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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UCC의 영혼들 3/3 본문

글 쟁이로 가는 길/글쟁이 되기

UCC의 영혼들 3/3

미닉스 김인성 2007. 6. 18. 23:20

일본질주: 소형 자전거 하나로 일본을 가로지르고 있다. 젊은 한 때, 삶의 비밀을 알고 싶을 그 때, 누구나 꿈꾸었던 무대뽀 무전 여행을 실제로 결행하고 있는 용감한 친구. 다음 번 여행에서는 잠시 멈추어 그 곳의 사람들과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를... 스쳐 지나가버린 그들이 비밀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니까……

이미지 출처: http://taejune.com

 

 

 

그러나 이런 배려는 사실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마이너 사이트들은 이런 식의 사업 모델에 투자할 돈이 없습니다. 메이저 포탈은 방문자수란 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제작자들에게 비용을 들일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내버려둬도 알아서 유씨씨를 만들기 때문에 그들을 보호하거나 자기들에게 묶어두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가끔씩 관심의 폭포수를 부어주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더욱 더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전능하신 포탈의 선택자께서는 바람과 함께 오셨다가 제 곁에 머물러 계셨으나 또 다른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알지 못할 곳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언제 다시 오실지, 오시기나 하실지 알려주지도 않으며 알 방법도 없습니다. 다만 믿을 뿐……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믿을 수 없는 것을 믿고,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믿고, 그 이해하지 못할 예정의 미래를 믿어야 합니다.

 

창작의 고통은 큰 법, 더 이상 의심치 말라, 그리하여 평안을 얻으라, 보라 언젠가 우리에게 다시 퍼부어 줄 포탈의 저 굵은 관심의 빠이뿌가 보이지 않는가? 감당 못할 관심을 날마다 쏟아 붓고 계신 저 포탈의 전능하심이 보이지 않는가?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으로 행복에 겨워하는 힛겔의, 붐베의, 웃자의, 대문의, 개미들이 보이지 않는가?

 

6. 영원한 기억 속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세상은 불공평하고 불합리하며 부조리합니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현재에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그럴 것입니다. 유씨씨를 창조하는 사람들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사용자들은 이들을 기억해주며, 중계자들은 양쪽 모두를 위해 헌신하는 세상…… 그런 꿈 같은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유씨씨 제작자들은 언제나 이용당하며 독자들은 잠시 관심을 보이다가 곧 다른 것으로 관심을 옮겨 갑니다. 중계자들은 이익을 얻기 위해 이런 대중의 눈길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좀 더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것들을 찾으러 다닙니다.

 

 

유씨씨의 영혼들 3/3

 

 

실패했음을 스스로 알 수 있는 신호가 있습니다. 세상에 대해 불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정당한 비판은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지만 패배자의 불만은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자신을 소모시킬 뿐입니다. 패배를 반복하며 우리들은 고루한 인간이 되어 갑니다. 듣기 싫은 목소리로 떠드는 외침은 그렇게 또 다른 소음이 되고 맙니다.

 

유씨씨에 대해, 포탈에 대해, 인터넷의 냉정함에 대해 아무리 많은 말을 늘어 놓아도 조금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그저 여태까지 들어왔던 시끄러운 잡음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세상이 원래 그런 것을 몰랐나? 남들 뒤통수에 대고 떠든다고 들어 줄 사람이 있기나 한가? 맞습니다. 저는 다만 사실을 사실로 알리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짜증났다면 죄송합니다.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지만 찾기가 너무나 힘들군요.


 



엽기의 고향: 깨달음의 끝은 풍자다. 그러나 우리는 높은 경지보다는 새롭게 뭔가를 이루어나갈 수 있는 작은 희망이 필요하다. 비주류 문화를 대표하던 딴지 정신은 인터넷에 널리 퍼졌고 딴지일보는 이제 그 수명을 다했다.

이미지 출처: http://www.ddanzi.com

 

 

5. 순간의 인기에서

 

블로그는 원래 적막합니다. 갑자기 조명 받기 위해서는 블로그 메인 혹은 포탈의 첫 페이지에 링크가 걸려야 합니다. 독자들의 펌을 통하거나 게시판에 글 일부를 실어서 클릭을 유도할 수도 있겠지만 대문 링크의 위력에는 비할 바가 못되지요.

 

그러나…… 포탈도 포탈 나름입니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들지 않는 포탈은 그 자체가 적막한 곳입니다. 메인에 글이 걸려도 하루 방문객 백 명을 넘기지 못합니다. 메이저 포탈은 게시 글을 시간 단위로 변경하는 반면 이런 곳은 글 하나를 거의 이주 이상 걸어 줍니다. 그래 봤자 총 읽은 수가 천 명을 넘지 못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 외침,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였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알지 못하게 되지요. 반면에 메이저 포탈은 단 여섯 시간을 걸어 놓아도 방문자 수 오만 명을 쉽게 넘깁니다.

 

 


엽기 토끼: 단순하고 간단한 아이디어가 구현된 유씨씨. 한 때 뜻하지 않게 놀라운 인기를 끌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더 이상 작품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시대의 요구가 이 작품을 낳게 하고 또 사라지게 만든 것일까?

이미지 출처: http://poohee33.com.ne.kr/

 

 

 

인기와 많은 방문자를 바란다면 가장 큰 포탈의 블로그에서 활동해야 합니다. 메이저 포탈의 위력을 알고 나면 결국 그 곳이 원하는 내용 위주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엽기적이고 웃기는 내용, 짧고 쉬운 내용, 가식적이고 찰나적인 내용, 누가 만들었는지 구별할 수 없고 어떤 곳에 배치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는, 그리하여 잠시 눈길을 받겠지만 페이지 넘김과 함께 잊혀질 것들만 생산해 내게 됩니다.

 

이렇게 활동하다 보면 잠을 자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방문자 수를 고민하게 됩니다. 어떡하면 될까? 어떤 것을 올리면 다시 대문에 걸리고 조회수를 늘릴 수 있을까? 점차 우리는 관심의 노예가 되기 시작합니다. 만들려는 유씨씨는 대문에 뽑히기 적당한 것인지 여부가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 유씨씨가 다시 대문에 걸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유씨씨가 대문에 걸린 것은 우연에 불과했습니다. 메인을 채울 거리를 뒤지는 조사원들이 우연히 내 글을 찾아 낸 것뿐입니다. 잠시 나를 사용한 후에 그들은 또 다른 컨텐츠를 찾으러 떠나가 버립니다. 한 번 뽑아주었다고 해서 나의 다른 컨텐츠를 우대해주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유씨씨 제작자들을 선발하기 위해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대문에 적당한 글을 찾기 위해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한 명에게 너무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문제를 일으킬 소지도 있습니다. 블로거들의 의혹을 사지 않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공평하게 기회를 나누어주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지속적으로 유씨씨를 제작 할 여건이 제공되지 않는다.

 

 

포탈 혹은 유명 사이트는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호스를 관장합니다. 몰려든 사람들에게 보여 줄 컨텐츠가 필요합니다. 내 글이 마침 적당한 내용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여섯 시간, 열 두 시간 혹은 하루, 아주 짧은 기간 동안 그 관심의 물줄기를 나에게 틀어 줍니다. 갑자기 폭포처럼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 그 속에는 환호와 비난, 격려와 질시가 잡탕처럼 함께 섞여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도 지정된 시간이 지나면 끝. 수도꼭지 잠그듯 순식간에 모든 것이 끝납니다. 그들은 또 다른 곳으로 관심의 호스를 돌려 버립니다. 다시 되풀이 되는 사람들의 환호... 이런 구조는 영원히 계속됩니다. 관심과 유씨씨는 언제나 충분하기 때문에 물줄기를 장악한 자가 힘을 가지게 됩니다. 그들의 권한은 사용자와 제작자 양쪽 모두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력이 됩니다.

 

 


폐인: 인터넷의 문화를 창조한 자들의 모습. 폐인이 폐인을 보고 그 폐인이 다시 화면 속의 폐인을 본다. 그들은 스스로를 희화화하고 즐긴다.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는 현장의 모습. 카메라만 있다면 이 모습을 보는 우리 자신을 찍어서 동참할 수 있다. 물론 모든 부가가치는 게시판 소유 업체의 차지가 된다.

이미지 출처: 디시인사이드 힛겔

 

 

 

그들은 뽑아 주었던 컨텐츠에 대한 히스토리를 남기지 않습니다. 지나간 날짜에 어떤 것들이 대문을 장식했었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블로그에 대한 기록도 없습니다. 한 번 이상 뽑혔던 블로그에 대한 인증이나 그런 블로그 데이터에 대한 링크 페이지도 없습니다. 우리들은 처음부터 다시 경쟁에 참여해야 합니다. 자기 브랜드화 하지 못한 블로그는 또 다른 유행을 쫓아 대중에 영합하는 컨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 포탈의 관리자의 눈에 들어야 하지요. 자신만의 스타일이 만들어내는 미학적 완성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우리들은 모두 사용자들의 관심을 구걸하는 자들에 불과하니까요.  그리하여……

 

     유씨씨의 수준을 높일 도움을 받을 수 없다.

 

한 번이라도 뽑힌 적이 있는 제작자들을 관리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형태의 도움도 주지 않고 조언도 하지 않습니다. 교정을 봐주거나 뽑았던 이유,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어떤 원칙에 의해서 뽑았는지, 어떻게 하면 다시 뽑힐 수 있는지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아마 그들조차도 자기들이 어떤 근거로 운영을 하는지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유씨씨 제작자들에게 최소한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유씨씨 제작자들을 선별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여야 합니다. 뽑아준 유씨씨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조언이나 충고가 절실합니다.

 

유씨씨 포탈을 표방하는 조직이 제작자들을 배려하고 그들의 마음을 사고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컨텐츠를 만들도록 부추기기 위해서는 이런 최소한의 절차적 배려가 필요합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끄집어내는 구조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다음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독촉도 하고 격려도 해야 합니다. 그들을 위한 명예의 전당을 만들고 일 회 이상 추천 받은 사람들에 대한 히스토리를 유지하고 누구나 그들의 유씨씨를 찾아 볼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작품과 제작자: 작품을 통해 무한한 감동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제작자의 삶과 연관되어 진실함이 없을 때 오히려 제작자와 유씨씨 모두를 죽일 수 있다. 감동이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위대한 유씨씨는 제작자에게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한다.

이미지 출처: http://sports.chosun.com

 

 

이런 세상을 탓하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쓸데없이 불평할 시간에 놀라운 작품을 만들면 될 일입니다. 인기 있는 유씨씨를 만들면 다 해결되니까요. 오늘도 뛰어난 유씨씨를 만들어 유명해지는 제작자들이 많지 않습니까?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 성공의 노하우를 찾아 듣기에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그러나 아무리 의욕을 부려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성공의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해도 남의 이야기를 해도, 진실한 이야기도 꾸민 이야기도, 확실한 인기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유명한 유씨씨를 흉내 내거나 그것을 패러디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재현도 반복도 쓸모 없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유행에 편승하면 스타일만 구길 뿐입니다. 시류에 영합한다고 해서 그냥 인기가 따라오지도 않습니다. 웃기는 이야기, 엽기적인 내용, 특이한 소재, 기똥찬 줄거리, 잔인한 장면, 애국심, 낚시질…… 그 어떤 것도 유씨씨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장엄하고 예술적인 것이 유치하고 경박한 것보다 우월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것이 최선이며 어떤 것이 더 나은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인기를 끌 수 있는지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어떤 특별한 공식이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절망시킵니다. 그러나 다행히 실패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법칙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자신을 감추고 위장해서는 안됩니다. 진실한 모습으로 승부할 때만 실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잘났든 못났든 자신의 모습은 어쩔 수 없는 출발점입니다. 인기를 얻든 그렇지 않든 자신의 스타일로 승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방송할 때만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창조해야 합니다. 나의 영원한 오리지널러티! 완전히 새로우며 처음이며 시작이어야 합니다. 유행에 편승해 또 하나의 아류를 만드는 것은 분명한 실패의 한 방법입니다. 패러디는 순간의 재미를 보장하지만 결코 오래가지 않습니다.

 

비판이 제 역할을 할 경우도 있지만 자칫하면 안티로 전락할 우려가 있습니다. 애정이 없는 비판은 힘을 가질 수 없고 비난으로 변질되기 쉽습니다. 진보든 보수든 대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장점을 취하려는 노력이 우선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내용만을 중요시해서도 안됩니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만족스러울 때까지 가다듬어야 합니다. 한 번 더 교정을 보면 조금 더 유씨씨의 생명력이 연장됩니다. 오타를 줄이고 운율을 맞추고 흐름을 매끄럽게 하고…… 그 모든 노력이 유씨씨가 좀 더 넓게 퍼질 가능성을 높여 줄 것입니다.

 

자기 완결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고, 진실함과 감동을 담고 있으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부한다면 언젠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날이 꼭 내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굳은 의지로 끝까지 밀고 나가야만 언제일지 모를 그 날을 맞이할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풍림문구: 작은 문방구가 전국을 웃겼다. 포기해야 얻을 수 있다는 경구가 진실임을 알려주는 장면. 이 오프라인 유씨씨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지친 학생들의 마음을 달래 주려는 소박한 마음이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인기란 거추장스러운 것이다. 다만 여전히 학생들이 잠시 웃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면.

이미지 출처: http://cbingoimage.naver.com/data3/bingo_77/imgbingo_20/jun0417/33609/jun0417_10.jpg

 

  유씨씨만이 영원하다.

 

아무 것도 없는 무에서 뭔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고독한 일입니다. 까다롭고 예민하고 자폐적이 되어야 합니다. 남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디테일에 고민하는 동안 사람들과 분위기를 맞출 수가 없게 됩니다. 원만하지 않고, 신경질적이며, 불편하고,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 갑니다. 현실에 발을 디디지 못하고 언제나 붕 떠있으며, 다른 세상을 바라보느라 멍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남들이 자는 동안에 깨어 있으며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 것들을 불편하게 느낍니다. 항상 혼자서 뭔가를 만들고 있습니다. 비정상적이고 오버되어 있고 이해할 수 없는 자, 그것이 유씨씨 제작자들의 모습입니다.

 

그들은 고난 받고 외면 당하더라도 끓어 오르는 창작의 의욕 때문에 계속해서 유씨씨를 창조해 낼 것입니다. 그림판으로, 연습장으로, 에디터로…… 실력이 없어도, 능력이 없어도, 좋은 카메라가 없어도, 오늘도 그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즐겁고 웃기며 재미있는 뭔가를 만들어 냅니다.

 

그 영혼은 오히려 핍박 받을 때 더 가열차게 유씨씨를 만들어 내겠지만 현실의 영예를 누리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토록 뭔가에 집착하는 이유는 긴 세월을 이기는 것은 그들이 만들어 낸 컨텐츠, 보석같이 빛나는 결과물, 바로 유씨씨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냉정하고 잔인해도 결코 의지를 꺾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역경을 헤치고 독자들에게 완성된 작품을 전달할 때만 우리들은 의미가 있습니다. 과정의 어려움 때문에 결과물의 완성도가 떨어져서도 안됩니다. 인간들의 모든 악과 세상의 불합리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단 하나의 작품을 위해서 모든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은 영원과 맞닿아 있는 바로 그 창조성이기 때문입니다.

 

 


순간의 이익: 출판사는 순진한 스님을 속이고 모든 인세를 가로챘다. 작가인 스님은 이 작품으로 돈을 벌지 못했다. 그 후 여러 곳의 출판사를 거치며 아직까지 출판되고 있지만 철 지난 책이 무슨 돈이 되겠는가? 그러나 출판사는 잊혀져도, 돈은 벌지 못해도, 작품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이미지 출처: http://211.195.238.15/museum/bestseller/bestseller_80.htm

 

 

 

유씨씨를 가장 잘 전파하겠다고 나선 인터넷 업체들이 많습니다. 오늘 그들이 득세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독점함으로써 모든 이익을 차지할지는 모르지만 내일이면 또 다른 업체가 그 자리를 대신 할 것입니다. 배타적인 점유율로 권력을 잡고 한 시대를 주물러도 그 영광은 결코 오래가지 않습니다. 유씨씨 제작자들을 보살피지도, 존중하지도 않는 자들은 결코 그들의 보호자가 될 수 없습니다. 자기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들에게는 아무것도 길게 허락되지 않는 법이니까요.

 

유씨씨 제작자들이 추구하는 것은 순간의 인기를 넘어선 어떤 것입니다. 내가 살아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은 내가 만들어 낸 유씨씨입니다. 단 한 소절의 음악, 짧은 한 문장, 놀라운 사진 한 장, 인상적인 동영상 그 하나로 내가 기억되는 것. 인간의 기억 속에, 인류의 역사 속에 고유한 창조물로 나의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다면…… 현실 속에서 패배했다고 하더라도 이 한가지를 성취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가치 있는 것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궁극의 유씨씨: 거친 그림체. 그러나 영혼을 울리는 감동이 있다. 누구나 즐기는 게임의 작은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 넣고 우리들의 삶과 연결시켰다. 쉽게 읽히지만 마지막 반전을 보고 나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남는다. 그대, 이보다 더 위대한 유씨씨를 만들어 낼 자신이 있는가?

이미지 출처 : http://homins.net/

 

 

      유씨씨는 꿈의 구현이다.

 

막연한 안타까움, 알지 못할 답답함에 짓눌려 있던 시절, 불안한 미래와 갑갑한 현실을 잊기 위해 혼자 만들고 즐거워했던 작은 취미,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나만의 꿈, 깊은 곳에 숨겨 두었던 글들, 어쩌면 재능이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던 그림, 똑딱이로도 충분했던 사진, 노래, 운동, 그리고, 그리고 그런 모든 것……

 

나에겐 꿈이 있었어, 지금은 다 시들었지만 어렸던 그 때, 뭔가 어렴풋이 미래가 보일 때, 내가 상상했었던 모습, 그 속에 보였던 나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지,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모든 정열을 쏟으며 지내고 있었어, 사람들을 사랑하며 그들과 함께 즐거워했었던 것 같애……

 

그러나 나는 내 등을 찍어 골수를 빨아먹던 믿었던 친구 놈의 시뻘건 입술을 보았지, 새카맣게 뒤집히는 파도 속에서 나를 밟고 올라서던 놈들의 얼굴도 기억하고 있지, 지옥의 끝에서 삶의 더러운 비밀도 이 두 눈으로 다 보았어…… 이제 내가 세상을 다시 믿을 수 있을까? 한없이 순수했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젠 늦어 버렸지만 아직 난 죽지 않았다구. 내가 만들어 낸 유씨씨는 그 때의 진실했던 내 모습을 기억하게 해주는 증거들이지. 그래, 유씨씨를 만들 때 진정한 내 모습을 다시 찾는 것 같았어. 이젠 다시 돌이킬 수 없지만. 그러면 어때, 내가 살아 있고 내 기억 속에 그 아름답던 시간이 있잖아? 이렇게 나를 표현할 방법을 찾았는데…… 닥치고 많이 봐주기나 하라구, 내가 말하려는 것이 얼마나 당신들에게 전달될까? 그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을까? 이제 내 앞에는 지겨운 현실만 남았지만 그게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사실을 알아줄 사람이 있기나 할까?

 

……

……

힘든 생활 속에서도 열정을 잃지 않고

오늘도 잠들지 못하며 디테일에 고민하는

창작의 영혼들을 위하여.

 

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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