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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7. 흑백 레이저 프린터 유지비 줄이기 [미닉스의 잉크젯 스토리] 본문

김인성의 삽질기/4. 잉크젯스토리

7. 흑백 레이저 프린터 유지비 줄이기 [미닉스의 잉크젯 스토리]

미닉스 김인성 2009. 9. 14. 23:05

7. 흑백 레이저 프린터 유지비 줄이기

7.1 토너 리필

이번에는 흑백 레이저 토너 리필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저는 레이저 프린터 유지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토너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용산에 갔다가 우연히 토너 가루만도 살 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루만 사서 보충한다면 유지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겠지요. 저는 용감하게 토너 리필을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정품 토너 카트리지는 인쇄될 내용을 이미지로 굽는 드럼과 토너가루로 되어 있는데 들어 있는 토너 가루를 다 쓰더라도 드럼의 수명은 남아 있습니다. 요즘은 악랄하게 토너에 카운터를 장치해서 일정 매수 이상을 프린트하면 토너가 남아있어도 에러가 뜨고 인쇄가 되지 않도록 하기도 합니다. 인간이 하는 일에 예외가 없을 수 없지요. 이 모든 제한을 뛰어 넘는 해킹이라는 놀라운 세계가 존재합니다. 바로 업자들이 호환 카운터 칩을 만들어 냈다는 뜻이지요.

카트리지 분해: 리필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토너 카트리지를 완전 분해한 다음 쓰고 난 폐 토너를 버리고 새 토너를 채워야 합니다.

구멍 뚫기: 분해를 하면 결국 빈 통을 보게 되는데 복잡하게 분해 하지 않고 위와 같이 구멍만 뚫어도 됩니다. 칼을 불에 달군 다음 플라스틱이 내부로 들어가지 않게 조심하면서 짤라 내는 것입니다. 카트리지의 윗부분은 폐 토너가 들어 있는데 공간에 여유가 있으므로 여러 번 충전 할 것이 아니라면 손대지 않아도 됩니다. (사진은 HP Laserjet 6P 드럼 일체형 토너입니다)

토너 주입: 가루를 조심스럽게 주입합니다. 쇳가루가 섞어 있어서 부드럽게 흐르지 않고 부어 넣기에 힘이 듭니다. 잘못하면 온 방안에 날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연출한 모습이며 실제로는 신문지를 깔거나 목욕탕 안에서 작업해야 합니다. 처음 할 때는 반 이상의 가루를 온 집안에 날려서 청소하느라고 엄청 고생했었습니다.

충전된 토너: 가끔씩 카트리지를 옆으로 흔들면서 골고루 주입합니다. 거의 가득 찬 가루를 볼 수 있습니다. 쉬워 보이지만 상당한 기술을 요하는 작업입니다. 지저분하게 날린 가루를 정리하고 잘 밀봉해야 합니다. 밀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가루가 프린터 내부에 흘러나와 프린터 품질이 아주 나빠집니다.

용산에서 부품 구입이나 재료 구입에 대한 노하우가 재산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이 것도 큰 비밀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검색하면 누구나 토너 가루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토너 리필"로 검색해 보면 박 터지게 경쟁하고 있는 업체들 사이에서 가장 싼 가격을 골라서 살 수 있지요. 리필에 필요한 기구와 설명서까지 포함해서 약 7500원 정도입니다.

물론 한 카트리지에 무한정 리필 할 수는 없고 정품 토너를 다 쓴 후 한 번 정도 리필 해서 쓸 만 합니다. 인쇄 품질이 서서히 떨어져 리필 토너 가루가 다 소모될 때쯤에는 출력물의 질이 나빠지지만 민감하지 않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토너 리필한 출력물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잘 모를 정도입니다.

리필 킷: 전용 장비까지 개발되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토너 리필 시장은 생각보다 크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여기 설명대로 쉽게 끝나지는 않습니다. 작은 구멍을 내고 주입하다가는 토너 가루를 다 날려 버리게 됩니다. 여전히 자가 주입은 일정 정도의 노하우를 필요로 합니다.

이미지 출처: 옥션 리필 토너 킷 판매 업체 이미지 캡쳐

레이저 프린터 토너 가루는 발암물질입니다. 초보자가 설명서를 보고 리필 하기에는 사실 문제가 많습니다. 작업하는 도중에 가루가 쏟아져 나와서 방이나 사무실을 더럽힐 수 있습니다. 최상의 성능을 위해서는 폐 토너를 제거해야 하는데 가루를 날리는 것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범죄에 해당됩니다. 씽크대에서 했다가는 그릇들을 모두 다 씻어야 합니다. 욕조에서 하더라도 목욕탕 벽까지 전부 물청소를 해야 하며 하수구로 토너 가루를 보내는 것도 범죄에 해당됩니다. 무엇보다도 토너 가루를 직접 다루는 것은 몸에 극히 해롭기 때문에 용감한 분이 아니면 자가 충전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 복잡한 작업을 모두 대신해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프린터 업체들의 수익 구조를 해친다고 소송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저렴한 프린트 라이프를 위해서 애쓰시는 고마운 분들, 바로 재생 카트리지 업자들 말입니다.

7.2 재생 토너

재생 토너는 다 쓴 정품 카트리지를 수거해서 토너 가루를 채워 다시 파는 것입니다. 가루만 다시 채워 저렴하게 파는 일반 재생이 있고 드럼까지 새 것으로 교체한 슈퍼 재생 토너가 있습니다. 인쇄 품질은 당연히 슈퍼 재생 토너가 더 좋습니다. 물론 프린터 제작사는 재생 토너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HP와 같은 거대 프린터 회사 이익의 대부분이 소모품인 토너와 잉크젯 잉크 판매에서 나옵니다. 드럼 제작 업체들은 정품 토너용으로 납품하는 금액보다 더 많은 매출을 재생 시장에서 일으키고 있습니다. 물론 이 시장 형성 초기에 저도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으나 게으름이라는 병 때문에 발을 들여 놓치는 못했습니다. 이젠 좀 달라져야 하는데, 맨날 생각만 하고 실제 일 벌이는 것은 귀찮아 하는 이 저주받은 천성을 꼭 바꿔보겠다고 결심해 봅니다.

재생 토너: 구매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드럼을 교체한 것을 슈퍼 재생이라고 부른다고 하지만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즉 마음대로 슈퍼란 용어를 써도 된다는 뜻입니다. 같은 슈퍼 재생 토너가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면 싸다고 마냥 좋아할 것이 아니라 진짜인지 아닌지 제품 설명, 판매자의 신용도 그리고 구매 후기 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품 토너와 슈퍼 재생 토너: 드럼까지 교체한 슈퍼 재생 토너는 드럼의 색깔이 다릅니다. 그러나 색깔만으로 드럼을 교체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정품인지는 말해 드릴 수 없습니다.

재생 업자들은 카트리지를 분해해서 드럼을 교체하고 새 토너 가루를 넣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새 토너 카트리지와 차이가 없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원 프린터 회사도 카트리지 회수 프로그램을 통해 모은 카트리지를 재생해서 쓴다고 합니다. 소문일 뿐 전혀 신빙성은 없지만 카트리지 제작 비용을 생각해 볼 때 일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재생 토너는 초기 불량이 많기 때문에 구입하면 바로 프린터에 장착하고 한 동안 출력 테스트를 해야 합니다. 기존 토너가 있더라도 이 테스트를 먼저 해서 불량 제품을 교체 받아야 합니다.

밀착 불량: 슈퍼 재생 토너의 드럼이 정확히 장착이 되지 않고 들뜨게 되면 이와 같이 토너가 흘러나오는 에러가 생깁니다. 아마 프린터 내부도 쏟아져 나온 토너로 더러워져 있을 것입니다.

드럼 불량: 일반 재생 토너의 경우 드럼의 수명이 다 한 경우가 많습니다. 드럼의 일정 영역에 문제가 있어서 그 부분이 나오지 않고 있는 모습니다. 교체 대상입니다.

노후된 카트리지: 직접 가루를 주입해서 쓰는 경우나 일반 재생을 여러 번 반복한 경우 위와 같이 톱니 부분이 마모되어 헛돌고 드럼에 때가 끼게 됩니다. 때는 알코올로 닦아 낼 수 있는데 여러 번 닦아 내다보면 드럼이 닳아서 인쇄 품질이 나빠집니다. 톱니가 망가지면 아까워하지 말고 카트리지를 포기해야 합니다.

수명이 다한 카트리지: 더 이상 프린트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진 상태입니다. 카트리지는 버려야 하지만 가능하면 남은 토너는 빼서 다른 토너에 넣어 사용하면 어떨까요? 귀찮으시다고요? 그럼 그냥 버리시면 되지요.

다 쓴 정품 토너 카트리지는 싼 값이 팔거나 버리게 되는데 이들은 업자들에게 흘러 들어가서 재생품으로 재활용됩니다. 드럼을 교체했다는 슈퍼 재생이라는 것도 재생용 화학 약품으로 드럼을 재처리 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태를 체크해서 새 드럼으로 바꾼다고 하지만 업자들은 웬만해서는 토너 카트리지의 드럼을 교체하지 않습니다. 정품 토너 카트리지는 이렇게 몇 번이고 순환하면서 재생품으로 시장에 돌아다닙니다. 그러므로 재생품의 품질은 복불복입니다. 재생품을 구입했을 때는 반드시 처음에 백장 정도는 출력 해 보셔야 합니다.

이젠 정품 토너를 구입한 후에 한 번 다 쓰고 나서 바로 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차피 재생될 거, 카운터 칩만 따로 구해서 리필 해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카운터 칩 없는 제품은 더 쉽고요. 정품 리필해서 한 번 정도 쓰면 재생품을 계속 쓰는 것과 유지비가 비슷해집니다. 사실 저는 이제 리필 단계는 지났습니다. 오랜 세월 토너 가루와 함께한 시간이 지긋지긋해져서 이젠 그냥 재생품 사서 씁니다. 이젠 정말 잉크도 토너도 만지고 싶지 않습니다. 이건 정말 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절절한 소망입니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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