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홀로 깨달음, 당신의 삶에도 축복을! 본문
제가 쓴 책 "유시민, 이재명"이 순식간에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진입했습니다.
이런 갑작스러운 인기는 제 책의 내용이
친노들 특히 유시민이 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구와 우연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지만,
사실 거의 모든 공은 유튜버인 유재일평론가의 적극적인 홍보 덕분입니다.
저는 작가이자 자그마한 1인 독립출판사 운영자입니다.
과격한 제 책을 발간해 주겠다는 출판사가 없어서
결국 직접 출판사를 차리게 된 것입니다.
제가 글을 쓰고,
제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매일 온오프라인 서점의 주문을 직접 처리하고 있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한 달에 30권 정도 책을 팔던 영세 창작자에서
유재일님 덕분에 갑자기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해 버렸습니다.
여태까지 초판본도 다 못 팔 정도로 영세하여 업무가 별로 없었지만
베스트가 된 이후 2쇄 인쇄 등 추가 업무가 밀려서 글 쓸 시간이 없을 지경입니다.
며칠 전 오프라인 서점들에 갑자기 주문이 몰리자
여기저기 서점들에서 총판이나 물류를 거칠 시간이 없다며
출판사에 재고가 있으면 빨리 가져와달라는 전화가 폭주했습니다.
그래서 저자인 제가 책을 들고 직배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직배송을 갔다가
세상에 책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각자의 책들은 저마다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들이었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 조용히 머물 뿐이었습니다.
극히 일부분의 책들만이 정확한 시장 조사로 타켓 독자층에 맞춘 내용에
최신 트렌드를 따른 기막힌 제목과 세련된 표지 그리고 아름다운 상용 글꼴로 무장하고
출판사의 마케팅 지원과 언론의 우호적인 신간 안내 덕에
출간 되기도 전에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있는 책들이
서점이 유료로 제공하는 매대(책 구매자에게 표지가 잘 보이게 전시하는 곳)를 점령한 채
한 껏 자신을 뽐내며 사람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 책은 무료 글꼴을 사용했고,
표지 디자인에 큰 돈을 들이지 못했으며,
편집비도 얼마 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마케팅이라고는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한 책입니다.
저는 이 나라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해서 쓴 책이지만
친노와 비노, 이재명과 반 이재명, 통진당과 민주당,
검찰, 경찰, 국정원, 진보와 보수 등 모든 세력을 비판하고 있으므로
그 어떤 세력으로부터도 환영받을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출판 업계의 제 1 규칙인 소위 "타겟 독자층"이 불분명한 책이었던 것입니다.
친분이 있는 현직 언론사 편집장이 제 책에 대해서
"내용이 너무 험해서 그 어떤 세력에게도 환영 받지 못하고, 그 어떤 언론도 감히 소개해 주지 못할 책"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책이 나온 이후 신간 소개를 해 주는 언론사나 방송사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제 책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지금 이순간까지
제 책과 관련하여 연락이 오는 언론사도 단 한 곳이 없습니다.
저는 보도자료도 내지 않았고, 언론사에 책과 함께 책 소개문을 보내는 일도 하지 않았으며,
아는 기자에게 책을 보내며 신간 안내를 부탁하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우호적인 독후감을 바라고 소셜미디어에 영향력있는 분들에게 책을 보내는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내는데 큰 도움을 준 몇몇분을 제외하고는 책 선물조차 보내지 않았습니다.
(책이 많이 팔리고 있으므로 이젠 홍보하려 한다고 의심받지 않고 책을 보낼 수 있어 좋네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김갑수TV의 김갑수 작가에게 책을 보내거나
김갑수TV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여 책을 홍보하지도 않았습니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김갑수 작가에게 책을 보내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열 횡령조작 사건의 변호인이며 현재 민변 회장을 맡고 있는 김호철 변호사님을 만났지만
그 분과 찍은 사진을 페북에 올려 친분을 과시함으로써
책 홍보를 노리는 따위의 짓거리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소셜미디어에 "책 좀 사주세요. 졸라 힘들어요. 씨바."라며
제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홍보를 했지만
그외 다른 분들의 권위를 빌려 홍보하는 일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책이 많이 팔리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존심을 뭉개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씨바!
저는 여태까지 세상에 필요한 책을 만들어왔습니다.
철저한 기획으로 팔릴만한 책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제 행동은 아마 가장 바보같은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모든 출판 관행을 싸그리 무시한 책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아름답고 멋지고 인싸스러운 책들이 끝없이 전시된 교보문고에서
저는 또 한 번 제 인생에서 "홀로 깨달음"에 성공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홀로 깨달음"이란 출판사 이름은
산스크리트어로 프라트예카 부다(pratyeka-buddha),
중국어로 독각(獨覺) 불(佛)이라고 부르는
"스승 없이 혼자 도를 깨친 부처"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홀로 깨달음의 한자어 독각은 마우스 클릭할 때 나는 소리인 또깍과 비슷해서
출판사 도메인을 또깍닷컴(doggak.com) 으로 짓기도 했습니다.
제 출판사 이름을 "홀로 깨달음"으로 지은 이유는
제 인생 자체가 홀로 깨달아 온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 1 까지 전교 600명 중에서 성적이 108등이었던 학생이었지만
2년간 홀로 처절하게 노력하여 학력고사 이과 전교 1등으로 졸업하여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정확하게는 자연2계열)에 입학한 사실이 있습니다.
저는 물리학과를 중퇴하고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재입학 했으며
공부는 안 하고 돌맹이 던지다가 현역 30개월을 다녀왔고,
9년 만에 2.03 학점으로 대학을 졸업 한 후
홀로 방구석에서 리눅스를 판 지 10년 만에
IMF를 맞은 한국 IT 분야에서 최고의 리눅스 전문가로 등극했고
엠파스 시스템 전체를 리눅스로 구축하는 등
시스템 엔지니어로 이름을 날린 바 있습니다.
그 후 제 인생의 최대 화두였던 글쓰기에 도전하여
출판 관행을 무시한, 세상에 필요한 책으로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베스트셀러가 책의 품질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가 쓴 글이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성을 얻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공부와 컴퓨터 그리고 글쓰기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글쓰기였습니다.
공부는 2년만에, 컴퓨터는 10년 만에 일정 정도의 성취를 거둘 수 있었지만
글쓰기의 성공을 위해서 제 인생 20년을 바쳐야 했으니까요.
아름다운 밤입니다.
십 대의 어느 날,
나는 누구인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렴풋이 깨닫게 만들어 주는 책을 읽으며
나도 이런 책을 쓰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던 날로부터 거의 사십년이 흘렀습니다.
오늘, 제 책을 읽고 세상을 보는 눈을 새롭게 얻게 되었다는 독후감을 읽으면서
제가 품었던 작은 소망을 이루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 앞으로 어떻게 되어도 좋습니다.
이제 저에게는 더 이상 이루지 못해 안타까워 할 것들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가 제 인생을 걸고 쓰려는 글은 아직 쓰지 못했습니다.
제가 쓰려고 하는 마지막 글은 "공부"에 대한 것입니다.
그 글에서 제가 어떻게 성취를 이루었는지 세세하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제 삶의 남은 부분은 이 글을 위해서 존재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물론 미래에 성공이 예비되어 있어서 노력하는 삶이 아름다운 것이 아닙니다.
저는 한 달에 책 꼴랑 30권 팔리던 지난 달에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해야 할 일이 남았고, 써야 할 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꿈이 성취될 수 있기 때문에 오늘 당신의 삶이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꿈을 위해 나아가는 하루 하루 그 자체가 행복한 시간일 것입니다.
어쩌면 이 사실을 깨닫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제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기원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려운 시간을 견디며
하루 하루 꿈을 위해 나아가고 계신 분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당신의 꿈이 끝내 이루어지기를,
당신의 삶이 행복한 것이었기를!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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