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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의 위험한 IT] 인텔 옵테온 메모리? 한 마디로 멋진 쓰레기! 본문

기술과 인간/IT로 꿈꾸는 미래

[김인성의 위험한 IT] 인텔 옵테온 메모리? 한 마디로 멋진 쓰레기!

미닉스 김인성 2019.01.25 17:57


꿈의 메모리: 옵테인

옵테인 메모리는 인텔이 발표한 차세대 메모리입니다.

3D 크로스 포인트(XPoint) 기술로 만든 비휘발성 메모리인데, 낸드플래시 SSD보다 속도와 내구성이 1000배 더 좋은 제품이므로 SSD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현재 메인 메모리로 쓰이는 디램은 휘발성이라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날아가지만, 옵테인 메모리는 속도가 디램에 육박하면서도 비휘발성이므로 디램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즉, 옵테인 메모리만 장착하면, 디램과 SSD를 모두 안 써도 되므로, (속도 빠른) 저장장치와 (비휘발성) 메인 메모리가 구별되지 않는 꿈의 컴퓨팅이 가능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디램의 데이터를 보존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전원을 공급할 필요가 없으므로 전원도 절약되고, 

주기억장치와 보조 기억장치가 구분되지 않으므로 메모리 관리가 효율적이 되며, 

SSD에 비해 긴 내구성으로 데이터 안정성도 향상되는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 기막힌 제품이 있었다니...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사실 전세계 얼리어답터들은 하루 빨리 대용량 제품이 상품화되기만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저도 이 허접한 64층 적층 QLC SSD를 버리고, 안정적이고 빠른 옵테인 메모리를 써보기를 갈구하고 있습니다.


옵테인의 치명적인 약점 

하지만 아시다시피 세상 일이란 이렇게 돌아가지 않죠. 

만병 통치약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좋은 옵테인 메모리도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가격입니다.


옵테인 메모리의 가격이 워낙 비싸 인텔은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는 하드용 캐시 메모리로 포지션하고 있습니다.

하드디스크는 느리므로 CPU가 주로 쓰는 데이터를 옵테인에 담아 두면 빠르게 쓸 수 있기 때문이죠.


본격 저장장치는 서버용으로만 판매하는데 그 가격이 어마어마 합니다.

물론 가격에 부담이 없는 분이라면 본격 스토리지로도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응답속도가 빠르고 낸드에 비해 안정성이 높아서 보조 저장장치로 완벽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사실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256GB가 이십만원 정도가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 정도 용량이라면 윈도우 부팅용으로 사용하면 딱 적당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미 충분히 빠른 삼성 pm960 계열의 512GB SSD를 쓰고 있어서 급하진 않습니다.)

 

인텔의 유구한 메모리 삽질 전통

생각해보면 가격과 용량면에서 장점이 있는 낸드플래시 SSD가 주류가 된 상황에서 옵테인 메모리가 대중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텔이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띄우기 위해 하드디스크 캐시용 제품과, SSD 대체품 뿐만 아니라,  디램을 대체하겠다고 DIMM 형태의 서버용 제품 라인까지 발표하는 것으로 봐서 어쩌면 폭망할 가능성도 보입니다. 


한 분야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 저것 다 하겠다고 나선 기술이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실제로 인텔은 메모리 사업으로 시작한 업체이지만 메모리 사업을 포기하면서 급성장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인텔은 항상 메모리 분야에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시장에 재진입하고 싶어했지만 그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디램 사업은 질질 끌다가 끝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경영 전략서에서는 창업자들의 현명한 판단 사례라고 극찬하지만...), 

램버스 디램으로 전세계 반도체 업체 절반을 망하게 만들었으며, 

노어플래시 메모리에 올인했다가 낸드 진영에게 개박살나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터보메모리 스팩을 밀었으나 결국 시장에서 퇴출 당하기도 했습니다. 


웬만한 기업이라면 이 정도 삽질을 했으면 회사가 진작에 가루가 되어 공중분해 되었어야 하지만, 

X86 CPU란 마르지 않는 금맥을 가진 인텔이라 여태까지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런 전력을 가진 인텔이 또 다시 화려한 스펙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메모리를 들고 온 것입니다. 

때문에 아이티 역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당연히 실패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취미인 회장님께서 회사 뿐만 아니라 나라까지 휘청이게 했듯이,

옵테인은 부자 인텔의 끝 없는 메모리 집착이 만든 또 다른 괴물일 가능성이 거의 백프로니까요.


이 번에는 다를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인텔의 메모리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으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자연스럽겠죠.


3D 크로스 포인트 메모리(옵테인)의 성공 가능성 : 안정성 측면

옵테인 메모리가 응답속도, 수명, 안정성에서 장점이 있다고 하지만 (가격을 감안한다면) 낸드 SSD에 비해 크게 차이난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참고 기술 설명

SLC: 한 셀에 한 비트만 저장하므로 안정적임, 

물리적 구조는 한 셀 전압이 0~20V 사이에서 9V보다 적으면 0, 9V 이상이면 1 로 판단


MLC: 한 셀에 두 비트를 저장하므로 불안정함, 

0볼트와 5V 사이는 00, 5~9V는 01, 9V~15V는 10, 15V~이면 11, 8.9V는 01 인지 10 인지 애매함. 

이런 에러 교정을 위해서 컨트롤러가 엄청난 에러 처리 연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불안정함.


TLC: 한 셀에 세 비트를 저장하므로 거의 쓰레기임. 

0~2.5V는 000, 2.5V~5V는 001... 에휴... 답 없음.

컨트롤러가 아주 아주 많은 에러 정정 작업을 통해 데이터 정합성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느리고 불안정하고, 에러가 쏟아짐


QLC: 한 셀에 네 비트를 저장하므로 핵 폐기물 급. 

0~1.25V는 0000... 에라이... 정신 없음. 포기. 

이걸 정말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낸드플레시임. 

여러분들이  뽀대나는 최신 QLC 1TB 쓰고 있다면 제발 제발 데이터 백업 하시길... 

이 글에서 건질 게 있다면, SSD 사용자는 무조건, 지금 당장, 제발 빨리, 우선, 먼저, 시급하게, 무엇보다도 먼저 백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임. 


참고로 64단 적층 어쩌고 하는 기술도 SLC 시기의 아름다운 낸드 플래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다 쓰레기임.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 가능하므로 경제적인 이유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할 수있지만 당신의 데이터 안정성을 따진다면 절대 쓰면 안됨. 

그래도 써야 한다면 반드시 백업할 것.

아직 백업 안 했냐? 빨리 백업해라!!  빨리!!!)


사실 수명 짧다는 TLC 낸드 SSD도 물리적 수명이 다하기 전에 용량 수명이 끝날 겁니다.


(백 만원도 넘는 가격으로 비싸게 샀던 SLC 64GB SSD는 어느 순간 윈도우 시스템용으로도 쓰기 어려울 정도로 저용량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최대 속도가 SATA2 밖에 안 돼서 결국 서랍 속에서 썩고 있지요.)


따라서 옵테인 메모리의 긴 물리적 수명은 별 장점이 되지 못합니다.


옵테인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낸드 플래시 SSD의 안정성도 크게 향상 되었습니다. 


원래 낸드 플래시는 신뢰성이 없다는 것이 메모리 업계의 중론이었습니다.


MLC가 나왔을 때 이를 외면하고 SLC 제품만 찾기도 했습니다.

MLC가 겨우 안정화되려 하자 TLC가 출현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TLC SSD는 쓰레기라며 MLC SSD를 찾아 썼습니다.

사실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져 요즘은 TLC SSD도 충분히 믿고 사용할 만 합니다.

(이건 사실임. 비록 앞 부분 기술 설명에서 쓰레기라고 하긴 했지만...) 


참고로 SSD초기에는 가장 고품질의(웨이퍼 정 중앙에 위치한) SLC 낸드 플래시만 SSD용으로 썼습니다. 

한국의 H모 업체 개발자들도 자사 낸드는 SSD용으로 쓸만한 제품이 아니라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SLC에 대해서도 웨이퍼 위치에 따른 품질 차이, 업체에 따른 품질 차이를 논하던 시절에는,

MLC로 SSD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MLC는 그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쓰기 작업을 하고, 읽기도 자주 하지 않는 MP3나 USB 메모리 용이라고 간주될 뿐이었습니다.


이런 세월도 있었는데 이제 TLC도 모자라 QLC까지 나오는 세상이네요. 


안정성, 이제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안정성의 한 측면인 복구 가능성은 오히려 낸드플래시 SSD가 낫습니다. 

실제로 고장나면 복구 대책이 없는 건 옵테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리적인 고장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복구가 가능한 건 하드 디스크뿐입니다. 

SSD는 컨트롤러 구조 분석이 끝난 몇몇 제품에 한해서 아주 일부의 데이터만 복구 가능합니다. 

물론 옵테인 메모리는 아직 복구 툴도 준비 안 된 상태입니다.)



옵테인의 성공 가능성: 빠른 속도 측면

옵테인 메모리의 최대 장점인 빠른 응답 속도는 낸드 플래시 SSD도 충분히 빨라서 체감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사용하다보면 600MB/s 의 SATA3 SSD와 

3200MB/s 의 삼성 PM960계열 PCIE NVME SSD의 속도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속도 차이는 느낄 수 있겠지만 

초음속 전투기와 로켓의 속도 차이는 구별이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사람이 기대하는 속도 이상이 넘어가면 차이가 있어봤자 그게 그거입니다.


이미 SSD는 저장 장치에 요구되는 성능 이상을 내고 있습니다.

MLC, TLC, QLC라는 반칙에 가까운 쓰레기 기술을 상용화함으로써 극강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사파 무술적인 변칙 기술) 발전에 따라 낸드 플래시의 속도는 더욱 더 빨라지고, 용량은 점점 더 커지면서,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내려가고 있습니다.

저장 장치 영역에서 이미 옵테인이 끼어들 영역은 없습니다.


메인 메모리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휘발성 디램에 최적화된 현재의 메인 메모리 시스템을 모두 갈아 업고 옵테인 메모리로 가기에는 갈길이 너무 멉니다.

옵테인이 발전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디램도 더 빠르고, 더 싸게 될 것이니까요.

메인 메모리와 저장 장치를 구별하지 않는 옵테인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로 바꾸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를 상쇄할 매력이 없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 뿐입니다.

아름답고 우월한 기술이 시장을 지배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지저분하고 허접한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법이죠.


따라서 옵테인 메모리는 그냥 멋진 쓰레기일 뿐이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256GB의 옵테인 메모리가 20만원 아래로 내려오면 구입할 생각이 있습니다. 

그 때가 되면 (1TB 이상의 낸드 SSD를 살 수 있는) 돈을 내고 

(1TB 이상의 SSD를 물 쓰듯 하던 제가) 더 적은 용량의 옵테인 메모리에 데이터를 구겨 넣으며, 

(실제 체감은 전혀 안 되지만) "역시 응답 속도가 빨러!!" 이렇게 스스로 만족하게 되겠죠.ㅠㅠ 


그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합니다. 

물론 그 때가 되면 사람들이 더욱 더 빨라진 4TB OLC(octa) SSD를 1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사용하고 있겠지만...


김인성.


"김인성의 위험한 IT"는 IT 분야의 기술 동향을 "비판적"으로 알아보는 칼럼입니다.

가능하면 매 주 하나씩 올릴 계획입니다.

(제 글을 홀라당 전제하는 언론이 있으면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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