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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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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인간/IT가 바꾸는 세상

언론사, 특히 전자신문 제발 좀 정신 차려라!

미닉스 김인성 2018. 5. 2. 04:12

전자신문이 넷플릭스에 대한 연재 기사를 썼습니다.


[넷플릭스 충격]〈상〉"통신망에 재앙적 충격...망 이용대가 협상 절실"


간단히 요약하자면 

1. 영화 등 콘텐츠를 전세계에 유통하는 넷플릭스가 엘지유플러스의 IPTV망에 입점하게 되었다.

2. 엘지유플러스는 초반에 가입자 증가 효과를 보겠지만 타 통신사도 입점시킬 것이므로 오래가진 않을 것이다. 

3. 대신 넷플릭스에 굴욕에 가까운 "퍼주기"를 한 댓가로 미래는 재앙으로 바뀔 것이다.

4. 넷플릭스가 결국 국내 유무선 트래픽의 70%를 점유하지만 이익의 90%를 가져가므로 통신망 주권이 상실될 것이다.

5. 때문에 통신사는 망 이용 대가를 받아야 한다.


저는 이 기사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만약 전자신문이 통신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쓴 기사라면 아래 글은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1. 이 기사는 통신사가 왜 넷플릭스를 IPTV망에 입점시켰어야 했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 쓴 기사입니다.

IPTV망이란 통신사 콘텐츠만 독점적으로 팔기 위해 구축한 물리 망입니다.

IPTV망은 동영상 전송에 특화되어 있으므로 고화질 영상을 수 많은 사용자에게 동시에 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습니다.

IPTV망은 물리망일 뿐이므로 콘텐츠를 가진 어떤 업체도 입점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유사한 국내 콘텐츠 유통업자인) 다음TV, 네이버TV가 통신사의 독점망인 IPTV에 입점하려고 했으나,

통신사가 자기들만 독점적으로 콘텐츠를 팔기 위해 입점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통신사는 자사 IPTV망에 자사 독점 콘텐츠만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독점 콘텐츠를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결국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는 넷플릭스를 입점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한국의 통신사는 동영상 전용망인 IPTV를 독점적으로 운영하며, 

국내 콘텐츠 유통사들을 다 죽인 후에 콘텐츠가 없어지자,

결국 외국 기업인 넷플릭스에 IPTV망을 개방한 것입니다.

(아... 정말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부분을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기자분들은 이 부분을 정말 이해해야 합니다.)


통신사는 물리망만 관리하고, 

콘텐츠 판매는 유통사가 하는 것이 정상적인 모습이지만,

통신사가 모든 것을 독점하려고 하다가, 

국내 기업들을 다 죽이고,

결국 외국 기업에게 시장을 다 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2. 이 기사는 IPTV에 입점한 넷플릭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봐 주는 것이 통신사에게 이익이란 것을 모르고 쓴 기사입니다.

한국 사용자들이 미국에 있는 넷플릭스 서버에서 영화를 보면, 

영화 데이터가 미국에서 태평양 해저 광케이블을 거쳐 한국에 오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국제 광 케이블 사용료를 내야 합니다.


그래서 통신사들에 서버를 두고 사용자가 많이 찾는 영화 데이터를 저장해둡니다.

그 후부터는 미국까지 갈 필요 없이 통신사 서버에서 영화를 다운로드 시켜주면 됩니다.

 

이것을 캐시서버라고 부릅니다. 캐시 서버는 통신사의 국제 망 사용료를 줄여 주는 좋은 해결책입니다.


일단 넷플릭스를 IPTV에 입점시키면,

거의 모든 영화는 통신사 서버에 저장되고,

사용자는 동영상 전용망인 IPTV망을 통해서 쾌적한 감상을 할 수 있습니다.


엘지유플러스에 가입하면 넷플릭스 고화질 영화를 끊김없이 볼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

당연히 엘지유플러스로 사용자가 몰릴 것이므로, 

다른 통신사도 넷플릭스를 입점 시키고 캐시 서비스를 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즉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의 모든 통신사들이

(통신사의 이익을 위해서) 넷플릭스 용 무료 캐시 서버를 운영하게 될 것이란 뜻입니다.


 


3. 이 기사는 넷플릭스가 생산자이므로 망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쓴 기사입니다.


통신사들은 소비자인 인터넷 사용자에게 망 사용료를 받으면 됩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데이터 사용량만큼 돈을 내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이 생산자인 인터넷 기업에게서 망 사용료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이것을 망중립성이라고 부릅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망 중립성이란 "생산자인 인터넷 기업에게 망 사용료를 받을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미국의 인터넷 환경에서 넷플릭스, 구글 유투브, 페이스북 등은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습니다.

유투브가 초고화질 동영상을 무제한으로 서비스하면서도 동영상 제작자에게 이익을 나누어줄 수 있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영화를 서비스하는 넷플릭스는 엄청난 데이터를 사용하지만, 망 사용료를 내지 않으므로 사용자가 늘어나더라도 이익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동영상 업체는 1GB/s 당 월 500만원을 내야 합니다. 

이를 넷플릭스에 적용하면 넷플릭스 수익을 모두 망 사용료로 지불해도 모자랄 금액입니다.

실제로 과도한 망 사용료 부담 때문에 (시청자한테 돈을 구걸하는 아프리카TV를 제외한) 한국의 동영상 업체는 모두 망했습니다.


하지만 "생산자인 인터넷 업체는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는 망중립성 원칙이 지켜진 미국은 인터넷 기업들이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경쟁력으로 전세계를 공략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거꾸로 한국 기업처럼 미국 기업인 넷플릭스도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말 멍청한 생각일 뿐입니다.

기자가 제 정신이라면 "한국 기업에게도 넷플릭스와 같은 대우를 하라"고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망 중립성을 이 보다 더 쉽게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것도 어렵다면 제가 그릴 만화를 보시는 것 밖에 해결책이 없습니다.ㅠㅠ)


4. 이 기사는 넷플릭스란 기업과 한국의 언론사들이 같은 처지란 사실을 모르고 쓴 기사입니다.


넷플릭스는 한 해 80억 달러를 콘텐츠 제작에 쏟아 붓고 있습니다.

제작비 한도와 납기만 지켜주면 그 어떤 간섭도 안 하는 넷플릭스의 정책(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DJ의 정책과 동일)이 전세계 영화계에 르네상스를 불러 오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콘텐츠 확보가 목표일 뿐 특정 영화에 대한 흥행에는 큰 신경 쓰지 않으므로 이런 정책이 가능합니다.

현재 흥행 때문에 좌절된 영화, 제작비 부담에 제작되지 못한 영화, 꼭 필요한 다큐멘터리들이 홍수같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 것이 갓플릭스 덕분입니다.

넷플릭스는 수익의 거의 전부를 쏟아 부으며 영화 소비 방식을 바꾸는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갓갓 기업입니다.



한국의 통신사가 Iptv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창작자들에게 얼마를 투자했는지 아시면 경악하실 겁니다.(아.. 맞다... 아기 상어 뚜 루루 뚜루에 투자 했지 씨바..)


갓플릭스님은 이렇게 확보한 콘텐츠의 막강한 경쟁력으로 결국 한국의 모든 통신사의 Iptv망을 독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콘텐츠 생산자란 관점에서 보면 넷플릭스와 전자신문은 같은 처지입니다.

넷플릭스의 영화와 전자신문의 콘텐츠는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 사용자에게 전송됩니다.

하지만 미국 기업인 넷플릭스는 망을 공짜로 쓰고 있는데, 

한국 기업인 전자신문은 자사 사이트에 올라 와 있는 동영상 서비스의 망 사용료를 1GB/s 당 500만원씩 내야 하는 점이 다릅니다.


전자신문 기자는 통신사 입장에서 넷플릭스를 비판하는 기사를 써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넷플릭스와 같이 전자신문 사이트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기사를 써야 합니다.


넷플릭스는 막대한 수익을 콘텐츠 창작에 재투자하고 있는데,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포털, 언론사, 방송사, 블로그, 카페 등 모든 사이트 포함)은 통신사의 망 사용료 때문에 생존마저 위협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진실을 알지 못하는 기자가 통신사 앞에서 전자신문과 같은 처지인 넷플릭스를 공격하는 기사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적어도 기자라면 뭐가 문제인지는 제대로 파악하고 기사를 써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전자신문이 통신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쓴 기사라면 위 발언은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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