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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키보드 삽질기 #3 -실리콘과의 사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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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삽질기 #3 -실리콘과의 사투

미닉스 2016.10.04 16:21

지난 이야기 요약: 빨콩 달린 키보드를 데스크탑에도 쓰고 싶어서 SK-8855란 외장형 빨콩 키보드를 구했으나….

 

하지만 SK-8855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씽크패드가 레노보에 팔려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키보드가 가볍고, 칠 때마다 바닥이 울렁거려 타이핑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씽크패드 노트북은 키보드가 노트북 바닥 부분에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어 키를 칠 때 단단하게 잡아주는 느낌이 있고, 전체적으로 묵직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휴대용으로 만든 경량 키보드라 이런 부분이 고려가 안 되어 있어서 칠 때마다 짜증이 났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하고 키보드 매니아 사이트에 가봤더니 바닥에 보강판을 대는 방법이 있더군요. 그러나 본격 기계식 키보드를 위한 것들이라 철판에 키보드 부분만 구멍을 내는 등 난이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한 두 개 만들려면 비용도 만만찮게 들 것 같았습니다. SK-8855는 이런 정도의 튜닝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고려 대상에서 제외!

SK-8855에게 필요한 것은 씽크패드 노트북에 달린 키보드처럼 단단하게 잡아주는 느낌입니다. 내부에 뭔가를 채워서 상판이 흔들거리는 느낌이 없도록 만들면 되겠지요.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실리콘을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실리콘은 겔 형태라 성형이 가능해서 하판과 키보드 바닥면의 울통불퉁한 부분을 채울 수 있습니다. 굳으면 어느 정도 단단해져서 키를 칠 때 흔들림을 막아 줄 수도 있을 겁니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으니 결과는 나중에 생각하고 즉시 실행해야죠. 곧바로 실리콘을 구한 다음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무모하고도 즐거운 삽질 시간이 돌아온 것입니다. 

 

실리콘을 내부에 부으면 흘러 나올 수 있으므로 모든 구멍을 다 막아 줍니다.

 

상판도 막아 줍니다. 키보드와 부품들에 실리콘이 묻지 않도록 꼼꼼히 테이핑을 합니다.

 

이제 실리콘을 짜서 바릅니다. 300cc 자리 실리콘 한 개는 부족하고 2개는 조금 많은 듯합니다. 실리콘은 열면 끝이므로 일단 두 개 다 들이 부었습니다. 실리콘이 생각만큼 흐르지 않아 숟가락으로 성형을 하다가 등짝 스매싱을...

 

성형을 마쳤으니 상판을 결합합니다. 주의한다고 했지만 곳곳에 실리콘이 묻어 있네요.

 

상판과 하판을 나사로 결합하니까 압력 때문에 내부에 있는 실리콘이 밀려 나옵니다. 어쨌든 내부의 빈 공간과 키보드의 굴곡진 부분은 다 채워졌을 것 같군요.

 

삽질은 언제나 간단히 끝나지 않습니다. 실리콘을 부은 상태로 동작 테스트를 했더니 작동을 안하네요. 실리콘을 붓고 조립하다가 케이블을 무리하게 당겼는데 그 바람에 선이 빠진 것 같습니다. 다시 분해해서 케이블 부분을 살펴보니 선이 빠진데다가 연결 부위의 틈으로 실리콘이 밀려 들어가서 아주 개판이 되어 있습니다. 이 작업을 할 때 너무 당황스러워 사진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손에 실리콘 범벅이 되어 있어서 카메라를 잡을 수도 없었습니다.

 

 

연결 부위를 겨우 닦아내고 동작이 되게 만든 후에 다시 조립을 했습니다. 정신 없이 작업을 하느라 키보드에 실리콘을 범벅으로 만들었네요.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실리콘은 시간이 지나면 마르니까 그 때 뜯어 내기로 하고 일단 조립을 완료 합니다.

 

며칠 방치했더니 실리콘이 어느 정도 말랐네요. 마른 실리콘을 뜯어 냅니다.

 

기적적으로 실리콘을 다 제거했습니다. 바닥이 깨끗해졌습니다. 구멍 부분에 실리콘이 채워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키보드 부분도 깨끗해졌습니다. 사진과 사진 사이에 엄청난 시간 간격과 개고생이 있었지만 보이지 않네요

전혀 할 필요 없는 노가다를 일부러 만들어 하는 것이 삽질의 묘미지요.


실리콘으로 보강한 외장형 빨콩 키보드로 제가 행복 했을까요

안타깝게도 삽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으니….ㅠㅠ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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