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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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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웹툰 IT 이야기/시즌3-통신사 죽이기

지리멸멸한 [통신사 죽이기] 웹툰에 대하여

미닉스 김인성 2019. 4. 10. 18:55

2017년에 선 판매를 시작한 웹툰 [통신사 죽이기]가 현재 진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림 그려 줄 분을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2년 경 네이버 비판 웹툰을 그릴 때는 지금과 같이 웹툰 시장이 성장하지 않아서

웹툰 그림 작가분을 구하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후속작인 보안 웹툰을 그릴 때는 지원자분들 중에서 선별해서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웹툰 시장이 성장하고 그림 작가들이 작업비에 민감해지면서 더 이상 좋은 일에 적당한 비용을 받고 그림을 그리려는 분을 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통신사 죽이기] 웹툰이 지리멸멸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더 이상 이 따위 힘만 들고 위험하며 만들어봤자 비난만 받을 물건에 시간을 쏟기 싫지만

[도난 당한 패스워드] 웹툰 작업비를 모금할 때 "통신사 비판 웹툰"을 그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웠기 때문에

이번 작업은 어떻게든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프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시작한 작업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내야 합니다. 중간에 아무리 좋은 발상이 생겨도 지금 하는 작업을 끝낼 때까지 미뤄둘 수 있어야 합니다. 한 번에 하나씩, 이것이 창작물을 꾸준하게 만들 수 있는 프로의 기본 자세입니다.)

 

그리하여 아마추어 작가에게 웹툰 작업 경험을 제공하면서 함께 크자는 생각으로

(물론 작업비는 정확하게 지급하고) 아마추어 작가를 구했으나 이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 난관 끝에 결국 또 다시 둘째 딸에게 그림 작업을 부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첫째 딸에게 희생을 요구했던 못난 아버지인 저는 결국 둘째 딸까지 이용해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학생이었던 딸은,

아직 전문 작자로서의 프로 의식은 가지고 있지 못했으므로,

편집 수정 의견을 그림에 대한 비난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달래 가면서, 꼬셔 가면서, 선물 공세나 현찰 박치기를 하면서,

지난 1년 동안 겨우 계획한 8회 중  1회의 1/2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 고등학교에 진학한 따님은 

집에 오면 컴퓨터를 켜기도 전에 골아떨어지는 바람에

그림은커녕 좋아하는 웹서핑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따님이 시간 날 때를 기다리다가는 이 작업이 언제 완성될 지 기약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타개하기 위해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예 3D 그래픽 툴로 2D 캐릭터를 생성한 후 이 캐릭터를 원하는 형태로 조종하여

디지털 그래픽 웹툰으로 만들어 볼까 하는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블랜더를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그림 작가 없는 그림,

그래픽 느낌이 들지 않는 그래픽,

디지털 느낌이 나지 않는 디지털 웹툰을 계획하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약 백 여 분께서 선구매와 후원을 해주셔서 제가 받은 돈은 이백만원 정도가 됩니다.

제가 하는 작업에 기약이 없기 때문에 

환불을 원하시는 분은 언제라도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제가 보내드린 그림은 이미 온라인에 공개된 1화의 1/2까지니까

환불하셔도 아무런 조건 없이 보내주신 돈을 그대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돈이 걸린 문제이므로 이런 내용은 웹툰을 구매하신 분에게 조용히 보내는 것보다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이 훨씬 깔끔할 것 같아서 이렇게 씁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해야 할 일을 하기가 왜 이렇게 힘이드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디지털로 아날로그틱한 이미지를 생성해 내는 방법을 배워보겠다는 일념으로

디지털 웹툰 작업에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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