 합니다. 비록 이전에 같은 이름의 비슷한 서비스가 있었더라도 이렇게 부르는 것이 최선입니다.

 

인터넷TV는 인터넷을 이용해서 방송을 보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으로 방송 시청, 컴퓨터로 인터넷 사용, 인터넷 전화까지 한 선으로 모두 해결 가능합니다. 인터넷TV는 양방향이라 미처 못 본 드라마도 내가 원할 때 나 혼자서만 다시 볼 수도 있습니다.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디지털 케이블TV와는 달리 폭발적인 가입자 수 증가로 이미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습니다. 방송의 미래는 인터넷TV임이 명확한 듯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말들이 무슨 뜻인지 잘 알아듣기 힘듭니다. 기술 발전이 너무나 빨라 따라가기도 힘들죠.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도 전체를 제대로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TV, 디지털 케이블, HDTV, H.264, ATHC-M/H…… 이런 복잡한 혼란을 뚫고 지나갈 기준이 필요합니다. 인터넷TV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방송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방송이란 무엇인가?

 

이 글에서는 방송의 전달 방법에 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아래 모든 그림은 개념도이며 자세한 부분은 모두 생략했음을 밝힙니다. 이것들은 또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디자이너에게 손으로 그려달라고 부탁한 결과물입니다.

공중파 전송 시스템: 방송국들이 만든 방송 데이터를 지정된 주파수의 전파에 담아 송신 안테나로 대기 중에 날려 보냅니다. 모든 채널의 전파가 다 TV 안테나에 도달하지만 TV 튜너로 원하는 채널에 해당하는 주파수만 골라내 시청합니다.

 

 

위성 방송: 위성 방송국은 방송 내용을 만들어 내는 곳이 아니라 MBC, SBS와 같은 방송 채널을 모아서 보내주는 전송사업자입니다. 인공 위성은 위성방송국의 위성 안테나를 통해 받은 전파를 넓은 지역에 쏘아 줍니다. 인공위성이 보내는 전파에도 모든 채널의 방송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접시 안테나를 통해 전파를 수신한 셋탑은 원하는 채널의 방송만 골라내서 TV로 보내 줍니다.

 

 

케이블 방송: 케이블 방송 또한 단순한 전송사업자입니다. 그들도 여러 채널을 동시에 유선으로 전송합니다. 셋탑 박스는 도달한 모든 채널 중 하나를 골라 TV를 통해 보여 줍니다.

 

방송 전달의 주요 특징은 전 채널의 동시 전송이라는 것입니다. 서울의 교통방송이 95.1MHz, MBC FM이 95.9MHz에 지정되어 있듯이 케이블 방송도 6MHz 단위의 주파수 대역을 한 채널로 해서 백여 개의 채널을 서로 겹치지 않게 각각 주파수를 지정해 놓습니다. 셋탑은 그 중에서 한 채널만 골라서 TV로 보내줍니다. 나머지 방송은 그대로 버려지는 것입니다. 공중파, 위성, 유선 케이블 방송은 이렇게 모든 데이터를 모든 셋탑에 동시에 전송하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인터넷TV란 무엇인가

 

과거 인터넷TV는 컴퓨터로 보는 인터넷 방송이었습니다. 웹으로 접속해서 선택한 동영상을 내려보는 것입니다. 실시간으로 하는 방송도 있었는데 시청하는 동시 사용자 수가 많아지면 느려지거나 끊기곤 했습니다. 유료 성인방송 위주였는데 방송 중에 사용자가 올린 글에 출연자가 즉각 반응을 할 수 있어서 호응이 좋았습니다. 인기가 많아지자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에 따라 방송 수위가 도를 넘게 되자 대부분 단속 당해 사라졌습니다. 그 후 여러 형태로 변형되기는 했지만 인터넷TV는 시청자와 양방향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아직도 인기 있는 인터넷 서비스 모델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 IPTV라는 서비스가 생겼는데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법"으로 규정된, 기존 방송과 같은 부류에 속하는 방송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이야기지만 인터넷 방송이 법적으로 하나의 방송 형태로 인정 받았다는 사실만 이해하면 됩니다. 이 글에서는 인터넷에 연결된 셋탑과 TV를 사용해서 서버에 저장된 동영상을 내려 보는 것(주문형 비디오, VOD, Video On Demand)과 채널 단위의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는 것을 인터넷TV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용어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IPTV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인터넷TV의 주요한 특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인터넷을 이용한 TV라는 것입니다. 인터넷을 이용했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뜻일까요?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인터넷 네트워크의 특성이란 무엇일까요?

 

인터넷 네트워크: 인터넷에서는 데이터를 작은 단위의 조각으로 나누어 전달합니다. 이 작은 단위를 패킷이라고 부릅니다. 웹 페이지, 동영상 등을 요청하면 패킷으로 쪼개져서 오는 것이지요. 모든 패킷들은 차례대로 이동합니다. 인터넷은 패킷들이 줄지어서 이동하는 편도 1차선 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컴퓨터는 한 번에 여러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파일을 받으면서 웹서핑을 하고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왕복 2차선인 도로를 통해 어떻게 동시 작업이 가능할까요? 그 비밀은 속도에 있습니다.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진 패킷은 아주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프로그램들이 원하는 초당 데이터량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무서운 속도로 돌아가는 스키장의 1인용 리프트와 비슷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번에 1명씩만 탈 수 있지만 엄청난 속도 때문에 대기자가 없어 모든 사람들이 신속하게 꼭대기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일 다운로드를 최대 속도로 하면서도 메신저 대화가 바로 전달되며 노래는 끊기지 않고 링크를 클릭한 순간에 웹 페이지가 뜨는 것입니다.

 

인터넷TV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인터넷TV도 한 개의 응용 프로그램일 뿐입니다. 인터넷TV는 방송을 보지 않을 때는 방송 데이터가 전혀 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케이블TV는 방송을 보지 않는 동안에도 셋탑까지 모든 채널의 방송 데이터가 항상 보내집니다. 인터넷TV는 TV와 셋탑을 켜고 어떤 방송을 보겠다고 선택해야만 비로소 그 요청이 방송국에 전달되며 그 때서야 선택한 한 개 채널의 방송 데이터가 전송 됩니다.

 

요약하자면 케이블과 달리 항상 방송이 흘러 오는 것이 아니고, 요청할 때만 방송을 내려주며 한 번에 한 채널만 보냅니다. 이 데이터는 인터넷을 통해 패킷 형태로 다른 프로그램 데이터와 섞여서 옵니다. 이게 어떤 차이인지 파악이 되시나요? 나머지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차이가 의미하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케이블 채널: 케이블TV는 다량의 데이터를 동시에 모든 곳으로 보냅니다. 모든 채널은 자신만의 주파수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케이블TV의 채널 수는 동시에 보낼 수 있는 데이터량에 제한을 받습니다.

 

공중파, 위성방송, 케이블방송은 모두 방송법에 의해서 주파수의 사용, 채널 송신 방법 등에 제약을 받습니다. 지정된 대역폭은 지정된 용도로만 써야 합니다. 때문에 특정 채널을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등의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터넷TV는 다릅니다. 지정된 주파수도 없고 모든 채널을 동시에 보낼 의무도 없습니다. 한 번에 한 개의 채널만 보내면 되고 그 채널에 고유한 주파수가 지정되지도 않았습니다. 즉 인터넷TV는 무제한의 방송 채널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점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케이블 방송의 셋탑은 동시에 전송된 채널을 고르는 튜너인 반면 인터넷TV는 셋탑이라는 컴퓨터에 들어있는 소프트웨어로서 인터넷TV 방송국에 인터넷으로 접속해서 방송 데이타를 내려 받아 TV로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는 웹 프로그램일 뿐입니다.

 

방송 프로그램: 셋탑을 켜면 실행되는 프로그램을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TV 방송국에서 내려 받은 메뉴를 보여줍니다. 이 과정은 TV를 본다기 보다는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이런 방송 전송 방식의 차이 때문에 또 다른 중요한 차이가 생깁니다. 케이블TV를 위한 유선은 기가(1000Mbps)급인 반면에 인터넷TV는 백 메가(100Mbps)급이라는 것입니다(주파수와 대역폭이란 다른 개념에 대한 혼란은 차후에 설명 예정). 케이블TV는 할당 받은 모든 방송을 전송하기 위해서 큰 대역폭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가정까지 1000Mbps 급의 속도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TV는 한 번에 한 개의 채널만 보내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속도가 빠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100Mbps 급의 초고속 인터넷도 20Mbps 정도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와야 하는 인터넷TV는 부담스럽습니다. 더구나 컴퓨터로 인터넷을 쓰고 동시에 인터넷 전화까지 사용한다면 자칫 TV 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했지만 그 중에서 방송 품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우선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방송 품질에 관한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바로 동영상 압축에 관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동영상 압축이란 무엇일까요?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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