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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9. 잉크젯 카트리지 리필 [미닉스의 잉크젯 스토리] 본문

김인성의 삽질기/4. 잉크젯스토리

9. 잉크젯 카트리지 리필 [미닉스의 잉크젯 스토리]

미닉스 김인성 2009. 9. 15. 16:21

9. 잉크젯 카트리지 리필

잉크젯 카트리지를 스스로 리필해서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 방법을 보여 드립니다만 사실 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나 고생스럽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용감하게 해 보시겠다고요? 알겠습니다. 같이 보시죠.

9.1 막힌 카트리지 뚫기

잉크젯 카트리지는 안 쓰면 막힙니다. 노즐이 막힌 카트리지를 살리기 위해서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으로 여러 번의 노즐 클리닝 명령을 내려보고 휴지로 직접 닦아보기도 해야 합니다. 이래도 해결이 안되면 좀 더 특별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저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요?


노즐 불량: 노즐이 막힌 카트리지로 인쇄한 모습. 문자의 일부가 잘리는 등 인쇄가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컬러 인쇄 불량: 일부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바람에 원래 색과 전혀 다른 출력물이 되었습니다. 심하게 줄이 가서 인쇄 상태도 극히 불량합니다.


지저분한 카트리지: 흘러 나온 잉크가 굳어서 떡이 져 있어 출력물에 쓸데 없는 잉크가 묻어 나옵니다. 청소 하지 않고 방치했을 때 이렇게 됩니다.


말라버린 노즐: 자주 쓰지 않고 관리가 되지 않은 카트리지 노즐은 사진과 같이 말라서 다 막혀 있습니다. 막힌 부분을 강제로 뚫어 주지 않으면 저절로 좋아지기는 힘듭니다.

흑백 문서를 인쇄하면 글자에 줄이 갔습니다. 헤드의 노즐 일부가 막힌 것이지요. 컬러는 색깔이 뽑을 때마다 다르게 나왔고 줄도 심하게 간 상태였습니다. 노즐 부분에 휴지를 대고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게 하기, 윗부분을 열어서 잉크가 흐르게 하기, 세척액 속에 담그기...... 이런 방법을 쓸수록 카트리지 상태는 나빠졌습니다. 그러나 하다 보면 뚫리기만 하면 된다는 일념으로 점점 더 엽기적인 방법도 마다하지 않게 되지요.


끓는 물: 카트리지 노즐 부분만 잠길 정도의 물을 끓인 다음 카트리지를 넣어 둡니다. 잠시 기다리면 끓는 물이 막힌 노즐의 잉크를 녹여 줍니다. 팔팔 끓은 물에 너무 성급하게 담그면 노즐이나 필름 부분에 변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온도를 경험적으로 맞추어야 합니다.


뒷처리: 뜨거운 물이 노즐의 마른 잉크를 어느 정도 녹여 나면 젖은 부분이 없도록 잘 닦아 내야 합니다.


주사기로 흡입하기: 이런 저런 방법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주사기가 막힌 노즐의 잉크 덩어리를 압력으로 빨아 냅니다. 막고 있던 마른 잉크를 여드름 짜내듯이 뽑아 내려는 것입니다. 미세한 노즐에 무리한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참으로 무식한 방법이었지만 효과는 좋았습니다.



 


9.2 일체형 카트리지 리필

일체형 카트리지는 주사기로 윗부분에 잉크를 주입하면 됩니다. 리필에 필요한 부품과 잉크를 함께 파는 리필킷을 구해서 설명서 대로 작업하면 됩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제 경우에도 잉크만 구입하고 주사기는 직접 구해서 작업했는데 생각처럼 인쇄가 잘 되지 않더군요. 노즐을 뚫어도 상태는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컬러 인쇄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각 색의 노즐이 모두 이상이 없어야 합니다. 몇 개의 노즐만 막혀도 색 조합에 이상이 생겨 전체적으로 원본과는 다른 출력물이 나옵니다.


노즐 이상: 윗부분, 한 개의 막대 길이만큼 노즐이 한 번에 인쇄할 수 있습니다. 노란색은 노즐이 많이 막혀 있군요. 아래 부분은 막힌 노즐 때문에 잉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색 조합이 이상한 모습니다.


노즐 청소: 수 차례의 노즐 청소 후에 많이 좋아진 모습니다. 노란색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중간 부분은 옅은 빨강이었군요.


좋아진 컬러 상태: 왼쪽 위와 같이 안 좋은 상태도 여러 번의 노즐 청소를 거치면 오른쪽 아래와 같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청소를 해야 하고 테스트 페이지도 여러 장 뽑아야 합니다.

정품 카트리지를 새로 사서 달면 완벽한 상태이기 때문에 출력도 잘 되겠지만 리필을 하면서 이런 좋은 출력물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노즐 청소를 계속하거나 프린트를 많이 해서 노즐이 다 뚫렸을 때, 그와 더불어 잉크가 정품과 흡사한 압력 상태가 되었을 때, 어느 정도 비슷한 품질로 컬러 인쇄가 됩니다. 물론 그 기간이 아주 짧지만 말이죠.

한참을 고생해서 카트리지를 양호한 상태로 만들어도 자주 인쇄를 하지 않으면 다음 번 인쇄할 때 제대로 인쇄가 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다시 카트리지 청소를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요. 낭비되는 잉크와 종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엡손 제품을 가지고 있다면 더 문제입니다. 엡손은 다른 업체에 비해서 노즐 청소에 잉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프린트를 껐다가 켜기만 해도 쭉쭉 잉크를 뽑아 먹습니다. 호환 잉크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비싼 정품 잉크를 엄청나게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아파오지요.



 


9.3 카트리지 조정

노즐에 이상이 없음에도 인쇄가 이상한 것은 다른 부분에 원인이 있는 것이겠지요. 잉크를 보충하는 과정에서 뭔가 잘못한 것일까요? 저는 노즐의 반대편 즉 카트리지의 위쪽을 자세히 살펴 보았습니다. 그러자 문제가 될만한 것들이 보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압력 조정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카트리지 스티커 라벨: 카트리지에는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이 라벨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용도 외에 또 따른 기능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mg.alibaba.com/photo/215400624/High_Quality_printer_Inkjet_Cartridges_6656_6657_compatible_hp_inks_.jpg


압력 조절 부위: 바로 위와 같은 잉크 주입구 구멍을 막아서 압력을 조절하는 기능입니다.

정품 스티커 라벨이 잉크 주입 구멍과 함께 작은 공기 흡입구 끝 부분까지 막아 줌으로써 노즐에서 잉크가 일정량만큼씩만 빠져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작용을 합니다. 리필을 위해서 라벨을 뗐다 붙였다 하는 과정에서 접착력이 나빠져 밀폐 기능이 떨어지는 바람에 필요 이상의 잉크가 흘러 나오게 되면서 색이 이상해 진 것입니다.


압력 조절 실패: 라벨이 낡아서 공기 흡입구가 잘못되었을 때의 출력물, 압력 변화에 따라 나오지 않기도 하고 다른 색 위에 줄줄 흘러내리기도 합니다.


새로운 라벨: 문제 있는 라벨을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스카치 테이프를 사용합니다. 카트리지 공기 흡입구 전체를 이것으로 막습니다.


라벨 정리: 이제 칼을 사용해서 원래 라벨과 같은 크기로 잘라 냅니다. 스카치 테이프는 원 라벨과 같은 밀폐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기 흡입구 끝 부분만 열려 있기 때문에 이제 압력 문제 때문에 출력 상태가 나빠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잉크젯 리필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은 따로 제작된 라벨을 구입해서 씁니다. 가정용으로 쓰는 제 입장에서는 그냥 간단히 테이프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이런 부분에 따로 돈 들일 이유도 없고 들일 돈도 없었으니까요. 투명하기 때문에 잉크 주입구의 압력 상태가 잘 보이는 장점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내부 압력이 달라져서 잉크가 역류하기도 했는데 그 것이 눈에 보이니까 대처하기에 좋았습니다.

이 정도까지 하고 나니까 또 다른 문제도 보였습니다. 주입한 잉크양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정품 잉크와는 달리 추가 잉크를 주입할 때 지나치게 많은 양을 넣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이 잉크가 역류하는 문제가 생겨서 인쇄에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적절한 압력을 유지하려면 정품 잉크에 비해 너무 많지 않도록 잉크를 오히려 빼내야 했습니다. 투명한 스카치 테이프를 사용한 것이 이 문제를 찾아 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잉크양 조절: 너무 많은 잉크를 넝으면 공기 흡입구로 역류함으로써 압력 조절에 문제가 생깁니다.


테이프 교환: 잉크가 흘러 나오면 압력 이상뿐만 아니라 스카치 테이프의 밀폐력도 떨어집니다. 칼로 이 부분만 잘라내고 새 테이프를 붙입니다.


잉크 조절: 테이프를 깔끔한 상태로 만들고 잉크를 뽑아 내어서 카트리지가 정품과 같은 양호한 상태가 되도록 만듭니다.

헤드 일체형 카트리지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작업은 이 정도입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헤드가 불량이 되지 않는 이상 정상적으로 출력이 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실수를 해서 카트리지를 많이 망가뜨렸습니다. 경지에 오른다고 작업 내용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실력은 늘어서 큰 문제 없이 리필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정을 거친 카트리지로 깔끔한 출력물을 뽑아 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9.4 리필을 권하지 않는 이유

리필은 별로 권할 만한 작업이 아닙니다. 손을 더럽혀야 하기 때문에 정말 하기 싫은 일입니다. 아무리 해도 쉬워지지 않습니다. 제 경우에는 억지로 하는 일이라 그랬는지 그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3D 작업: 리필 작업을 하면 꼭 잉크를 흘리게 됩니다. 더러워 보이지만 이 정도만 해도 깨끗이 진행되고 있는 편입니다. 보이진 않지만 사진을 찍고 있는 손은 이보다 더 더러워져 있습니다.


흘러나온 잉크: 카트리지를 제대로 닦지 않고 프린터에 장착했을 때 주변에 있던 잉크가 내부로 흘러 들어갑니다. 이 것들은 결국 출력물을 더럽힙니다. 휴지로 내부를 다시 다 닦아내야 합니다. 귀찮아서 대충한 일이 결국 더 힘든 일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잘못된 잉크 주입: 잉크를 주입하다가 헷갈려서 엉뚱한 곳에 주사기를 꼽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래 있던 색과 새로 넣은 색이 합쳐져서 검게 변합니다. 컬러가 갑자기 검은색에 가까운 색으로 인쇄되기 시작하면 이것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 때는 강제로 잉크를 다 뽑아내야 합니다. 사진은 잉크 제거 후 물을 주입해서 카트리지를 씻어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잉크 제거하기: 노란색 통에 청록색(CYAN,청록색) 잉크를 잘못 넣은 후 씻어내고서 테스트 인쇄한 모습. 왼쪽과 같이 녹색으로 나오던 부분이 점차 노란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색깔의 변화: 카트리지 상태에 따라 색이 다르게 나옵니다. 위 4가지 출력물은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모두 원본과도 많이 다릅니다.

컬러 이상: A는 컬러 사진인데 원본과 많이 다릅니다. B이하는 흑백 사진인데 검은색이 나오다가 색이 빠졌습니다. 포토잉크는 검은색을 여러 색을 섞어서 표현하기 때문에 어떤 색이 조금만 이상해져도 전체적으로 다른 색이 되어 버립니다.

컬러 달라짐: 오른쪽 출력물은 검은색이 제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왼쪽 출력물들은 색이 빠진 것들입니다. 출력할 때마다 전부 원본과 비교해서 많이 다른 출력물을 골라내 폐기해야 합니다.

프린터 상태를 양호하게 만들어 인쇄를 하면 깔끔한 출력물이 연속해서 나오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프린트를 하면 리필한 잉크양이 변합니다. 그에 따라 출력물의 색깔이 점차 달라집니다. 그래도 원본과 비슷한 것들은 쓸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달라진 것은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리필을 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는데 이렇게 출력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었습니다. 겨우 안정화된 프린터는 몇 장 뽑지 못하고 다시 비정상이 됩니다. 다시 정상으로 만들려면 많은 노력이 듭니다. 또 노즐 청소에, 테스트 프린트에, 잉크양 조절에…… 다시 손을 더럽히고 온 방안이 잉크로 범벅이 되고 엄청난 휴지를 소모하고…… 몇 장 프린트 후 또 다시 이 작업의 반복……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에 저는 왜 이렇게 되는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카트리지가 정상인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었는데 리필 잉크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도 있지요. 제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바로 무한잉크였습니다. 무한잉크를 장착하면 대용량 보조 잉크통을 통해 일정한 잉크압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주사기도 필요 없습니다. 손을 더럽히는 일에서 해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리필을 하던 제 눈에는 무한 잉크가 궁극의 해결책으로 보였습니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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