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오빠 만세 -- 1. 박성호편 본문
이 글은 누구나 얻을 수 있을 정보를 근거로 쓰는 글입니다. 이 글에 언급된 사람들을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개인적인 접촉을 하거나 근거가 불확실한 뒷얘기를 찾아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들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그냥 알게 된 이야기까지 무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공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적으로도 위대한 인간은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을 전제로 글을 씁니다. 알려진 바와 달리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면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제 글이 속 모르고 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으로 판단한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진실에 접근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제목과 같이 이 글은 객관화된 인물이 아닌 오로지 제 머리 속에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저는 부정하고 싶지만 고백하건대 그들의 이름을 빌어서 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내 안의 사람들 1. 박성호편
이미지출처: http://cafe.daum.net/qkrtjdgh/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소재와 뛰어난 무대 장악력 그리고 개인적인 노력까지 더해져서 정말 훌륭한 개그맨으로 우뚝 섰지요. 즉흥 연기가 인기를 얻고 그것이 유행어가 되고 또 다른 애드립으로 다시 인기가 증폭되고…… 공연하는 동안 스스로도 즐거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관객도 좋아하고 시청자들도 좋아했지요. 그렇게 당신의 날들은 아름다웠습니다.
그 화려한 시간만이 계속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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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그 덧없는 바람
웃찾사로 갔었지요? 그 곳에서 무슨 역할을 했었는지는 저도 기억이 없습니다. 검색해서 찾은 자료를 봐도 전혀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상하지요.
실력과 인기가 왜 같이 가지 않을까? 왜 능력 있는 사람이 정상을 고수하기 어려울까?
아닐 겁니다. 그분은 인기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쳐보지 않아서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일찍 정상에 서버리고 그 곳에서 추앙 받으며 강제로 떠받들어지고 있는 밥 딜런 같은 존재니까요. 그녀가 어떻게 시청률에 목숨 거는 하루살이 같은 자들의 인기라는 신기루를 이해할 수 있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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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그전에 히트했던 대사를 되풀이하면서 관객들이 다시 옛날과 같은 호응을 해주기를 바라기도 하고 일부는 새로운 개그로 또 다른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 번 어색해진 분위기는 다시 좋아지지 않았지요.
시간이 서서히 흘렀습니다. 시간은 무서운 것입니다. 모든 것을 진부하게 만들어 버리고 억지로 끌고 가는 것들이 제 풀에 지치게 만들지요.
바뀐 상황을 견딜 수 없었던 일부는 그렇게 무대를 떠났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현실의 벽에 절망하여 조용히 주어진 역할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개콘과 웃찾사의 멤버이며 인기 있는 개그 코너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더 이상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는 비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잊혀진 존재였지요 마치 개그를 위한 소품 취급을 당했습니다. 그 수모를 견디며 재기를 꿈꾸던 사람들도 결국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무대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고군 분투하는
이봐 저기
인기는 그저 잠시 곁에 머물렀다가 금방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바람과 같은 것일까요? 차례가 아니면 가질 수 없고, 기다린다고 차례가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고, 남의 것을 뺏을 수도 없고, 영원히 가지고 있을 비법도 없고, 반드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법칙도 없고……
재미있어 하는 것을 반복해도, 인기 있는 것을 과장해도, 비슷하게 바꾸어도, 완전히 다르게 해도 안 되는…… 이해 할 수 없는 어떤 것.
사람들이 나에게 보이는 잠깐 동안의 관심, 그것일 뿐이지요. 능력이 있다고, 노력한다고 반드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좀 더 일찍 깨달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니 인기가 있을 때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세상에 대해 좀 더 감사하며 살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인간이 있기나 할까요? 이 글을 쓰는 저에게도 봄날이 있었지요. 그러나 저 역시 그러지 못했습니다.
잘 나갔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저에게는 자신감을 넘어선 오만함이 지배했었던 것을 알게 됩니다. 세상을 호령하며 내가 가장 잘났다고 자신했지요. 사람들의 배려 속에서 살면서 그들을 무시하고 저처럼 잘 나가고 있지 못한 사람들을 폄하했지요.
봄날이 가고 한없이 계속될 것 같았던 날들이 지난 후에 저도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제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글쎄요, 그들이 저를 용서해줄까요? 긴 침묵의 시간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고난을 견디며
개콘으로 돌아온 당신은 한 동안 웃기지 못했습니다. 개콘과 웃찾사를 왔다갔다했던 사실을 무시하고 뻔뻔하게 웃길 수 있었으면 했지만 당신의 표정에서 뭔가 주눅든 마음이 비쳐 보이더군요. 그 모습을 보는 저도 사실 당신을 보고 웃지 못했습니다. 개콘으로 돌아온 다른 개그맨들이 과거 캐릭터를 재현하며 인기 회복을 노렸지만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자존심 때문이었을까요? 그들은 곧 개콘을 떠났습니다. 아마 누구라도 같은 상황이 되면 그렇게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능력 있는 개그맨인 당신이 가장 먼저 떠날 줄 알았습니다. 놀랍게도 당신은 굴욕이라고 느낄만한 역할을 묵묵히 받아들인 채 열심히 했습니다. 한 코너의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다른 개그맨이 뜨도록 보조 역할을 정말 성실히 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슬픈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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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당신은 자신이 맡은 부분에서 열심히 했습니다. 남들을 위해서 조연 역할을 열심히 했고, 화면에 잡히지도 않지만 누구보다도 오버를 했으며, 주어진 역할을 언제나 성실히 했음을 압니다. 제가 압니다. 언제나 저는 당신을 응원했고 좀 더 잘되기를 빌어 왔습니다.
당신을 보면서 저도 제 인생을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저도 이제 남들을 위해서 사는 시간을 좀 더 만들고 싶습니다. 남들을 빛내줄 때 나도 빛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cfs.flvs.daum.net/files/3/34/64/11/111972/thumb.jpg
이미지 출처: http://image.ohmynews.com/down/images/1/staright_205158_1%5B271595%5D.jpg 새로운 시도
긴 시간이 다시 흘렀습니다.
이미지 출처: cafe.daum.net/dribblezone 봉숭아학당의 선생님이 되셨더군요. 이후에 스스로 원로가 되려고 하지 말고 예전보다 더 과감한 시도를 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주연으로 나서서 능력을 발휘했으면 합니다. 그 뛰어난 애드립과 순발력을 살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좀 더 노력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뮤직토크: 꼭 다시 보고 싶은 이미지 출처: http://cafe.daum.net/qkrtjdgh/
오.빠..만….세…… (Celin Dion의 All By Myself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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