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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미니 선풍기는 안전할까? 본문

김인성의 삽질기/6. 완벽한 키보드 만들기

미니 선풍기는 안전할까?

미닉스 김인성 2016. 6. 22. 18:46

샤오미에서 보조 배터리를 만들었습니다. 그 후 이 보조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그 중 대박은 선풍기입니다. 갑자기 더워서 선풍기가 필요할 때 샤오미 USB 선풍기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별로 싸지 않습니다. aliexpress.com에서 무료배송 조건으로 4.67달러 정도 합니다. (제가 주문할 때는 4.79달러였는데 주문한 제품이 배송 오는 동안 0.12달러나 가격이 하락했네요. 기다리면 더 싸질 듯)

중국은 짝퉁의 나라, 애플 짝퉁으로 유명한 샤오미를 다시 베끼는 이차 짝퉁이 난무합니다. 


1달러만 내면 중국에서 우리 집까지 미니 USB 선풍기가 배송 되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적은 2주 이상의 믿음에 대한 숙려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미니 선풍기를 구입했습니다. USB 용, 안드로이드용, 아이폰용 1달러 짜리 짝퉁을 각각 연결 방식마다 이십 개 씩, 샤오미 정품도 몇 개... 이렇게 전부 60개 이상을 구입했습니다. USB는 일반적인 USB 포트에 꽂으면 되고 안드로이드용은 안드로이드 폰 아래쪽에 있는 충전 케이블 삽입구에 꽂으면 됩니다. 안드로이드폰에서 선풍기 쪽으로 거꾸로 전기가 나와 선풍기가 돕니다. 아이폰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신기한 IT 기기를 보면 다들 갖고 싶어하길래 여태까지 샤오미 이어폰 등 쓸만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것들이 있으면 몇 개 씩 사두었다가 달라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곤 했는데 이 선풍기는 가격도 싸길래 왕창 산 것이죠. 사람들 만날 때마다 하나 씩 선물하면 다들 좋아하겠죠? 선물의 의미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니까요.

근데 배송이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미니 USB 제품이 전기적인 문제가 있어 휴대폰을 고장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휴대폰에 꽂았다가 보드가 고장 나 수 십 만원이 들었다는 글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잘못하면 괜히 천원 짜리 선풍기 선물했다가 수 십 만원을 잃게 만들 수도 있는 일이라 결국 선물하는 것은 보류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하지만 휴대폰에 꽂는 것은 휴대폰이 민감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치고 USB에 꽂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검증하려면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막상 테스트를 하려고 하니 비싼 기기가 고장 날까 봐 아무 데나 꽂지는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단계적으로 조심스럽게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샤오미 보조 배터리에 꽂았을 때는 문제 없이 동작했습니다.  선풍기도 배터리도 이상이 없었습니다. 충전기에 꽂아도 정상이었습니다. 충전용 기기들은 아무래도 보호 회로가 안정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시거잭에 꽂는 USB 충전기에 꽂아 보았는데 거기서도 큰 문제 없이 동작했습니다. 

이에 용기를 얻어 카오디오에 있는 외부 USB 기기 연결 포트에 꽂아보았습니다. 진동이 심하고 전원 변화가 많을 것 같은 차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니까 아무래도 전투적으로 만들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서 떠드는 것은 대개 특수한 경우에 일어나는 일을 과장되게 떠는 것이 많아서 믿기 어렵다는 의심도 들기 시작한 데다가, 내심 별 일이 있겠어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문제 없이 동작하는 것 같았는데.....


카오디오 USB 포트에 미니 선풍기를 꽂은 지 5분도 못되어 카오디오가 고장 났습니다. 버튼에 불은 들어오는데 화면이 먹통이 되었습니다. 핸드폰과 블루투스로 연결은 되지만 소리는 안 납니다. 카오디오가 켜지면 기본적으로 라디오 모드가 됩니다. 화면만 이상이 있는 것이라면 화면은 안 나오더라도 라디오는 나와야 하는데 아무 소리도 안 들립니다. 

버튼을 두 번 눌러서 블루투스 모드로 바꾸어봐도 소리가 안 납니다. 같은 카오디오를 찾아서 제품 전면 부를 교체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고장난 카오디오 전면부를 다른 카오디오에 연결했더니 화면이 잘 나오고 정상 동작을 했습니다. 제조사에 전화해 물어 봤더니 내부 보드 고장일 것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A/S 보냈습니다. 수리비가 삼만원 이상 들 거라고...ㅠㅠ


이렇게 되니 이제 무서워서 샤오미 정품도 함부로 테스트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샤오미 미니 USB 선풍기 사용하시는 분의 경험담이 필요합니다. 샤오미 제품을 써 보신 분이 계시면 노트북이나 컴퓨터에 꽂아도 안정적인지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짝퉁 미니 USB 선풍기는  제품 브레이커라고 불러야 합니다. 그래도 충전기나 보조 배터리로는 잘 쓸 수 있고 선풍기로써도 쓸만하니까 주변 사람들 만날 때 주의 사항을 숙지 시킨 후에 선물용으로 나누어 줄 생각입니다. 

저 만나시는 분은 미니 선풍기를 폰이나 컴퓨터에는 절대로 꽂지 않고 보조 배터리 또는 충전기로만 사용할 거니까 하나 달라고 하시기 바랍니다. 

아이폰 용과 안드로이드용도 많지만 선물로 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내 폰 고장 나도 상관 없다는 분이나 보조 배터리에 암-수 어댑터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분이 계시면 "선풍기 꽂았다가 휴대폰 고장 나도 너 원망 안 함"이라는 서약을 받고 넘겨 드리겠습니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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