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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들을 위한 안 더부룩 피자 만들기

미닉스 김인성 2017.06.25 22:17

아재들 중에 밀가루 피자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20살이 넘어서야 피자를 먹어 본 세대라 피자가 별로 입에 맞지 않았고 먹고 나면 늘 더부룩했습니다.

밀가루에 치즈가 들어간 이태리 빈대떡인 피자를 아예 싫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사실 신속하게 배달되는 한국화된 외국 음식이란 점에서 피자는 빈대떡보다는 짜장면과 더 유사합니다)

저도 이태리까지 가서 피자를 연구(^^)했음에도 더부룩함은 없애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피자질 이십 년 만에 드디어 그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재들도 부담 없는 맛있는 피자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 비법을 공개합니다. 짜잔~~~~


1. 도우 만들기

도우는 유기농 국산 밀가루를 씁니다. 강력분이나 중력분 어떤 것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요리법 중에 소개되는 이상한 이름의 이태리 밀가루 어쩌고는 무시하셔도 됩니다.

꼭 유기농까지는 아니라도 상관 없습니다. 국산 밀가루를 사용하면 아재들의 더부룩함을 상당 부분 없앨 수 있습니다. 유기농 국산 밀가루를 쓰면 더부룩함은 거의 사라집니다. 도우가 매우 고소하고 맛있기 때문에 치즈와 토핑만 먹고 도우는 남기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신 국산 밀가루를 쓰면 배가 부름에도 불구하고 도우가 너무 고소해 과식하게 되는 불상사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여태까지 국산 유기농 밀가루를 썼을 때 치즈는 남길지언정 도우를 남기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사진은 친하게 지내는 유기농 전문 빵집에서 강탈해온 밀가루입니다. 마트에 가면 대기업이 만든 국산 밀가루도 있으니 잘 골라 보시기 바랍니다. 국산 밀가루 가격은 미국산에 비해 3배 이상 이며 국산 유기농 밀가루는 4배 이상이지만 도우 하나에 400g 정도 들어가니 집을 팔아야 할 정도는 아니므로 용기를 내시기 바랍니다.


냉동 보관 했던 드라이 이스트를  따뜻한 물에 풀어 활성화 시킵니다.

드라이 이스트는 마트에 가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티스푼 하나 정도만 쓰기 때문에 남은 것은 냉동실에 잘 보관하시면 여러 번 쓸 수 있습니다.

가지고 있던 드라이 이스트를 다 쓴 후에 마트에 갔더니 "인스탄트" 드라이 이스트만 있네요. 고운 가루 형태의 인스탄트 이스트는 맛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생 이스트를 구해서 쓰고 있습니다.


토마토에서 나온 물을 재활용합니다.

피자 소스 파는 것은 이상하게 짜고 쓴데다가 첨가물도 많이 들어간 것 같아서 안 씁니다. 대신 생 토마토를 사서 살짝 찐 다음 물기를 제거해서 씁니다. 이 때 나온 토마토 물이 아까우므로 밀가루 반죽할 때 씁니다.


밀가루 반죽을 만듭니다.

4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사각 피자 한 판에 밀가루 500g 정도면 됩니다. 

밀가루에 티스푼 반 정도의 소금과 식용유 두 스푼 정도, 발효를 돕기 위해 설탕 2숟가락 정도를 넣고 잘 섞은 다음 활성화된 이스트 물을 붓습니다. 

이 상태에서  TV를 보며 한 십 분 동안 열심히 반죽을 주무릅니다. 

농도는 밀가루가 손에 달라붙는 것도 아니고 안 달라 붙는 것도 아닌 정도가 좋습니다. 반죽을 하면서 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조절하시기 바랍니다. 물이 모자란 것 같아도 주무르다 보면 질어지므로 약간 마른 듯한 상태로 시작하면 됩니다. 이건 숙달된 경험이 필요하므로 반복을 통해 몸에 익히시기 바랍니다.


밀가루 반죽을 발효 시킵니다.

열심히 주무른 결과 적당한 반죽이 되었습니다. 이 상태로 위에 신문지 등을 덮고 2~3시간 정도 발효시킵니다. 여름에는 아무데나 그냥 둬도 되고, 겨울에는 따뜻한 방바닥에 놓고 이불을 덮어 두셔야 합니다.

발효가 완료된 밀가루로 도우를 만듭니다.

발효가 잘 되면 밀가루에 구멍이 송송 뚫린 모습을 띄게 됩니다. 막걸리 냄새가 나면 성공입니다.

도우 한 개분씩 밀가루를 나눕니다.

오늘은 세 판을 만들 것이기 때문에 밀가루를 같은 무게로 나누어 분리합니다.

밀가루에 물이 들어가서 무게가 늘었습니다. 발효가 끝난 밀가루 무게를 계산했더니 800g 이상이 되는군요. 

도우를 만듭니다.

저는 뱅글뱅글 돌리며 원형 도우를 만드는 기술 따위는 없으므로 그냥 면 뽑는 기계를 사용하기로 합니다. 칼국수 면 뽑는 기계인데 인터넷에 찾아 보면 몇 만원 안 하니까 이 기회에 한 개씩 구입해 놓으시기 바랍니다. 뭔가 짝퉁스러운 싼 제품을 샀지만 면 뽑는 성능은 발군이라 만족하고 쓰고 있습니다.

이 기계가 없으면 병이나 부루스타 개스통 등으로 눌러서 도우를 만들어도 됩니다.

 

빵판에 도우를 올립니다.

밀가루 반죽을 다시 세 개로 나누어 면 뽑는 기계로 균일한 반죽으로 만들어 빵판에 차례로 올립니다. 면 뽑는 기계로 반죽에 여러 차례 압력을 가하면 반죽이 찰지게 되어 도우의 맛을 더 좋게 만듭니다. 

도우가 완성되었습니다.

주변에 치즈를 놓고 치즈 바이트를 할 수도 있으므로 도우는 빵판보다 넉넉하게 덮어 줍니다. 이 상태로 신문을 덮고 30분 정도 2차 발효를 시키면 좀 더 맛있는 도우가 됩니다.


2. 피자 소스 만들기

생 토마토를 찜기에 넣고 찝니다.

시중에 파는 피자 소스는 농축 상태에 첨가물을 넣어서 피자를 만들면 소스 부분이 쓴 맛이 나서, 치즈가 없는 빨간 부분을 안 먹고 남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그냥 생 토마토를 쓰게 되었습니다. 생 토마토로 만든 소스를 남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토마토에서 나오는 물까지 피자에 얹을 경우에는 피자 한 판에 토마토 한 개면 되고 물기를 제거하는 경우는 한 판에 2개 정도가 적당합니다.

 

다 쪄진 토마토입니다.

물이 끓고 조금 있으면 토마토 껍질이 저절로 벗겨집니다. 얼마 동안 쪄야 하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냥 다른 재료 준비하는 동안 적당히 쪄지면 불을 끕니다. 저는 물이 끓고 나서 한 5분 정도 한 것 같습니다.

토마토의 물기를 제거합니다.

식감을 위해서 토마토 껍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토마토 속 부분만 손으로 으깬 후 체에 밭쳐 두면 물기가 제거됩니다. 이 물은 반죽에 써도 좋고 그냥 마셔도 됩니다. 국물... 맛있습니다.

토마토 소스를 도우 위에 바릅니다.

토마토 소스 양을 1/3로 나누어 3 개의 도우에 잘 펴 바릅니다. 짜지도 쓰지도 않기 때문에 아주 맛있는 소스가 됩니다. 토마토 물로 반죽한 도우도 감칠맛이 납니다. 


3. 각종 토핑 재료 만들기

생 고기로 토핑을 만듭니다.

시중에 파는 햄, 소세지 등은 첨가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 안 씁니다. 대신 대패 삼겹살과 차돌 박이를 프라이팬에 볶아서 씁니다. 고기의 양은 많이 넣으면 좋겠지만,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만들어 보면서 정당한 양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피자 한 개에 200g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삼겹살을 굽고 남은 기름을 버렸지만 2016년 MBC에서 방영한 "지방의 누명"을 보고 난 이후 이 기름을 아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야채들을 이 기름에 볶습니다. 삼겹살 기름이 모자라면 식용유보다는 버터를 씁니다. 

생각만 해도 기름지고 느끼한 피자... 아주 군침이 땡기지 않습니까?

각종 야채를 준비합니다.

단맛을 내는 양파, 달달한 고구마 혹은 감자 등을 볶습니다. 야채는 물기가 많아 피자를 구울 때 시간이 더 걸리게 하고, 피자가 질척거리게 하므로 미리 잘라서 물기를 빼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 기호에 따라 움베르또세베리(혹은 피망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나 버섯(제가 졸라 싫어하는 야채)을 첨가하셔도 됩니다.

마늘도 양껏 넣습니다.

마늘(요즘은 갈릭이라고 부르는 자들도 많습니다)도 양껏 넣습니다. 저는 한 판에 6개 정도 으깨어 넣습니다. 

마늘 빻는 기계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배송비 포함 2.78달러에 구입한 것으로, 뭔가 유사품스러운 것인데 제가 여태까지 본 마늘 빻는 기구 중에서 최고의 성능과 청소의 간편함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많은 이용 바랍니다. 링크는...^^

모든 토핑을 모아 놓고 피자 만들기 쑈를 하는 모습입니다.

사실 피자는 만들기 아주 간단한 음식입니다. 그에 반해 결과는 매우 화려해서 아재 특히 아빠들은 가정 내 인기 관리를 위해 조리법을 반드시 익혀야 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치즈

치즈는 전문에서 덕용으로 구입합니다.

시중에 파는 주문 배달 피자는 이미테이션 피자를 씁니다. 약간의 치즈와 많은 이미테이션 치즈를 섞기 때문에 구별은 어렵습니다. 지나치게 쫀득 거리고 씹을수록 껌같은 느낌이 나면 이미테이션 치즈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테이션이든 오리지널이든 맛만 좋고 몸에도 나쁘지 않다면 상관 없지만, 이런 치즈로 인해 아재들의 더부룩함이 발생하기 때문에 좋은 치즈를 쓸 필요가 있습니다.

마트에 파는 가공 치즈는 오히려 비싸고 맛도 별로 없습니다. 

모짜렐라 치즈는 원래 발효 하지 않은 생 치즈라서 수입이 어렵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우유를 사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인데 국산 우유가 조올라 비싸서 금테 두른 피자가 될 가능성이 커서 매력이 없습니다. 아이스박스에 담아서 택배로 파는 임실 생 모짜렐라 치즈를 구입해서 쓴 적이 있는데 가격이 비싸서두 번 먹기는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치즈 전문점에서는 발효한 모짜렐라 치즈를 팔더군요. 피자에 넣어 먹을 수 있는 체다 치즈와 고다 치즈도 있습니다. 


치즈를 계량합니다.

저는 깊은 맛이 난다는 체다와 발효 모짜렐라 치즈를 반반씩 쓰고 있습니다. 4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사각 피자 한 판에 각각  250g씩 넣습니다. 전문점의 치즈는 2.5kg에 25,000원 정도 하므로 500g이면 5,000원 정도이므로 마트 치즈보다 비싸지 않습니다.


치즈 올리기

도우에 모든 재료를 올린 후 마지막으로 치즈를 올립니다. 사실 순서 따위는 상관 없습니다. 다만 가정 내 인기 관리를 위해서 피자 만들기 쑈를 할 때는 필히 아이들을 참석 시켜야 합니다. 안 그러면 기껏 열심히 일한 아빠가 그저 피자 배달부에 불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5. 피클

피클을 만들 재료를 준비합니다. 

피자는 아재가 먹기에는 너무나 느끼한 음식입니다. 빵과 치즈만 해도 느끼한데, 삼겹살을 굽고 남은 돼지 기름에 야채를 볶았기 때문에 엄청난 느끼함을 자랑합니다. 때문에 이를 상쇄시켜 줄 새콤한 피클이 필요합니다.

시중에 파는 피클은 졸라 비싸고 뭐가 들어갔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에 직접 만듭니다.

피클 요리법도 엄청 간단합니다. 오이, 당근, 무우, 양배추 등 각종 야채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준비합니다.

피클 재료를 담을 그룻은 찜기에 넣고 소독을 합니다. 


피클 액을 붓습니다.

피클 액은 물:설탕:식초를 3:1:1(혹은 2:1:1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음)로 배합한 후 피클링스파이스란 향신료를 한 숟가락 정도 넣고 끓이면 됩니다.

끓는 피클 액을 야채가 담긴 그릇에 붓고 그 상태로 두껑을 잘 밀봉하면 됩니다.

대개 밀봉 유리병을 쓰라고 하지저는 유리와 사기 그릇으로 된 락앤락 통을 사용했습니다. 


맛있는 피클이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피자로 인한 느끼함은 깨끗이 씻어 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피클 왼쪽에 파란색 뚜껑의 피클링스파이스 병이 보입니다)


6. 완성

 

완성된 유기농-왕 느끼-아재 안 더부룩-웰빙 재료- 수제 피자가 완성되었습니다.

저는 개스 오븐에 눈금 3.4(온도 메터가 숫자로만 되어 있고, 메뉴얼까지 사라져서 몇 도 인지 알 수 없는 국적 불명의 오븐 눈금 기준)에 맞추고 예열 10분을 한 후에 15분 정도 굽고 5분 여열로 익힙니다.

제가 가진 오븐은 20년 정도 된 것이라 구닥다리지만 버리지 못해서 쓰고 있는 제품입니다. 요즘 가격 저렴하고 크기도 작은 전기 오븐도 많이 있으니까 이 번 기회에 한 대 구하시기 바랍니다.


잘라서 먹는 모습

구워진 피자는 잘라서 드시면 됩니다. 진짜 사람들이 아귀처럼 달라 붙어서 싸그리 다 먹었습니다. 먹는 동안 진짜로 "파는 피자 맛하고는 완전히 다른 처음 먹어 보는 맛"이라는 아부들을 잊지 않았습니다. 아마 다음에도 불러 달라는 뜻이겠지요. 


순식간에 피자 세 판이 다 사라졌습니다.

모든 행사가 다 끝났습니다.

저는 이 피자에 세상에 대한 원망을 담았습니다. 세상 일 다 잊고 그냥 피자나 먹자는 의도 밖에 없습니다.

맛있다며 감탄했던 분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 피자 파티의 이름은 "이별 피자"이기 때문에 한 번 부른 사람을 다시 부를 일 따위는 없습니다. 

김인성.


부록

국산 유기농 밀가루로 만든 도우가 너무 맛있어서 바게뜨를 만들어 봤습니다.

 

너무 태운 탓인지 피자 도우 만큼 맛있지는 않더군요. 잘 안 팔려서 몇 개 남기고 말았습니다. 끝.


(귀찮아서 교정 교열은 내일로 미루기로 합니다. 혹시 오탈자 등이 있으면 알려 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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