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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6. 본능의 발견 본문

김인성의 삽질기/2. 수영 - 맥주병을 위하여

6. 본능의 발견

미닉스 김인성 2011. 8. 25. 12:58

제 6 장. 본능의 발견

 

두 번에 걸친 해양 실습까지 마치고 나서야 가장 초보 수준의 다이버 자격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것을 들고 잠수풀로 달려 갔지요. 카운터에 당당하게 카드를 보여 주고 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스쿠버는 잊고 자격증을 잠수풀 출입증으로만 사용했습니다. 애초에 스쿠버를 하려고 배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스쿠버에 대한 관심도 적었습니다. 한번에 여러 가지를 배워서 부담이 되었던 것일까요? 저는 그 후 또 다른 탐험에 나서게 되지만 그 때는 단지 5M 잠수풀에서 노는 것이 마냥 즐거울 뿐이었습니다.

 

잠수풀에 가서는 스쿠버 교육 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영복만 걸친 채 수영을 했지요. 동해 바다 속까지 들어갔다 왔기 때문일까요? 까마득하게 깊어 보이던 잠수풀이 더 이상 무섭지 않았습니다. 잠수를 배울 때 오리발과 스노클을 사용해서 그런지 맨몸으로는 별로 재미도 없었습니다.

 

오리발 없이 맨발로는 바닥까지 들어갈 추진력을 만들지 못하겠더군요. 수영을 위한 물안경은 코를 막아 주지 않기 때문에 깊이 들어가면 코로 물이 들어와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코로 숨을 내쉬지 않으면 바로 물이 들어오는데 아주 괴롭더군요. 이퀄라이징을 하는데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수영용 물안경을 쓰고 들어가면 한 손으로 코를 막고 있어야 했습니다.

 

스노클이 없으면 물에 떠 있을 때도 계속해서 수영을 해야 했습니다. 스노클을 쓰면 수면에서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었는데 스노클 없이는 머리가 잠기기 때문에 코와 입을 물 밖으로 내기 위해 배영이든 평영이든 몸을 띄우는 수영 동작을 계속해야 했지요.

 

마스크: 분해한 모습. 코 부분은 이퀄라이징이 편하도록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 있다. 안경을 쓴다면 도수 렌즈만 주문해서 바꿔 끼울 수 있다.

 

도수 렌즈: 일반 유리와 도수 렌즈의 두께 비교. 왼쪽 오른쪽 각각 한 개씩 주문했는데 한 쪽만 배송되었다. 아래 쪽이 도수 렌즈. 두 개가 모양이 똑같다. 발송할 때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일까?

 

렌즈 변환 마술: 알고 보니까 한가지 모양으로 양쪽 눈에 맞도록 교묘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신기했었던 기억 때문에 재미로 넣은 사진.

 

 

 

결국은 제대로 스킨을 즐기기 위해서 스킨용 마스크를 가져가고 장비도 추가로 구입했습니다. 잠수풀에서의 수영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스킨 다이빙 쪽으로 가게 됩니다. 스쿠버 교육을 받을 때 처음 몇 시간 동안 스킨 다이빙을 배우는데 그 때는 오리발 차기와 스노클로 숨쉬기 정도만 제대로 했었습니다. 스쿠버 장비를 갖추고 물 밑으로 내려 간 다음부터는 스쿠버 식 스킨 법으로 바뀌게 되었지요.

 

스쿠버를 할 때 오리발 차기는 조용히 부드럽게 하도록 가르칩니다. 스킨처럼 오리발로 추진력을 내야 할 만큼 과격한 상황이 없기 때문이지요. 힘차게 저으면 공기 소모량이 많아져 물 속에 오래 있을 수도 없습니다. 바다 밑바닥에서 오리발을 세게 차 바닥을 함부로 건드리면 흙이 일어나 시야가 나빠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그 자체가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이기도 하니까 조심해야 하지요. 스스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바다 속은 가능한 그대로 두는 것이 좋겠지요.

 

스쿠버를 하게 되면 스노클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어떤 다이버들은 아예 스노클을 착용하지도 않고 잠수하더군요. 시작부터 끝까지, 물 속에서도 수면에서도 호흡기로 호흡을 하면 되니까요. 잠수를 마치고 웨이트를 풀고 있으면 공기통과 부력자켓을 벗고 있더라도 잠수복의 부력으로 얼굴이 물 바깥으로 언제나 나와 있지요. 그러므로 스킨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스쿠버에서 스노클을 쓸 일도 거의 없습니다.

 

스노클: 사진의 스노클은 최저가형이다. 고급형보다 편리성은 떨어지지만 기능적으로는 전혀 이상이 없다. 유일한 사치는 마우스피스이다. 자신의 이빨 모양에 맞출 수 있는 마우스피스는 스노클보다 비싸다.

 

마우스피스: 각자의 이빨에 맞추어 성형한 후의 마우스피스들. 서로 모양이 완전히 다르다. 물 속에서 마우스피스를 꽉 물게 되는데 성형 제품은 입에 꼭 맞아 편안함을 준다.

 

오리발: 바다에서 스킨을 하게 되면 부츠를 신고 쓰는 제품이 좋다. 청소년은 발이 빨리 자라서 부츠가 금방 작아진다. 그 때마다 새로 사는 것보다 평소에도 신고 다닐 수 있는 맨 오른쪽과 같은 아쿠아 슈즈로 대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잠수풀에는 스쿠버 교육을 받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예전에는 대단한 사람들로 보였지만 그 사람들 대부분이 아직 자격증도 없는 초보임을 알게 되자 병아리처럼 보이기도 했지요. 어쨌든 저는 자격증까지 있는 당당한 스쿠버 다이버였으니까요. 교육 받고 있는 모습들이 귀엽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습니다. 스킨 다이빙으로 내려가 옆에서 구경하기도 했지요.

 

잠수복도 없이 수영복에 스킨 장비만 착용하고 잠수풀 바닥까지 내려갔다 오기를 하면서부터 저는 제대로 된 스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닥에 닿는 시간 단축하기, 바닥에 오래 붙어 있기, 바닥에 내려 간 후 잠수풀 반대편까지 25m를 잠영으로 건너 간 다음 올라 오기, 스쿠버 연습중인 사람들과 함께 유영하기 등등 여러 가지 스킨 기술을 스스로 익히게 된 것이지요.

 

물에 들어간 직후에는 5m 바닥까지 들어가기도 힘듭니다. 아직 몸이 물에 적응이 되지 않아서 숨을 참기가 힘들지요. 짧은 잠영으로 수영장을 왕복하면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 싶으면 그 때부터 바닥에 내려가 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물 속에 오래 있을 수 있지요.

 

삼십 분 정도 지나면 그야 말로 바닥 잠영 횡단이 가능합니다. 반대편 벽을 향해서 오리발을 젓고 있으면 숨이 막힌 단계를 지나 몽롱한 상태가 되지요. 본능은 무조건 지금 당장 숨 쉬기 위해서 물 바깥으로 나가자고 재촉하고 이성은 저기 보이는 곳까지 참자고 요구합니다. 정신은 아득한 상태가 되고 다리는 무의식적으로 물을 차지요. 그 와중에도 저를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창피하지 않으려면 폼 나게 떠올라야 한다는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서 숨 막히는 것을 참고 손을 앞으로 뻗은 상태로 자연스럽게 떠오르려고 노력합니다. 드디어 반대편 벽을 집고 숨을 쉬면 산소가 허파를 통해 온 몸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생생히 알게 됩니다. 단지 이 십 초 정도 숨을 참은 것뿐인데 거의 몇 분이 지난 것처럼 느껴지지요.

 

물 깊이와 바닥의 거리를 합치면 한 35m 정도 되는데 오리발이 없으면 이 정도 거리의 잠영은 아직은 저에게 힘들지요. 실력자들은 이 거리도 짧다고 수 차례 왕복을 하더군요. 물안경만 쓰고 바닥에 내려가서 이분 이상을 있다가 나오는 사람도 봤습니다. 초보에 불과한 저에게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입니다. 잠수풀에 가면 한 시간 반 정도 있다 오는데 끝날 때쯤 바닥 잠영 두 세 번 정도하고 나면 본전 뽑았다는 생각이 납니다. 이 것이 저에게 있어 수영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것이었지요.

 

스킨 다이빙을 위해서 호흡을 참는 능력은 연습하면 할수록 늘어나게 됩니다. 해녀들이 평균적으로 2분 정도를 참을 수 있다고 합니다. 현역으로 활동 중인 프리 다이버 중에서 우리나라에 온 적도 있는 제노니씨는 제주도에서 3분 이상의 잠수 능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정도라면 10m 이상 들어가서 바다 속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있을 수 있겠지만 저같이 스킨을 취미로 즐기는 일반인은 최대 30초 정도 바다 속에 들어갈 수 있으면 정말 잘 하는 것입니다. 이 정도만 해도 5-7m 정도의 바다 속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사실 스킨을 하게 되면 대부분 물 위에서 아래 쪽을 바라 보는 스노클링을 하다가 필요 할 경우 잠깐 동안 내려갔다 오는 정도입니다. 사진을 찍거나 신기한 것을 눈으로 직접 가까이 보고 싶을 때 스킨 다이빙 모드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때 훈련을 받아서 1분 정도 무 호흡으로 잠수 할 수 있으면 말 그대로 자유롭게 바다 속을 탐험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잠수풀에서도 이 수준이 되지 못합니다. 바다에 가면 기록은 더 짧아지지요. 잠수풀과는 달리 파도도 있고 왠지 모를 공포감도 생기기 때문에 잠영을 하게 되면 십 초도 되기 전에 숨이 막혀 올라오게 됩니다. 소금기 많은 바다 물에서는 잠수하기도 힘들고 들어가도 금방 떠오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쌓아 좀 더 오래, 좀 더 깊이 좀 더 멀리 바다 속을 구경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잠수복: 여러 형태의 잠수복들. 운동으로 몸무게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바람에 사지 못함. 아이들은 금방 자라서 구입해주지 못했다. 바다에 가더라도 여름에만 스킨을 할 때는 사실 크게 필요는 없다.

이미지 출처: www.scubapro.com

 

스킨 다이버 자격증: 딸과 아들에게 만들어준 것들. 스킨만 한다면 두 자격증은 별로 차이가 없다. 스킨 자격증을 따는 데는 장당 5만원이 든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수영장에 가서 저는 잠수풀에서 놀고 아이들은 수영장 레인에서 놀게 했습니다. 저보다 수영을 잘 한다고 까불던 녀석들을 수영장에 두고 잠수풀로 갈 때 부러워하던 녀석들의 눈빛이 지금도 생각나는군요. 아이들이 하도 자기들도 스킨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졸라서 스킨 다이버 교육을 시켜주었습니다.

 

무료 교육도 많았는데 저는 잘 몰라서 돈 들여 가르쳤습니다. 자격증을 가지고 가서 보니까 잠수풀 관리자가 자격증을 까다롭게 확인하지는 않더군요. 스킨 장비 들고 온 것을 보고는 그냥 돈만 받고 입장을 시켜 주었습니다. 처음부터 알아보고 무료 스킨 다이빙 교육을 받았으면 스쿠버까지 하지 않았어도 잠수풀에서 스킨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언제나 모르면 바보가 되는 법이지요. 하지만 자격증 따려고 동해 바다 속을 들어갔던 것 자체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살면서 하기 어려운 좋은 경험이었으니까요.

 

잠수풀에 스킨 다이빙 장비를 들고 들어갔을 때 먼저 자격증을 보자고 한 적이 없었습니다. 스킨 다이빙을 무료로 가르쳐 주는 행사가 많은데 이들이 모두 자격증을 따도록 유도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스킨 장비 들고 가서 자격증은 없지만 교육은 받았고 스킨 다이빙 하러 왔다고 하면 입장을 시켜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확실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책임은 지지 못합니다.

 

잠수풀에서 스킨 다이빙만을 할 때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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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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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다이빙 무료 교육 : 30,000

교육 받을 때 필요한 잠수풀 입장료 + 스킨 장비 대여료

 

스킨 다이버 자격증 : 50,000

 

스킨 장비 : 200,000

스노클, 오리발, 마스크,

 

입장료 : 80,000

 

총 비용 : 3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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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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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방법에서

스킨 다이버 자격증 발급비 제외 : -50,000

 

장비는 대여해서 사용

장비 구입비 제외 : -200,000

장비 대여료 10회 : 100,000

총 비용 : 210,000

 

10번 간다고 했을 때 드는 비용은 이 정도로 나옵니다. 입장료나 장비 대여료는 풀장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략 평균값을 썼습니다.

 

안경을 쓴다면 도수 마스크가 필요하고 마스크를 제외한 추가 장비는 구입 가격이나 대여 가격이나 비슷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스킨 다이빙 장비를 대여하는 2번 보다는 저가형을 구입해서 쓰는 1번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실제로 아이들에게 스킨 다이빙을 시켜주기 위해 든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킨 다이빙 교육 및 자격증 발급비 : 300,000 (150,000*2)

 

장비 구입비 : 450,000

마스크, 스노클, 작스 성형 마우스피스, 부츠, 오리발 * 2

도수 렌즈 * 1

 

입장료 : 160,000

 

총비용 : 910,000

 

아이들에게 스킨을 10번 데리고 갈 때 이정도 들었습니다. 물론 주차비, 끝나고 마신 음료수, 배고프다고 사준 과자나 햄버거 등을 치면 백 만원 이상이 들었습니다. 돈 쓰려고 들면 추가로 질러야 할 것이 많았지만 여기서 스톱했습니다. 이 정도는 정말 최소한이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쳐도 사실 적은 돈이 아니지요. 그래서 이 이상은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애들이라 잠수복은 사주지 않았습니다. 사 놓고 금방 작아지니까요. 가격이 비싸기도 했지만 잠수풀의 물이 따뜻해서 수영복만으로 충분히 스킨을 할 수 있기도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운동을 하면 몸무게가 줄고 안 하면 늘어서 여름과 겨울의 체형이 다르지요. 잠수복은 몸에 달라붙는 것을 쓰게 되는데 언제적 체형을 기준으로 해야 할지 몰라 구입을 못했습니다.

 

한동안 주말에 스킨 장비를 싣고 좋은 잠수풀을 찾아 다녔지요. 주로 다닌 곳은 올림픽 공원 잠수풀입니다. 다녀 본 곳 중에서 가장 넓고 좋았습니다. 잠실 운동장 1, 2잠수풀도 다녔습니다. 잠실 1 수영장의 잠수풀은 제가 갔을 때만 해도 다이빙용으로 사용 중이었는데 작년에 보수 들어가서 올해 초 다시 열었다고 합니다. 현재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롯데월드 잠수풀도 갔었지요. 여기는 깊이가 6m인데 특이하게 수족관처럼 바깥에서 잠수풀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놓았더군요. 다이빙 풀에 비해서는 많이 좁지만 이런 특이한 점 때문에 몇 번 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가격은 훨씬 비쌉니다. 광명에 있는 잠수풀도 간 적이 있습니다. 여기도 교육을 목적으로 자체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스킨 다이빙 보다는 스쿠버 초보자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곳입니다. 사장님이 운영에 적극적이라서 그런지 거의 자정까지 개장하더군요.

 

찾아 보면 이렇게 소규모로 잠수풀을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스쿠버뿐만 아니라 스킨도 배울 수 있습니다. 서울에 몇 개 없는 다이빙 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분들은 근처 잠수풀을 찾아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롯데 월드 잠수풀: 깊이는 6m. 다이빙 풀에 비해서 크기는 작다. 아래 사진은 풀 아래쪽에서 본 모습. 특이하게 수족관처럼 벽이 투명하다. 사진 뒷 배경에 보이는 유리가 바로 풀의 벽이다. (전면 사진을 구하지 못해 모자이크 처리했음. 좋은 사진을 가진 분의 도움을 바랍니다.) 이미지 출처: http://www.crystaldiving.co.kr

 

 

잠실 2수영장 다이빙 풀: 스쿠버 연습장으로 많이 쓰인다. 동호회들이 많이 사용하는 곳.

딴지 스쿠버 사관학교 교육도 주로 여기서 열린다.

이미지 출처: http://www.jsscuba.co.kr/

 

뉴서울 다이빙 풀: 광명에 있는 다이빙 풀. 여름철 주말에는 24시간 운영한다고 한다. 특이하게 풀에 물고기를 기른다고 하는데 직접 확인은 못했음.

이미지 출처: http://www.scubapool.com/

 

올림픽 공원 잠수풀: 가장 규모가 큰 잠수풀이다. 다이빙 용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스킨스쿠버도 가능하다. 자체 잠수풀을 갖추지 않은 스쿠버 샵들이 교육장으로 많이 이용한다.

 

 

스쿠버 자격증을 딴 후에 잠수풀에 다니면서 한동안 스킨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자격증이 있다고 해도 아직 5m 풀조차 완전히 적응을 못했으니까요. 다음 단계로 나가기 전에 스킨 다이빙을 스스로 익히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뭔가를 계획한 것도 아니었고 저 자신이 복안이 있어서 그랬던 것도 아니었지만 예정된 길이었다고 할까요? 어쨌든 그 당시에는 스킨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재미있었을 뿐입니다. 새로운 뭔가를 하기 전에 저는 열정적으로 기본 기술을 익히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때까지 수영과 잠수, 스킨과 스쿠버 그리고 여러 다이빙의 종류에 대해서도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일단 물에 들어가게 되고 뜰 수 있게 되면서, 그리하여 수영이 가능해지자 제 본능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은 원래 물에서 진화해 나온 동물 아닙니까? 제 내면의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어떤 것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몰랐습니다. 단지 물이 좋았을 뿐입니다. 깊은 물일수록 더 좋았습니다. 5m 잠수풀에서 알 수 없는 열정에 사로잡혀 잠수를 계속하고 있었지요. 깊은 물, 바닥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볼 때 가슴을 가득 채워주는 충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한가하게 잠수를 즐길 여유가 별로 없었습니다. 제 육체도 이미 전성기를 지나 버렸습니다. 담배도 피웠었기 때문에 폐도 완벽한 상태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운동도 별로 하지 않아서 근육도 없고 지구력도 없었습니다. 타고난 수영에 관한 능력도 없었고 신체적으로도 뛰어나지도 못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물 속에서 30초를 넘길 수 없었습니다. 초과 호흡을 열심히 해도 물에 들어가는 순간 답답해 왔습니다. 악으로 참으려고 해도 제 육체는 산소만을 원할 뿐이었습니다. 잠수에 있어서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지요. 그렇다고 이런 노력을 포기해야 할까요?

 

여러분들도 물에 뜰 줄 알게 된다면 저와 같은 길을 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이 물에 들어가게 되면 결국은 하게 되는 일, 오래 전 우리 조상들이 했었던 바로 그것, 바다 속으로 잠수하고 물 속을 탐험하고 물고기를 사냥하는, 그 본능에 눈을 뜨게 되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때까지도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저보다 앞서 간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이런 분야를 개척해 놓았는지도 몰랐습니다. 다만 막연하나마 잠수풀 아래에서 더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기쁨이 느껴졌고 이런 식의 즐거움을 확대할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열정을 구체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몰랐던 저는 열병과 같이 스킨 다이빙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매달렸고 더 깊이 더 멀리 잠수 할 수 있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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