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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카카오톡 긴급 감청 논란에 대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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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카카오톡 긴급 감청 논란에 대해

미닉스 김인성 2014. 10. 24. 12:52

여태까지 IT 분야 긴급 사안에 대해 트위터에 글을 써 왔는데 블로그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는 블로그에 쓰겠습니다.



검찰의 카카오톡 긴급 감청 논란에 대한 의견 



카톡에 대한 실시간 감청은 가능합니다. 감청영장으로 10일 단위로 카톡 메세지를 보낸 것은 기술적으로 실시간 감청이 불가능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그게 카톡과 국정원에게 서로 편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항상 거짓말을 합니다. 제가 지난 3년간 싸워온 네이버도 항상 거짓 해명으로 논란을 모면하려고 했습니다. 


카톡도 마찬가지입니다. 카톡은 애초에 감청해준적 없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들킨 바 있습니다. 2년간 140건 이상의 감청을 해준 것을 들킨 이후에도 법리를 교묘하게 해석해서 (10일씩 모아 주는 것은 실시간 감청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앞으로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겠다."라고 용감하게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도 말장난에 불과했음이 밝혀졌습니다. 해석상으로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일 뿐이고 대표이사가 책임질 일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카톡은 또 "실시간 감청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 이 주장도 거짓말입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없습니다. 카톡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가능/불가능 프레임으로 만드는 바람에 검찰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카톡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니까 앞으로 감청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검찰에 보내고 싶었겠지만 검찰이 바보도 아니고, 엔지니어라면 누구라도 이게 말이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애초에 "실시간 감청"은 기술적 이슈가 아닌 정책적 이슈였습니다. 감청을 해온 검경과 국정원, 감청영장을 남발한 법원이 비판 받아야 할 사안입니다. 결국 감청을 제한하는 법적 조치 강구로 논의가 진행되야죠. 


하지만 카톡이 계속해서 상황을 모면하려고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검찰이 "실시간 감청 장비 구축", "긴급 감청"과 같은 무리한 요구를 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검찰이 강구한 방법은 실시간 감청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방법임을 증명했으니까요. 


검찰은 어떤 방법으로든 감청을 하려 할 것입니다. 실시간 감청 수단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도 가능합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카톡 서버에 실시간 감청 장비가 구축될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카톡이 진실을 이야기하고, 감청 행위에 대한 기술적 논란을 중단하고, 정책적 논란으로 초점을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이제 검경국정원의 무차별적인 사찰 행위가 잘못임을 밝히고 이를 막을 법적 장치를 강구하는 쪽으로 논의가 모아져야 합니다. 


앞으로 더이상 실시간 감청 가능 여부에 대한 기술적 논란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 문제로 기업을 비난하는 동안 정부는 전횡을 부릴 수 있게 되고, 기업은 신뢰를 상실하여 국가경쟁력이 추락하며, 사용자는 외국 소프트웨어로 망명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아무 실익이 없는 사찰을 중단시키지 못하면 한국의 미래는 없습니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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