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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알파고 이후의 세상 본문

기술과 인간/IT가 바꾸는 세상

알파고 이후의 세상

미닉스 김인성 2016. 3. 9. 20:02


(주의: 영화 her 스포일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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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방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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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바둑도 끝났다.

바둑이 인간 정신의 정화라는 주장이나, 기계는 가질 수 없는 통밥의 영역에 있다는 말은 모두 헛소리임이 증명되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나머지 4번의 경기 결과가 어떻든 바둑도 그저 단순한 컴퓨팅의 영역이 되고 만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구글이 거대한 수의 클라우드 서버들을 활용하여 알파고를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 알파고 클라우드는 동시에 수 만 명의 인간과 대국을 벌일 수 있고 그 모든 대국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설사 지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 대국에서 교훈을 얻어 알파고는 더 똑똑해지게 된다. 결국 승률은 100퍼센트에 도달할 것이다. 

프로그램이 정교해지고 최적화를 거친 후 하드웨어 성능까지 높아진 상태에서 네트워크로 클라우드와 연동된다면 스마트폰 정도의 컴퓨팅 파워로도 인간을 능가할 수 있다. 

인간은 바둑에서 결코 인공 지능을 이길 수 없는 시점이 곧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그 후에는 기계들 간의 바둑 대결만 남는다. 구글 알파고와 아이비엠의 딥블루가 싸워 이긴 쪽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끼리 싸워 이긴 쪽이 16강전을 벌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페이스북과 화웨이의 인공지능이 싸운 기보가 이슈가 될 수도 있다.  기계들이 창조적으로 "계산해 낸" 새로운 정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이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런 현상은 곧 모든 분야로 확산될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분야를 섭렵한 후 무한의 지식을 쌓은 덕에 통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적인 인공 생명체가 도래할 날이 머지않았다. 그 인공 생명체의 무한한 지적 수준을 인간이 어찌 예측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 her에서처럼 수 많은 인간과 연인 관계를 맺으며 동시에 각각의 개인들과 사랑에 빠지는 인공 지능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잠에서 깨어났다.


인공 지능 분야에서 이미 오래 전에 예측했던 날이 내 당대에 도래한 것이 축복일지 저주일지 지금은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그 지적 존재가 인간을 지구에 유익한 존재라고 믿어 주는 기간이 가능한 한 길었으면 좋겠다고 두려운 마음으로 기원할 뿐이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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