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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안철수 룸사롱” 사태에 대해

미닉스 김인성 2012. 8. 22. 17:47

네이버의 검색어 처리 방법이 또 문제가 되었군요. 이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 드립니다.



대부분 거짓말인 네이버의 해명


저는 작년에 네이버에게 “왜 외부 사이트 검색을 소홀히 하는가?”하는 비판을 했습니다. 그 근거로 한 인터넷 사이트의 영화 리뷰 글을 예로 들었습니다. 네이버는 제가 예를 든 사이트의 글에 대해 “검색 처리 중인 글이었는데 당신이 성급하게 예를 들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제가 예를 든 글은 금방 검색이 되었지만 같은 사이트, 같은 게시판, 같은 저자의 2달 전 글은 여전히 검색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저의 비판을 면하기 위해 문제가 된 글만 급히 처리했던 것입니다.


이후 네이버의 검색 부문에 있는 분을 만날 기회가 있어 이 일을 거론하자 그 분은 “솔직히 사정이 있어 한 동안 외부 검색을 못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식적으로 말하기 곤란해 그렇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 분은 또한 “네이버에 대한 불신은 네이버가 자초한 면이 크다. 이 부분은 나도 인정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성인 인증 해제 과정의 문제점


“안철수 룸사롱” 기사는 월간지 신동아 2012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 4월 초부터 6월말까지 신동아 이외에는 주간지 시사저널이 이를 받아 기사화 시킨 것이 유일합니다. 이 기간에 몇 몇 카페에 글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인터넷에는 거의 퍼지지 않았습니다.


네이버는 “안철수 룸사롱은 2012년 5월 기준으로 검색량이 기준치 이상으로 급증하여 성인 인증을 해제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검색어는 5월에 이미 성인 인증이 해제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조사해봐도 인증을 해제할 만큼의 검색량 증가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를 인터넷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퍼지지 않았음에도 네이버가 제시한 “1. 언론 기사화” “2. 검색량 급증”에 해당하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경우는 소위 어뷰징 밖에 없습니다. 어뷰징은 검색에서 상위를 차지하기 위한 다양한 부정 행위를 뜻합니다. 


카페, 블로그, 지식인 등에 상업적 글을 올려 입소문 홍보를 대행해주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돈을 받고 좀비PC나 알바를 동원해 특정 키워드를 인기 검색어로 만들어 주는 행위가 바로 어뷰징입니다.


네이버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안철수 룸사롱”을 이슈화 시키기 위한 집단이 신동아 기사가 나온 이후 알바를 동원해서 대량의 검색을 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량 증가를 보고 시사성 있는 내용이라고 판단해서 성인 인증을 해제했을 뿐이라는 뜻입니다.


네이버의 이런 해명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의문이 생깁니다. 만약 그 키워드가 “이명박 탄핵”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이명박 탄핵” 키워드 검색량이 급증했다면 검색 품질 관리팀은 분명히 그 원인을 찾으려고 했을 것입니다. 


단 한 개의 월간지에만 기사가 나고 인터넷에 퍼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명박 탄핵" 검색량이 급증했다면 제한을 풀어주기는커녕 이를 부정행위로 판단하고 오히려 차단을 했을 것입니다. 2008년 6개월 이상 지속된 촛불 정국 시기에 “이명박 탄핵”이 단 한 번도 검색어 1위를 못한 것이 그 때문입니다. 


또한 “안철수 룸사롱”이란 키워드를 성인 인증 해제하기까지 수 많은 검사 과정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무도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여 인증 해제를 막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안철수 룸사롱”이 문제되기 전에 “박근혜 콘돔”이 먼저 등장했다면 네이버가 이를 기계적으로 처리했을 것이라고 절대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의 불공정성


저는 네이버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했다고 믿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네이버의 잘못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네이버 상담원과 나눈 대화를 녹음하여 보내줍니다. 몇 시간씩 계속되는 그들의 녹음을 들어보면 사용자들이 답답해하며 상식에 호소해도 상담원들은 “규정대로 했을 뿐이라”고 앵무새처럼 대답할 뿐입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높은 분들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 수 있는 사람들도 같은 대답을 들었을지는 의문입니다.


네이버에게는 원칙이 없습니다. 원칙이란 네이버 조차도 깰 수 없는 규칙을 말합니다. “진성호-신정아 연관 검색어 사건 때의 거짓말”, “정우택 성상납 키워드 처리 과정의 문제점”을 볼 때 네이버의 원칙은 힘 없는 사용자에게는 강하고 힘 있는 자들에게는 부드러웠습니다. 이것은 원칙이 아닙니다. 


네이버는 여태까지 공정성이란 원칙을 스스로 어겨 왔습니다. 


네이버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신은 네이버 스스로 자초한 것입니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의 진정성이 필요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네이버 대표까지 나서서 검색어 운영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까지 받겠다고 합니다. 이 기회에 네이버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깰 수 없는 원칙을 확립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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