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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장하다 수다맨 -- 2. 강성범편 본문

내 안의 사람들

장하다 수다맨 -- 2. 강성범편

미닉스 2007.02.11 06:02

내 안의 사람들  2. 강성범편

 

장하다 수다맨

 



강성범
: 평범하고 수수한 얼굴이 누구에게나 호감을 준다.

이미지 출처: http://www.leesen.co.kr/board/data/sungbum_album/DSCF1172.jpg

 

화려한 시작

 

개그콘서트에서 혜성과 같이 등장했던 수다맨 캐릭터와는 달리 강성범씨는 가난한 어린 시절과 연극배우 시절을 거쳐 무명 생활도 겪은 개그맨입니다. 물론 수다맨 이전의 조연으로서의 강성범씨는 기억에 없습니다.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인지 운이 좋았던 것인지 수다맨 하나로 최정상의 스타로 우뚝 섰지요.

 

특유의 빠른 언어 구사력은 사실 그 누구도 넘보기 어려웠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웃기기 위해서 듣는 사람도 감당하기 힘든 분량의 대사를 외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 대사를 막힘 없이 그토록 빨리 읊어 댈 수 있는 사람은 더 구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수다맨의 인기는 이런 인간의 한계를 넘어가는 노력에 대한 찬사가 아니었던가 생각해봅니다.

 

 


수다맨: 개콘이 배출한 가장 뛰어난 캐릭터중의 하나. 전성기 때 사라졌기 때문일까? 아직도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지 출처: http://cbingoimage.naver.com/data2/bingo_2/imgbingo_83/wodidj/11329/wodidj_11.jpg

 

 

 

잘 될 때는 뭘 해도 잘 되지요. 새롭게 시작한 연변 총각도 대단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허풍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앞에 한 말이 사실로 보여질 만큼 더 큰 허풍으로 이어지면서 관객뿐만 아니라 동료 개그맨들조차 웃겨서 뒤집어질 정도였지요. 다음 주에는 어떤 더 큰 허풍이 나올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연변 총각의 대사는 여러 곳에서 통째로 패러디 되기도 했습니다.

 

강성범씨의 인기는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을 정도였고 너무나 단단해 보였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수다맨을 좋아했습니다. 아마 수다맨도 자신을 좋아했을 겁니다. 그 시절은 전부 강성범씨의 날들이었겠지요. 그러나……

 

그 불행했던 사건이 없었더라면 좋았을 개그맨이 너무나 많습니다. 강성범씨 또한 예외가 아니었지요. 아직 아물지 않은 아픈 기억을 저는 또다시 들추어야 합니다.

 

 


연변 총각: 우리 연변에서는 말임다. 그 정도는 축에도 못낌다…… 강성범의 이미지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촌스러운 캐릭터가 뿜어내는 과장과 과장의 눈덩이가 황당함의 극을 달리던 캐릭터. 연변 사람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그 후 이런 과장이 여러 개그 속에서 변주되었다.

이미지 출처: http://wowzine.net/wowzine/2002/images/17-11-03.jpg

http://cbingoimage.naver.com/data2/bingo_78/imgbingo_77/cuthwibu/16237/cuthwibu_6.jpg

 

시스템과 개인

 

어떤 조직이든 상징이 존재하지요. 복사기의 제록스, 청주 브랜드인 정종처럼 한 분야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것들이 그 분야를 대표하는 것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상징과 그 분야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록스하는 것은 복사하는 것이며 어느 회사가 만들었던 우리가 마신 것은 정종이지요.

 

문제는 이렇게 공고한 연관성을 강제로 끊었을 때 발생합니다. 개콘에 있던 수다맨이 웃찾사로 갔을 때 사람들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개콘과 수다맨 그리고 강성범이 결합된 상태가 최적의 상태라면 웃찾사로 가서 낯선 캐릭터를 연기하는 강성범은 가장 불안정한 상태가 되지요. 사람들은 이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 합니다. 그것은 개콘을 잊거나 수다맨을 잊거나 강성범을 잊는 것이지요.

 

결국 사람들이 선택한 것은 인간 강성범을 잊는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볼 수 없는 수다맨은 개콘 안에서 영원히 살아있지요. 개콘 또한 내일도 여전히 방송될 것입니다. 웃기는 사람은 넘쳐나고 그들을 모두 볼 시간도 부족합니다. 잠시 어리둥절하던 관객들은 새로운 캐릭터에 열광하느라 과거의 기억을 잃어 버렸습니다. 엉뚱한 시간에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캐릭터 속에 들어 있던 인간 강성범은 그렇게 쉽게 잊혀졌습니다.

 

 




두 가지 길: 크라이슬러를 구한 영웅이었던 리 아이아코카는 독립한 후에 몰락의 길을 걸었다. 스티브잡스는 그의 카리스마에도 불구하고 애플 로고 아래에서만 위대했다.

이미지 출처: http://www.amazon.com/gp/reader/0553251473/ref=sib_dp_pt/105-8698325-6621238#reader-link

http://www.mactechnews.de/user_images/galery/fullsize/nichtich_20060627200205_Steve_Jobs_with_iMac.jpg

 

 

 

성과를 낸 개인이 그 공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시스템과 갈등을 겪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조직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간단히 내부적인 갈등에서 해방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자신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 곳을 때려 칠 때의 통쾌함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이 것이 가장 나쁜 방법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조직과 팀워크의 결과물인 성공은 결국 조직에 머물 뿐 개인을 따라 오지는 않으니까요.

 

개콘을 떠나 웃찾사로 갔던 개그맨들 중 많은 수가 그래서 다시 원래 조직으로 황급히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조직의 쓴맛이 어떤 것인지 이 때부터 알게 됩니다. 그들 없이도 시스템이 잘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나면, 아니 그들이 빠지면 오히려 더 잘 돈다는 것을 깨닫고 나면, 구성원들은 돌아온 자들을 더 이상 대접해주지 않게 되니까요. 실제로 이 때 개콘은 최고의 시청률을 갱신하기 시작했지요. 그리하여 되돌아간 개그맨들은 퇴물 취급을 받다가 대부분 조용히 무대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병진의 굴욕: 으이그 내일 모래 나이 마흔인 인간이……” 개그와 현실의 경계가 애매한 살벌한 개그. 까마득한 후배 옆에서 뒤늦게 바보 연기에 열심인 그를 보고 아무도 웃을 수 없었다.

이미지 출처: http://cafe.daum.net/dntckwtkdl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되돌아가지 않고 황야에 남은 사람들에게도 고난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오르지 않는 시청률을 책임져야 했고,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에게 주연 자리를 내 주어야 했으며, 긴급히 수혈된 외인부대들에게 푸대접을 받아야 했습니다.


 
분위기를 일신하며 웃찾사만의 개그를 만들어낸 컬투가 인기를 얻을수록 그들은 오히려 점점 입지가 좁아질 뿐이었습니다. 사면초가에 몰린 그들은 결국 무대를 떠날 수 밖에 없었지요. 최후의 자존심마저 굽히고 남은 자들은 조그만 조연자리마저도 고마워해야 할 처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물론 그 역할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무도 웃어주지 않았지요.

 

 


컬투의 등극: 긴급 투입된 컬투는 끝까지 버티며 수다맨 캐릭터를 되살려보려던 럭셔리강에게 말했다. 이 인간이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그 충격이었을까? 결국 강성범은 웃찾사를 떠나고 만다. 사람들의 관심은 빈자리를 메운 리마리오에게 미끄러져 들어갈 뿐이었다.

이미지 출처: http://www.sbs.co.kr

 

 

고난의 길

 

웃찾사가 제 자리를 잡고 개콘의 인기를 능가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당신은 더 초라해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웃찾사를 떠나고 말았지요. 그 후 간혹 다른 프로에서 당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는 당신의 특성 상 어디에 있던 빛을 발했지만 그 노력만큼 성과가 없는 일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안쓰러웠습니다.

 

버라이어티 쇼의 패널로 나와서 고군분투하는 모습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더군요. 그 자리는 열심히 할수록 더 힘들어지는 곳이니까요. 그저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분위기 맞추어 재미있는 말 한 두 마디씩 하면 그만인 곳에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말을 하더군요.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그나마 이런 패널로 나오는 일도 점점 줄어들더군요. 당신은 좌절했을지 몰라도 저는 다행이라고 여겼습니다.

 

 

 

맞지 않는 옷: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그를 떠난 수다맨은 더 이상 빛을 발하지 못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버라이어티쇼로, 케이블 방송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시기. 맞지 않는 시간 맞지 않는 곳에 서있는 듯한 그의 입지가 서글프다.

이미지 출처: http://img.sbs.co.kr/newimg/star/photo/595-6_20030721183324.jpg

 

 

 

케이블 방송에 활동한 것도, 리얼리티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왔던 것도 별로 성공적이지는 못했지요. 절치부심, 그리고 급기야 연극까지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속사와의 갈등 설에, 사업 실패 이야기도 흘러 나오고…… 좋을 때 연극을 하는 것은 축하해 주어야겠지만 최악의 순간에 연극 활동을 한다는 소식은 처절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더군요. 연극인 출신인 당신에게는 더 이상 되돌아 갈 곳이 없는 마지막 시도로 보였으니까요.

 

처음으로 되돌아간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모든 것을 다시 되짚어 보셨나요? 최선의 길에 대한 선택을 하셨던 건가요?

 

지금 되돌아보면 당신은 그때 아마 마지막 열정을 불태울 최선의 길을 모색한 것이 아니었나 짐작해 봅니다. 그 후 당신이 걸어 온 길로 판단해 볼 때 결국 그때의 결정이 옳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원점으로: 그는 연극배우 출신이다. 연극 무대로 되돌아 간 시기. 개그 소재의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은 깊은 고민에 잠겨 있는 듯하다.

이미지 출처: http://news.dreamwiz.com/origin/20050805/starnews/2005080314451943776_1.jpg

 

 

 

깨달음을 얻었다고 세상이 바로 바뀐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삶의 진리를 알게 되더라도 현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지요. 깨달음은 오히려 우리를 더욱 더 절망으로 이끌 뿐입니다.

 

놀랍게도 당신의 선택은 다시 웃찾사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개콘으로 복귀하거나 사업가로 변신하는 것도 아닌 웃찾사에 다시 출연하는 것은 가장 가능성이 낮은 길이었지요. 마케팅 서적을 뒤지거나 성공한 사람들의 통계를 들추지 않더라도 가장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선택임은 분명했습니다. 개콘으로 갔으면 고향에 돌아온 자가 될 수 있었고,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면 럭셔리강의 이미지를 버리고 영원한 수다맨으로 복귀할 수도 있었을 텐데……

 

웃찾사로 감으로써 여전히 개콘을 버린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도 없었지요. 나이 뿐만 아니라 수다맨의 웃음 코드도 웃찾사와 많이 달랐습니다. 이미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웃찾사에서 당신이 할 역할도 찾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 당연한 귀결로 복귀한 후에 당신이 맡은 역할은 정말 하찮아서 있으나마나 한 것들뿐이었지요. 최악의 선택에 대한 당연한 결과로 더 이상 희망은 없어 보였습니다.

 

 


다시 웃찾사로: 여전히 길은 보이지 않는다. 신인들 뒤에서 그들의 유행어를 따라 하는 역할 이상의 희망은 보이지 않던 시기. 이제, 그만, 개그의 길을, 포기하고, 은퇴를 하는 것이 답이 아닐까? 현실의 벽을 이기지 못하고 무대에서 사라진 수 많은 다른 개그맨들처럼……

이미지 출처: http://cafe.daum.net/dntckwtkdl

 

 

긴긴 시간이 지나고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지요. 세상은 참으로 장난스러운 것 같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악만 남아 최악의 선택을 하자 다시 희망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

 

 

아름다운 밤

 

2006 sbs 코미디 대상 수상 소감에서 당신이 상 받은 후에 위기가 온다 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그 말의 뜻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을 고스란히 담은 그 말의 의미를 당신만큼이나 저도 절절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날이 지난 후에 닥쳐올 시련의 시간, 그에 대한 두려움을 알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수상 소감이었지요. 물론 그 만큼 당신은 인간적으로 성숙해졌고 성공에 대해 겸손해질 수 있었겠지만 이런 피상적인 말들이 전혀 위로가 되지 못할 만큼 힘든 시기였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형님뉴스라는 개그의 한 코너가 뜨면서 화려하게 재기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그 것이 결코 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강성범씨와 함께 개콘을 나온 개그맨들이 모두 좌절하고 과거의 인기를 그리워하는 일 밖에 못하고 있을 때 당신은 수 많은 핸디캡을 극복하고 다시 정상에 우뚝 섰습니다. 이런 일은 결코 우연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임을 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도 시도한 적이 없는 가장 어려운 길을 선택하여 가장 힘든 방법으로 다시 일어선 수다맨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눈물 젖은 개그: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 나와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 강성범. 어둡고 긴 곳이라고 모두 터널이 아니다. 어둡고 길다고 그 끝에 반드시 빛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의 고통과 고뇌, 절망과 슬픔이 얼마나 깊었을까? 그럼에도 희망만 있다면 결국 삶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 우리의 수다맨.

이미지 출처: http://imgnews.naver.com/image/mtentertain/2006/12/23/2006122307320452100_1.jpg

 

 

아름다운 밤이지~. 당신은 다시 정상에 섰군~. 수 많은 굴욕을 견뎠음을 공인 받는 자랑스런 순간이네~. 세월에 단련된 당신은 가장 높은 정상에서 앞날에 대한 고민을 가장 먼저하시네~~. 그 깊이만큼당신은남들보다우뚝선사람이되겠지~~~. 그고민만큼단단한미래를만들수있으니까~~~. 정말아름다운밤이군~~. 이밤마음껏기뻐하고즐기세~~~, 당신은충분히그럴자격이있으니까~~~. 정말장하지~~~. 힘들었으나결코좌절을몰랐던영웅! 그가바로우리의수다맨이지~~!!!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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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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