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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이재명님께: 어벤저스, 대박난 극장 그리고 통신사와 대한민국 IT의 엔드게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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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님께: 어벤저스, 대박난 극장 그리고 통신사와 대한민국 IT의 엔드게임

미닉스 김인성 2019. 4. 21. 20:36

"어벤저스: 가망없음"의 초대박을 예고하고 있는 극장가


오랜만에 노가난 극장은 "어벤저스"의 24시간 연속 상영에 돌입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극장은 시간을 파는 곳입니다. 극장이라는 공간에 시간 당 돈을 내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어벤저스처럼 24시간 영화를 상영해야 할 정도로 관객이 몰리는 것은 극장 측이 간절히 원하는 것입니다.

극장이 1년 내내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영화들을 잘 배치해서 빈 좌석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을까?"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기 영화에 최우선으로 가장 많은 스크린을 배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때문에 흥행이 되는 영화가 대접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극장 측은 흥행이 되는 영화를 만든 제작자를 우대합니다. 극장은 이런 제작자의 영화를 확보하기 위해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영화 흥행 수익을 분배할 때 제작자의 분배율을 높여주기도 합니다. 만약 당신이 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를 만든 제작자라면 스크린 확보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개봉관 수를 조절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즉 영화 산업에 있어서 적어도 극장에 대해서는 제작자가 갑이란 뜻입니다. 

극장과 제작자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극장측은 영화 제작자에게 상영비를 요구하지 않는다.

제작자는 흥행할 영화를 만들고, 극장은 효율적으로 스크린을 배분하여 최대한의 수익을 얻기 위해 노력하면 됩니다. 제작자는 제작비를 들여서 영화를 만듭니다. 극장주는 극장을 만들고 유지하는 비용을 냅니다. 어떤 영화를 스크린에 걸 것인지는 극장의 선택입니다.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서 제작자가 극장에게 상영비를 내거나, 반대로 극장이 상영할 영화를 확보하기 위해 제작자에게 돈을 주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입장료 수익을 제작자와 극장이 나누어 가질 뿐입니다. 멀티플랙스 프랜차이즈 극장이 대세가 되어 극장 입장권 통합 전산망이 완비됨으로써 매출 정산이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영화 산업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비결입니다.

(현실의 제작자와 극장의 수직 계열화, 스크린 독과점, 독립 영화 차별과 지원 정책 등 수 많은 문제들은 이 글에서 논외로 합니다.)

어벤저스:엔드게임은 이미 예매율에서 초대박을 달성했습니다. 이제 한국 흥행 1위인 명량의 1700만 관객수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넘길 수 있을지, 최종 수익이 얼마가 될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한국 극장은 이 한 편으로 올해 장사를 흑자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벤저스 덕분에 디즈니의 올해 장사도 짭짤할 것입니다. 어벤저스 출연자가 한국에 총출동하여 한국식 개그를 스스럼없이 구사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엔드게임에 돌입한 대한민국 IT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통신사는 극장과 같은 역할이며,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는 영화 제작자와 같습니다. 극장과 마찬가지로 통신사가 간절히 원하는 것도 인터넷 망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사용자들이 매 시간 데이터를 꽉꽉 채워 쓰는 것입니다. 

가끔 특정 인터넷 업체가 데이터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망에 부담을 준다고 통신사가 비난하지만 이는 사기일 뿐입니다. 네트워크가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부하가 걸리는 '인터넷 블랙아웃'은 관객이 넘쳐서 극장이 24시간을 풀로 상영해야 하는 것처럼 감격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통신사가 앞에서는 블랙아웃을 일으킨 인터넷 업체를 비난하겠지만 뒤로는 성과급 축제를 벌이고 있을 것입니다.

유튜브에 사용자가 몰릴수록 통신사는 데이터 사용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통신사는 유튜브에게 더 많은 통신 망을 배분함으로써 사용자가 원활하게 유튜브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그 대가로 더 많은 망 사용 수익을 얻는 선순환을 이룹니다.

영화 제작자가 극장측에 상영비를 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콘텐츠 서비스 업자 즉 생산자인 유튜브는 통신사에게 망 사용료를 내지 않습니다. 때문에 고화질 영상을 무제한으로 서비스하고, 동영상을 올린 유튜버에게 광고 수익을 나누어주면서도 흑자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다릅니다. 우리나라 통신사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게 망 사용료를 받고 있습니다.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 아프리카TV와 같은 동영상 업체, KBS, MBC와 같은 방송사로부터도 일반 사용자와 동일한 망 사용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넷 콘텐츠 생산자에게는 망 사용료를 받을 수 없다"는 망중립성 원칙이 지켜진 외국에서는 통신사들이 일반 사용자에게만 망 사용료를 받을 뿐,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 업체에게는 망 사용료를 받지 않습니다. 사실 데이터는 인터넷 생산자에게서 통신사를 거쳐서 소비자인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것이므로 통신사가 생산자와 소비자 양쪽에게서 망 사용료를 받는 것은 이중과금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인터넷 서비스 초기 인터넷 회사도 사용자와 같은 취급을 했던 관행이 그대로 유지되어 아직까지도 인터넷 업체에게서 망 사용료를 받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기 유튜브보다 먼저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던 한국의 UCC 업체들은 이 무지막지만 망 사용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전부 다 망했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싶은 한국 사용자들이 외국 서비스인 유튜브에 몰려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제가 쓴 책 "창작자의 나라"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매출의 80% 이상을 사용자에게 구걸해서 벌어 들이는 별창 비즈니스를 발명함으로써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던 아프리카TV 마저 결국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는 비참한 한국 IT의 적나라한 현실을 볼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한국의 통신사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 트위치 등 외국의 인터넷 서비스에게는 망 사용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 통신망 관점으로 볼 때 한국 통신사는 망중립성이 확립된 망에 접속하려는 주변 기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한국의 통신사들은 유튜브 등 해외 서비스에서 데이터를 가져오기 위해서 해저 광케이블 사용료를 내고 있습니다. 

국내 통신사들이 유튜브, 페이스북에 망 사용료를 내라고 떠드는 것은 국내 인터넷 기업들에게만 망 사용료를 받는 역차별을 무마하려는 쇼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한국의 포털인 네이버에 아프리카 와칸다 왕국의 사용자가 몰린다고 와칸다 통신사가 네이버 본사에 쳐들어와서 망 사용료를 내라고 땡깡을 부리는 것과 같습니다. 한국에 와서 이 따위 헛소리를 한다면 (와칸다 왕국의 지도자인)블랙펜서가 오더라도 바로 쫒겨 나게 될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의 통신사들은 외국 인터넷 업체를 위해서 무료봉사를 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 사용자들이 유튜브, 넷플릭스 등에 접속할 때마다 데이터를 요청하기 때문에 막대한 해저 광케이블 사용료가 발생합니다. 한국 통신사들은 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통신사 자체적으로 동영상 서버를 갖추고 인기 동영상을 이 서버에 저장해 놓은 후, 국내 사용자의 영상 요청이 있을 때 유튜브 본사가 아닌 통신사 서버에 있는 영상을 대신 전송해 줍니다. 

즉 한국의 통신사들은 막대한 망 사용료로 국내 동영상 업체를 다 죽인 후, 어쩔 수 없이 국내 사용자가 몰려 간 외국 동영상 업체를 위해서 무료로 동영상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통신사들이 대한민국의 IT를 죽이고 있는 매국노 기업인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의 통신사들이 "망사용료, 국내 기업 유료, 외국 기업 무료"인 구조 속에서도 이익을 얻기 위해서 전세계에 유일한 "데이터를 보낸 측이 돈을 내는 법" 즉 "상호접속고시"란 악법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과기정통부에 암약하고 있는 (공기업 시절의) KT 출신 관료들은 어떡하면 통신사에게 이익이 되도록 만들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족속들입니다. 이 쓰레기들을 쳐내지 않는 한 대한민국 IT의 미래는 없습니다. 이 새끼들이 만든 것이 전세계 유일의 악법 "상호접속고시"입니다.

현재 전 세계 인터넷은 "데이터를 요청한 측이 망 사용료를 낸다"는 원칙이 확립되어 있습니다. 서비스를 받는 측에서 돈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한국 정부가 발명한 "상호접속고시"는 전세계에 확립된 이 규칙을 위배하고 데이터를 보낸 측이 돈을 내도록 만들었습니다. 

즉 데이터를 서비스하는 유튜브가 (유튜브 덕분에 사용자한테 인터넷 사용료를 벌고 있는) 통신사에게 데이터를 보내 준 만큼 오히려 돈을 내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 법으로 인해 통신사들은 국내 인터넷 기업에게 돈을 받는 구조를 합법적으로 승인 받았을 뿐 아니라 유튜브 등 외국 기업에게도 망 사용료를 내라고 협박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칸다 포에버!!!

보낸 측이 돈을 내는 상호접속고시에 의하면 유튜브를 보는 여러분들은 유튜브나 통신사에게 돈을 받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데이트를 받는 측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시 통신사 출신 쓰레기인 관료들이 머리를 굴려 이법은 통신 3사인 KT, SKT, LGU+에게만 적용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즉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망 사업자들만 보낸 쪽에게 돈을 요구할 수 있고, 중소 망 사업자와 소비자는 데이터 받는 측이 돈을 내도록 만들었습니다. 가히 창의적으로 엽기적인 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통신사 이야기만 하면 욕이 절로 튀어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아...CB... 정말... 아름다운... 개새끼들입니다. 

대한민국 IT는 끝장났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사기인 이 개같은 통신사들이 인터넷 비즈니스를 망치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망 사용료 때문에 한국에서는 더 이상 인터넷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통신사 이 개새끼들은 뻔뻔하게 "5G 망 구축이 청년에게는 도전, 국가에게는 제 2 벤처붐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완벽한 사기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게 국내 기업들을 다 죽인 통신사 쓰레기들이 자기 회사 경쟁력을 유지할 목적으로 넷플릭스 같은 외국 기업을 독점하기 위해 특혜까지 주면서 유치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말려야 할 정부 관료들은 어떻게 하면 통신사 배를 불려줄 수 있을지만 연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대한민국의 인터넷을 극장에 비유하자면, 극장들이 외국 제작자에게는 무료로 스크린을 내주지만, 국내제작자에게는 상영비를 받은 후에야 영화를 걸어주고 있는 꼴입니다. 게다가 외국 제작자의 영화를 위해서는 필름 프린트 혹은 디지털 영화 하드디스크 복제 비용까지 극장에서 내주고 있는 중입니다.

국내 제작사에게 걷는 이 상영비가 너무 비싸 영화가 흥행을 해도 제작사가 돈을 벌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예상 외의 인기를 끄는 국내 제작자의 영화에 대해, 너무 인기가 많은 영화를 만드는 바람에 관객이 꽉꽉차서 극장에 부담이 된다고 제작사에게 상영비를 올리겠다고 땡깡을 부리고 있는 꼴입니다. 

한국의 IT가 기사회생하고 창작자가 인터넷을 통해 수익을 얻음으로서 창작 환경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신사의 횡포를 막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 정부마저 여전히 통신사에게 특혜를 베푸는 정책을 계속하고 있을 뿐입니다. 결국 한국의 IT는 엔드게임에 돌입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벤저스:엔드게임을 보러 가시는 여러분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잠시만이라도 대한민국 IT의 가망없음에 대해 묵념을 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글 제목에 "이재명"이 들어간 이유

최근 대한민국 5G 선포식을 우리 달님께서 직접하셨습니다. 프렌차이즈 극장 개관식 아니 5G 전략 발표행사는 통신사 홍보 이사로 족한 일입니다. 최대한으로 하더라도 통신사 하수인인 과기정통부 관료면 충분했습니다.

관객이 넘쳐서 극장이 모자라면 극장주가 알아서 극장을 만들 것입니다. 4G로 수요를 충족할 수 없으면 통신사가 알아서 5G 아니 6G라도 깔 겁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분이 통신사가 자기네 돈 벌이를 위해서 선 까는 곳에 가서 새 극장 증축 아니 5G 증설이 이 나라의 미래라고 떠들고 있으니 통신사의 쓰레기 짓을 목격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 얼마나 한심하겠습니까?

최근 청와대는 SK 출신 인사를 청와대 IT 자문역으로 뽑았습니다. 저는 더 이상 이 정부에 대해서 희망을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달님께서 "5G가 청년에겐 도전, 국가에겐 제 2 벤처붐 기회"라는 정말 생각 없는 연설을 하도록 원고를 써 준 새끼는 반드시 단죄되어야 합니다. 이런 새끼가 바로 나라를 망치는 매국노 새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과기정통부의 관피아를 척결하고 통신사를 제 자리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분은 이재명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재명도지사님께서 다음 대통령이 되셨을 때 대한민국의 IT를 위해서 통신사의 횡포를 막아주시기를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김인성.

 

참고로 이 글은 http://archive.is/jY7qt 에 박제했습니다. 이 글이 지워지면 박제된 글로 다시 게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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