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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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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은 통신사 홍보 매체인가?

미닉스 김인성 2018. 5. 16. 20:37

전자신문이 또 극히 편파적인 뉴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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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정부 상대 소송...한국 통신망 무임승차?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하여 국내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이에 방통위는 3억 9600만원의 과징금을 매겼다.

페이스북이 접속 경로변경시 문제가 생길 것을 알면서도 국내 통신사와 접속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이를 감행한 것은 중대한 위반 행위이다.

이를 방관할 경우 외국 콘텐츠 업체가 국내망 무임승차 현상이 심해지고, 국내 콘텐츠 업체의 역차별 논란이 우려된다.

인프라 구축 유지 비용을 일방으로 떠안는 통신사들이 적절한 망 이용 대가를 받는게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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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정말 절망적인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1. "망 이용 대가"란 단어는 사기다.

통신사는 마지막 한 바이트까지 망 이용 대가(망 사용료)를 "사용자"에게 받고 있다. 당신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할 때, 카톡을 할 때, 동영상을 볼 때마다 통신사는 돈을 챙기고 있다.

따라서 "생산자인 인터넷 업체"에게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이중과금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미국의 인터넷 업체는 "망 이용 대가"는 물론 "망 사용료"조차도 내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남한 인터넷 업체의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 통신사가 나라를 말아 먹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매국 행위를 남한의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에서 돕고 있는 중이며, 이를 비판해야 할 언론까지 가세하고 있다. 

IT에 무지한 일반 신문은 그렇다쳐도 어떻게 IT에 특화되었다는 전자신문까지 이 따위 개소리를 떠들 수 있는가?


2.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국 업체에게 "망 사용료"를 내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

 

국내 업체들은 1GB/S 당 500만원을 내고 있지만 페이스북 등 외국 업체는 한국에 서버가 없으므로 "망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

(미국 업체는 미국 내의 통신사에게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도록 바뀌어야 한다.)


망 사용료 부담 때문에 한국의 인터넷 업체가 고사했기 때문에 한국의 사용자들이 구글 유투브, 페이스북, 트위치 등 외국 업체에 접속하자 국제망 접속료가 증가했다.


이 때문에 한국 통신사들이 국제 망 사용료 부담을 덜기 위해서 통신사 안에 외국 업체의 콘텐츠를 복사해 놓고 국내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것을 캐시서버라고 부른다. 인기 있는 강남 스타일 뮤직 비디오를 통신사 서버에 저장해 놓으면 영상을 보겠다는 남한 내 사용자가 많아져도 통신사는 국제망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


즉 한국 통신사들은 국내 업체에게는 1GB/S 당 500만원을 받는 반면, 외국 업체에게는 모든 것을 무료로(심지어 서버까지 통신사 것!) 서비스해주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이런 모순을 해결해보고자 "망 이용 대가"라는 사기 논리를 개발해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페이스북 미국 본사에 가서 망 이용 대가 협상을 한다고 개소리를 하고 있는데, 이런 초보적인 사기에 한국 관료와 기자, 사용자들이 속아 넘어가는 것이 슬플 뿐이다. 

이것은 어느날 와칸다의 통신사가 한국에 와서 네이버에게 (와칸타 국민들이 네이버에 많이 접속하므로) 와칸다 망 이용 대가를 달라고 주장하는 것과 동일하다. 

네이버는 물론 그 어떤 인터넷 업체도 코웃음을 칠 것이다. 

(사실 통신사가 "망 이용 대가 본사 협상 중"이라고 떠드는 이유는 외국 업체에게 망 이용 대가를 받으려는 것이 아니고 국내 업체에게서 뜯어내는 망 사용료를 잃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망 이용 대가"는 사기다. "망 사용료"도 부당하다. 남한의 인터넷을 살리려면 생산자에 대한 망 사용료까지 폐지하도록 해야 한다.


3. 방통위, 과기정통부는 통신사와 한통속이며, 언론들도 통신사 홍보 업체일 뿐이다.


남한에는 망중립성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상호접속고시"란 제도가 있다.

이것은 "데이터를 보낸 쪽에서 돈을 내라"는 원칙이다.


이 법은 전세계에서 한국에만 유일하게 있는 통신사를 위한 악법이다. 

이 법 때문에 생산자인 인터넷 업체들이 통신사에게 모든 수익을 뺏기고 있다.


생산자인 네이버, 페이스북은 사이트를 열어 놓기만 하면 된다. 

통신사는 사용자에게 망 사용료를 받으므로 서비스 품질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즉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 많이 접속하면 접속 품질 보장은 통신사가 해줘야 하는 것이다.


왜 네이버가 와칸다 사용자들의 접속 품질을 책임 져야 한단 말인가?

왜 페이스북이 남한에 있는 사용자들의 접속 품질까지 신경을 써야 한단 말인가?

(이 문장이 이 논란의 핵심이다. 이 논란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이 문장을 이해해야 한다.)


페이스북이 느리면 느린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그냥 쓰면 된다.

미국에 있는 서버에서 수많은 네트워크 업체를 거쳐 남한의 사용자에게 올 때까지의 속도를 왜 페이스북이 보장해야 하는가?


회선 품질 보장은 사용자에게 돈을 받는 통신사의 책임이다.

사용자는 속도 빠른 통신사를 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

페이스북 접속 경로 변경 논란은 통신사들의 접속 품질 경쟁으로 생긴 일이며, 이 문제는 통신사들이 해결해야 일일 뿐이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은 아시아 지역의 서비스 속도를 높이기 위해 홍콩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지었다.

남한의 KT는 (국제망 사용료를 줄이기 위해) 여기까지 전용선을 끌어가서 연결을 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페이스북 접속 품질이 좋아졌다.

한국의 통신사들은 미국 본사 서버까지 가지 않고도 속도를 높일 수 있게 해 준 페이스북에게 감사해야 한다.


하지만 남한의 통신사들은 적반하장으로 망 이용 대가를 달라고 땡깡을 부리고,

남한의 방통위는 아무 책임도 없는 페이스북에게 과징금을 물리고,

남한의 IT 전문 언론이라는 전자신문은 개소리를 기사라고 쓰고 있는 중이다.


정말 답답하다. 

나라가 망해가고 있는데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김인성.


참고1: 내가 대한민국이라고 쓰지 않고 남한이라고 쓰고 있는 이유는 남은 반쪽이라도 이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의 표현이다. 


참고2: 나는 콘텐츠 창작자 입장에서 콘텐츠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페이스북을 악당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네이버도 악당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통신사와 인터넷 콘텐츠 생산자란 관점에서는 페이스북과 네이버를 편들지 않을 수 없다. 


외국 업체에 대한 논란을 통해 국내 인터넷 정책이 얼마나 모순되는지 드러나고 있다. 

그 해결책은 외국 업체에게 잘못된 국내 관행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기준을 국내 업체에게 적용할 수 있게 바꾸는 것이다.

즉 페이스북을 위한 정책이 바로 네이버를 위한 정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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