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뽀빠이, 아아 뽀빠이 -- 5. 이상용편 본문
내 안의 사람들
이 글은 누구나 얻을 수 있을 정보를 근거로 쓰는 글입니다. 글에 언급된 사람들을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개인적인 접촉을 하거나 근거가 불확실한 뒷얘기를 찾아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들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그냥 알게 된 이야기까지 무시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공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적으로도 위대한 인간은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을 전제로 글을 씁니다. 알려진 바와 달리 그들에게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 글이 속 모르고 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으로 판단한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러므로 제목과 같이 이 글은 객관화된 인물이 아닌 오로지 제 머리 속에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저는 부정하고 싶지만 고백컨대 그들의 이름을 빌어서 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성인의 길
뽀빠이 이상용 아저씨는 70년대, 80년대를 거쳐 90년대까지 늘 우리와 함께했습니다. 어린이 프로의 사회자로, 심장병 어린이 치료 사업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요. 다부진 체격에 끊임없는 운동 그리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언제나 튼튼한 뽀빠이 이미지 그 자체였습니다.
술, 담배는 물론 커피까지 입에 대 본 적이 없고 하루 두 세시간의 운동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원칙에 충실한 분인지 알게 해 주는 작은 증거에 불과했습니다. 그런 체력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전국을 도는 군장병 위문을 수 십 년 동안 계속해서 할 수 있었겠지요.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던 예전에 이런 강행군으로 인해 여러 차례 심각한 교통 사고를 당했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수 많은 위문 공연을 거친 결과였을까요? 팔 십 년대 말에 시작한 “우정의 무대”가 대히트 하면서 뽀빠이 아저씨는 결국 국민적인 사회자가 되었습니다. 어머니를 애타게 부르며 눈물 흘리는 군인들을 보면서 저도 눈물 지은 적이 많았지요. 아저씨 소망대로 다시 군장병 위문 공연 사회를 보는 날이 다시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미지 출처: http://img.news.yahoo.co.kr/picture/d5/20060313/6a1487b.jpg
아픈 어린이를 위해 수술비를 마련하는 선행과 힘든 일정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을 내었던 위문 공연 그리고 각종 이웃 돕기 바자회를 통해서 뽀빠이 아저씨는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뽀빠이는 가난한 자, 아픈 자들에게 임한 천사였고 자신을 희생하여 세상을 구원하는 성인이었습니다. 반복적인 자기 단련이라는 동양적 공부의 극한을 보여준 한 위대한 자였으며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전범이었지요.
저의 이 발언에는 어떠한 냉소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들의 습격
그러던 그에게 갑작스럽게 시련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치료비로 쓰겠다고 했던 심장병 수기 책 수익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으며 심장병 어린이 기금을 유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높았던 우리들의 기대 때문이었을까요? KBS 추적 60분의 뽀빠이에 대한 폭로는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을 주었습니다.
뽀빠이
첫째, 심장병 어린이의 수기를 모은 책을 팔면서 이익금 전액을 치료비로 쓰겠다고 했으나 그 일부를 제외한 2억 5천여 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둘째, 시민들이 보내온 치료비조의 성금 육백 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뽀빠이가 모델료 5천 만원 중에서 3천 만원을 치료비로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횡령한 적이 있다고 어떤 건강식품 회사에서 고소를 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내용을 알게 되자 분노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뽀빠이 너마저…… 하는 심정이 되어 세상에 대한 마지막 믿음마저 무너져 내렸습니다. 우리들은 허무에 빠져버렸지요. 그 때문에 메스컴이 달려 들어 그를 짓뭉개 뜯어 먹는 것을 눈뜨고 지켜 보면서도 아무도 그를 도우러 나서지 못했습니다.
일제히 들고 일어선 메스컴들: 어제까지 순결하던 자가 돈 액수 가지고 서로 다투어야 하는 천박한 자가 되어 버렸다. 영웅이 몰락하고 있는 현장.
옥죄어 오는 수사망: 국민들의 분노가 너무나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수사는 초고속으로 진행되었다. 뽀빠이는 출국금지 조치에 이어 압수수색까지 당해야 했다.
우리들은 여태까지 오랜 시간 동안 너무나 많이 속아왔습니다. 종교를 사칭하며, 가난한 자를 등에 업고, 장애인의 손을 잡은 채, 버려진 어린이들을 안고서 우리들을 기만해왔습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 정말 믿고 기댈 곳은 세상에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깨달아 왔습니다.
깊고 깊은 불신의 시대, 이젠 그 어느 누구도 믿지 않겠다고 수 많은 다짐을 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세상에 뽀빠이가 나타났습니다. 물론 처음엔 아무도 그를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뽀빠이는 묵묵히 자기 일을 쉬지 않고 계속 해 나갔습니다. 오늘은 강원도, 내일은 목포, 하루는 부산에서, 다음 날은 포천으로…… 장병들을 위문하며 아픈 어린이들을 돕는 그의 모습은 어느 새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이 되어갔습니다.
그가 있는 곳은 신도들에게 둘려 싸여 내막을 알 수 없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뽀빠이의 활동은 라디오로, 방송으로 늘 우리에게 알려졌고, 누구나 낱낱이 지켜 볼 수 있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이었습니다. 그것이 한 달이 되고 일년이 되고 십 년이 되고 이십 년이 되었습니다. 어느 새 삼 십 년이 가까워 오는 길고 긴 세월 동안 그는 여전히 전국을 누비며 다녔고 그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은 어린이들이 수백 명을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에게 가지게 된 신뢰는 이렇게 오래도록 계속되어 온 봉사의 세월을 눈으로 직접 지켜 보면서 쌓은 것일 것입니다. 하루 이틀은 속일 수 있을지언정 어떻게 세상을 삼십 년 동안 속일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그의 행적은 모두 공개되어있었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그와 같은 신뢰는 얻을 수 없으며 그가 한만큼의 활동을 할 수도 없다는 것이 명확했습니다. 위문 공연과 아픈 어린이 치료, 또 다시 위문 공연, 또 다시 치료, 반복 또 반복, 다시 반복, 그리고 또 다시 반복……
수신을 가장 기본으로 치는 동양적 사상에서 공부란 자신의 몸을 닦는 행위의 방법론을 말합니다.
삼십 년 동안 수도한 사람과 삼십 년 동안 청소를 한 사람은 똑 같이 존경 받아야 합니다. 물론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정말 제대로 그 일을 했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지만 인간은 완벽할 수 없는 법. 조금의 잘못은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삼십 년을 봉사활동을 해 온 뽀빠이는 존경 받아야 합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삼십 년을 공부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뽀빠이는 공부가 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반복적인 봉사를 통해서 누구보다도 더 성인에 가까이 간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믿던 뽀빠이 아저씨는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일부의 소문과 같이 그가 정치권의 압력에 저항하다가 어용방송의 정치 PD에게 걸려 무고를 당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를 파멸 시키려던 세력이 마침 여론의 뭇매를 맞고 몰락함으로써 다행스럽게 검찰로부터 제대로 된 판단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습니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죄가 없음이 밝혀 졌지만 한 번 더럽혀진 명예는 다시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그 후 그는 이전까지 가지고 있었던 모든 명예를 반납하고 일개 사회자 혹은 방송인의 신분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봉사하는 연예인이라는 자랑스런 칭호는 더 이상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실망한 그는 건강을 헤치게 되고 화병이 생겨서 외국으로 나가기도 합니다.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지방 방송 사회나 돈 받고 하는 경로 잔치가 고작이었습니다. 서해 대교 넘어 있는 행담도 휴게소에서 만담을 녹음한 고속도로용 테이프를 팔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요?
시간, 거짓을 이기는 힘
그 후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세월을 이기는 것은 없습니다. 세월 앞에서는 아무 것도 감출 수 없습니다. 오늘 날 우리들은 그 날의 진실을 알아낼 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되돌아 보았을 때 우리가 알고 있던 뽀빠이, 우리가 믿고 싶었던 뽀빠이가 아닌 뽀빠이의 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뽀빠이
왜 그는 무혐의를 받은 후에 KBS와 추적 60분을 고소하는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하여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는가?
그가 무죄라면 왜 방송에 재기할 수 없었나?
왜 그가 치료를 도운 수 백 명의 어린이들은 그의 명예 회복을 위해 나서지 않는가?
이 모든 것은 지나간 역사의 화석처럼 기록되어 있는 자료들을 통해 그 진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사실 확인과 증거 확보도 가능합니다.
우선 그의 심장병 어린이 기금 유용 부분은 그 스스로 시인한 사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 보복과 외압 혹은 음해 세력의 장난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추적 60분에서 주장한 자금 유용과 횡령 부분은 명백한 사실이라는 점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여태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던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던 제 기억과는 달리 그는 사실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변명만을 했을 뿐이었습니다.
수 십 년간에 걸친 사회에 대한 봉사와 인기 절정에 있는 방송 프로의 사회자 역할을 하루 아침에 그만 두어야 한다면 누구라도 억울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것도 그가 수고한 것에 비하면 정말 얼마 되지도 않는 돈 몇 푼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사람을 살리는 일이 급해서 자금 관리는 조금 주먹구구식으로 한 면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하나 따로 놓고 보면 자금 유용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크게 봤을 때 언제나
한 번도 남을 도와본 적이 없는 인간들이 평생을 헌신한 사람의 사소한 잘못을 파헤쳐서 세상에 대고 떠드는 것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었겠습니까? 먼저 조언을 해주었다면 잘못을 고쳐서 더 잘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원망을 가져본들, 남의 잘못을 이용해서 유명해지는 것이 목적인 자들 앞에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시청률 높이는 데 혈안이 자들에게 말려들어 자신을 변호하고 조목조목 따지는 것이 구차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선한 일,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쉽게 빠져드는 상대적인 도덕적 우월감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도둑놈도 남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남의 선행보다는 잘못된 부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지요.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자들의 죄에는 관대하지만 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사소한 잘못에는 크게 분노합니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칭찬하는 것에는 인색한 반면 선행은 열심히 할수록 오히려 더욱 가혹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 세상 인심입니다.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세상이 그렇게 생겨 먹었는데 어떡하겠습니까?
뽀빠이
잘못된 선택
그 모든 사건이 정치인의 음해라는 주장은
처음에 시인했던 내용들을 조사 과정에서 모두 부인했고 횡령 부분은 돈을 돌려 줌으로써 해결했다고 주장하고 재산 환원과 은퇴 선언을 번복한 후 아무런 사과 없이 지방 방송을 재개했다.
정치, 언론, 검찰에 있는 자신의 인맥을 동원하여 각종 로비를 한 의혹과
뽀빠이 이상용 2차 폭로 방송을 하려던 KBS 추적 60분이 결국 방영 하루 전에 취소되도록 했다는 의혹이 있다.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한 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절하고 아무런 해명도 해주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검찰 공보관은 사건 당사자가 아닌 자에게 사건 내용을 말해 줄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PD저널
이렇게 지난 기록을 들여다보면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었는지 그림처럼 떠오릅니다. 그러나 저는 이에 대해 아무것도 명확하게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저 같은 개인은 그냥 짐작으로 생각할 수 있을 뿐, 어떤 것도 확인해 줄 수 없습니다. 당연히 제 생각이 완전히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무엇이 뽀빠이
다시 사는 길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도 없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한다면 사람들의 용서를 받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뽀빠이의 잘못은 그의 자복만으로도 충분히 용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를 잃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니까요.
방송국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면 오늘 날 뽀빠이의 모습은 정말로 많이 달라져있을 것입니다. 그 때 막 설립된 뽀빠이 재단이 이런 비판을 수용하여 주먹구구식 방식을 탈피하고 투명한 경영에 전념했다면 우리나라의 복지 정책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음지는 생기기 마련이지요. 뽀빠이는 그 곳을 비추는 한 상징으로 따뜻한 빛이 되어 우리들 곁에 영원히 있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뽀빠이
그가 고쳐 준 수 많은 어린이들은 이미 어른이 되었습니다. 새 생명을 얻은 오 백 명이 넘는 어린이들 중에서 그를 위해 힘써줄 오십 명이 없단 말입니까? 아니 그를 끝까지 믿고 따를 다섯 명의 은혜 갚을 사람들은 있겠지요? 그 다섯 명의 외침 만으로도 세상은 바뀔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들도 뽀빠이 아저씨를 돕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진실을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은 거짓으로 세상을 호도한 뽀빠이의 잘못 때문에 그를 도울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방송인들도 거짓으로 회칠한 뽀빠이의 과거를 다시 살릴 수 없습니다. 진실을 덮기 위해 영향력을 동원하고 아무런 해명 없이 은퇴를 번복했으며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을 지키지 않은 뽀빠이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의 오랜 봉사의 세월을 재평가하고 그의 노력에 대해 공로를 인정하려고 해도 그가 거짓으로 틀어막아 버렸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 뽀빠이 자신이 나서야 합니다.
뽀빠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진실한 자기 회개뿐입니다.
영웅을 만들지 않는 사회, 남 잘되는 것은 눈뜨고 못 보는 세상, 남을 위해 사는 것을 바보 같은 짓이라고 믿는 시대.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더라도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가장 냉정한 자들의 잔인한 검열까지 통과해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세상에 검증 없는 신비는 없습니다. 비둘기처럼 순결하기를! 또한 뱀처럼 지혜롭기를!
방송은 주기적으로 존경 받는 사람들 뒤를 캐서 특종이나 잡으려고 달려드는 하이에나 같은 존재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존경 받는 자 중에서 여태까지 그들의 공격에 살아 남은 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무참하게 잡아 먹힌 뽀빠이는 그래서 위대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들을 혐오함으로써 가장 나쁜 길로 간 뽀빠이는 이제 모든 것을 잃어 버리고 아무도 존경하지 않는 그저 한 연예인으로 남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file2.cbs.co.kr/newsroom/image/2006/03/27114434028_60800020.jpg
영원한 생명
그러나 저는 아직도 뽀빠이 편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뽀빠이 아저씨가 했었던 만큼의 봉사를 할 수 없습니다. 저도 현역 시절 뽀빠이 아저씨의 위문 공연을 경험하면서 즐거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돈벌이 했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뽀빠이 아저씨의 순수했던 봉사의 열정은 저도 결코 의심하지 않습니다. 뽀빠이를 돕고 싶어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순간의 잘못을 덮기 위해 만들어 낸 거짓 때문에 아무도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뽀빠이를 잠시 살게 해 주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후 영원한 죽음만이 남았습니다. 당신의 진실된 회개가 필요합니다.
뽀빠이 아저씨는 오늘도 열심히 운동을 하고 계시니까 건강하게 장수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도 그렇게 길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다시 봉사에 임함으로써 방정환 선생만큼 역사에 남을 존재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긴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진실은 드러난 곳에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새벽에 홀로 깨어난 채 이불 속에서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지 생각할 때, 그 외롭고 조용한 순간, 오직 제 내면의 소리만 들릴 때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이었습니다. 진실이란 자기 스스로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 홀로 있을 때 떳떳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무도 없는 곳, 깜깜한 새벽, 홀로 고뇌한 뽀빠이의 내면의 결정에 따라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일시에 바뀔 것이라는 것을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제 역사 속에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나이가 되셨을 뽀빠이 아저씨께 제가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이 조금은 들렸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도 사람들도 당신을 용서하고 이해하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뽀빠이 아저씨가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자복하고 회개함으로써 다시 위대한 영웅으로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그것만이 뽀빠이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고 있는 “우정의 무대”로 복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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