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관광안내책자들 신청하십시다
짧은 생각들 2009/12/02 14:04인터넷으로 관광지의 지도를 무료로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각 지방 자치단체 사이트의 관광 섹션을 잘 찾아보면 신청페이지를 찾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 모든 사이트를 다 뒤져서 신청하여 엄청난 양의 편지를 받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이트마다 찾아가기 귀찮을까 봐 편하게 갈 수 있는 링크를 모아서 제공해 주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인터넷에 사기도 많지만 시간만 조금 들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확실한 자료입니다.
링크: 강릉시청 홈페이지 – 관광 – 미디어강릉 – 관광안내책자신청을 통해 신청페이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링크 모음: 구할 수 있는 모든 사이트 링크를 모아 놓았습니다. 저도 결국 이 사이트를 통해 빠르게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주소는 이미지에 있듯이 http://goworld.tistory.com/168 입니다. 어느 토요일 오후 집에서 쉬면서 할 일이 없나 찾던 저는 무료 지도 신청을 기억해내었고 한 두 사이트를 직접 신청하다가 "안양시청" 이런 검색어에 걸린 위 사이트를 발견한 후부터 힘들이지 않고 본격적으로 모든 사이트를 방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160여 개의 링크가 있었습니다. 신청페이지 채우기가 한 시간이 넘어 가면서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편 이미 시작한 일, 끝까지 가보자는 열기도 생겼지요. 링크가 깨진 곳은 직접 뒤져서 찾아내는 열정과 무조건 다 신청하고야 말겠다는 오기까지 났습니다. 옆에서 놀던 딸까지 가세하여 이제 이 일은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신청하는지 하는 내기가 되어 갔습니다. 그렇게 약 세 시간 동안 모든 지방을 다 다니면서 지도신청을 완료하고야 말았지요.
전자 문서: 홍보 자료는 이렇게 전자문서로 다운받을 수 있게 해주는 자치단체도 많습니다. 그러나 가독성을 위해서는 전지 크기의 인쇄물이 유리하다는 "핑계"로 무조건 자료를 신청했습니다.
비공개 페이지: 자료를 신청하려면 부담스러운 회원 가입을 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인증 시스템: 대부분은 귀찮은 실명 인증 페이지를 거쳐야 합니다.
정보 구분: 또한 대부분 개인정보는 따로 항목을 만들어 노출시키지 않도록 합니다.
보안: 입력한 개인정보는 대부분 이렇게 비공개로 만들어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합니다..
정보 숨기기: 중요한 정보는 따로 분류하여 보이지 않도록 배려한 신청 페이지 자료 신청을 위해서 개인 정보를 입력해야 합니다. 위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사이트는 민감한 정보를 비공개로 만들려는 노력을 합니다. 회원 가입까지 요구하는 것은 심하다고 하겠지만 실명 인증은 받아들일 만 합니다.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는 따로 항목을 만들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비밀번호를 적게 해서 본인만 내용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어떤 형식이든 개인정보는 관광홍보물 보낼 때만 사용하고 그 외에는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 이 것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런 것에 무신경한 몇몇 사이트가 문제입니다.
허술한 보안: 신청할 때 개인 정보를 공개된 게시판에 적도록 하는 사이트
검색에 걸린 개인정보: 이런 게시판은 검색엔진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정보가 그대로 공개되고 맙니다.
신청페이지: 개인정보를 올리지 말라고 써있지만 개인정보를 공개 게시판에 올리지 않고는 신청할 방법이 없는 사이트
공개 선택: 사용자가 주의 깊게 비공개로 설정하지 않으면 모든 정보가 그대로 노출되는 사이트
본문 검색: 직접 링크를 클릭했을 때 본문은 보여주지 않지만 이미 검색 결과에 본문이 다 노출된 상태인 사이트. 검색엔진의 능력이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아직도 방문자의 보안에 무관심한 지방시도청의 관광홍보 사이트가 많습니다. 게시판 본문에 개인정보를 올리도록 한 곳, 자동으로 비공개로 설정하지 않는 곳, 비밀번호를 넣지 않아도 글이 등록되도록 한 곳, 비번 없는 글은 공개로 설정되도록 한 곳, 검색엔진에 본문이 그냥 보이도록 되어 있는 곳, 정보를 노출시킬 뿐만 아니라 신청 완료 후 지울 방법도 없게 만든 사이트까지, 아직 정신 차려야 할 곳이 많습니다. (위에 보인 사이트들은 예를 든 곳들입니다. 이보다 더 많지만 다 거론하지는 않습니다. 위에 보인 사이트 관리자 분께서 보안 규칙을 개선했다면 알려 주세요. 그 사이트는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보안에 허술한 사이트는 나중에 개인 정보를 지우기로 하고 일단 우편물이 배달되기를 기다렸습니다. 토요일에 신청했기 때문에 월요일부터 보내주겠지요. 몇몇 시구청에서는 주소가 불명확하다고 확인 전화까지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린 지 며칠 후, 수요일에 우편배달부 아저씨가 회사로 커다란 서류 봉투 묶음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첫 째날: 서둘러 관광 안내물을 보낸 약 오십 군데 지방 자치단체의 우편물이 한꺼번에 배달되었습니다. 배달부 아저씨가 보기에 상당히 특이한 우편물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일시에 한 곳으로 배달된 것이니까요. 그것도 각 지역의 시구청에서 보낸 것이니 내용이 무척 궁금한 모양이었습니다. 관광홍보물이라고 얘기했더니 그럼 이 회사가 관광회사냐고 묻더군요. 그냥 개인이 신청한 것이고 회사에서 받는 것이 편해서 그렇게 했다고 답했습니다. 아무리 인터넷에 그 방법이 적혀 있어도 막상 이렇게 실천하는 사람은 많이 없는 듯합니다.
둘 째날: 그 다음날은 더 많은 양의 우편물이 도착했습니다. 이 때쯤에는 낑낑 매고 사무실까지 들고 온 우편배달부 아저씨도 얼마나 더 오는지 보자는 심정으로 저와 공범의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우편물은 그렇게 계속해서 다음 주 월요일까지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지 않은 몇 지역을 제외하고 약 백오십 군데에서 홍보물이 왔습니다. 내용을 차분히 들여다 보는 것은 고사하고 뜯고 분류하는 것 자체가 큰 일이었습니다.
전체 사진: 하루 온 종일 봉투를 뜯고 분류한 책자와 팜플렛, 리플렛 그리고 접혀있는 큰 사이즈의 지도까지 모두 모은 모습. 엄청난 양의 자료가 되었습니다. 차분히 분류하다 보니 여러 가지 각 지역의 특징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지역에서만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가진 이런 자료는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든 것입니다. 각 지역의 자료를 취합하여 사람들에게 편리하게 배포하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각각의 지역에서 우편료와 봉투 값을 따로 들여야 하고 각 개인이 오랜 시간을 들여서 고생스럽게 신청을 해야 하니까요.
기본형: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큰 사이즈의 전체 지도, 책자 형태의 각 관광지 소개, 한 두 개의 팜플렛 형태의 지역 축제 소개 형식의 자료를 보내왔습니다. 이 것이 대부분의 기본적인 홍보 자료 형태입니다.
소박한 형태: 큰 지도와 홍보 팜플렛 정도만을 준비한 곳도 많았습니다. 자치단체가 가난한 것인지, 홍보물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그 지역에 특별한 관광자원이 없는 것인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가난한 형태: 그냥 큰 지도 한 장만 보내온 곳도 꽤 있었습니다. 지역을 정하기는 그렇지만 전라도 쪽이 조금 더 그런 것 같았습니다. 지역 예산이 풍족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극빈층: 큰 지도도 준비하지 못한 곳. 지역이 협소해서 그런 것인지 가장 빈약한 자료가 온 곳입니다.
돈 들인 곳: 한 편 큰 지도 이외에 크고 두꺼운 책자를 준비한 곳도 많습니다. 비용을 들여 영어로 번역까지 해 놓았습니다.
잘 준비된 곳: 가능한 여러 가지 자료를 보내려고 노력하는 곳도 많았고
엄청난 자료: 그 지역 출신의 전직 대통령까지 관광 대상으로 활용하며 많은 홍보 자료를 준비한 지방도 있습니다. 그냥 부산의 위성도시로만 생각했던 곳이 이렇게 축제와 관광 거리가 많은 줄 처음 알았습니다.
특급우편: 일반우편이 아닌 EMS 우편물로 보낸 럭셔리한 지역.
잘 준비된 자료: 홍보 책자 뿐만 아니라 CD-ROM 형태의 자료까지 준비한 곳.
엽서: 잘 정리된 여러 권의 책자에 더해서 우편 엽서까지 준비한 곳
특산품: 그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부채 같은 제품을 함께 보내 곳도 있고
사무용품: 포스트잇을 동봉한 곳도 있었으며
생활 필수품: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반짇고리를 동봉한 곳도 있습니다. 모두 곁에 두고 쓰면서 자연스럽게 그 지역을 기억하게 만드는 전략이겠지요.
지역 자체가 훌륭한 곳: 자료가 다른 곳에 비해 크게 훌륭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울릉도도 있고
꿈의 지역: 언제나 그립고 다시 가고 싶은 제주도도 있었습니다. 많은 자료가 공짜로 모였습니다. 이제 시간 나면 가고 싶은 곳 자료를 들고 훌쩍 떠나면 되겠지요. 자료를 신청한 저의 개인 정보는 그들에게 소중한 실적이 됩니다. 이렇게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지역 홍보부서는 힘을 얻게 되고 좀 더 많은 예산을 얻어 내년 사업을 더욱 키울 수 있겠지요. 홍보물 제작 사업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세금이 조금 낭비되기는 하지만 홍보부서 사람들은 월급을 받을 수 있고 우리들은 공짜로 많은 책을 얻을 수 있어 좋습니다. 모두 행복한 일이지요. 우편배달부도 그랬을 것입니다. 애초에 저도 이런 근거 위에서 저의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욕심에서 시작했습니다. 사실 전 지역 자료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공짜로 준다니까 무턱대고 신청한 것이지요. 아마 대부분의 자료는 그냥 책장에 꽂혀 있다가 잊혀지거나 폐지로 버려지겠지요. 누구나 다 아는 일입니다. 그런데…… 한꺼번에 배달된 그 많은 우편물을 뜯어서 분류를 하다가 저는 한 개의 포스트잇을 발견했습니다.
배려심 깊은 쪽지: 당신의 짧은 편지는 보답 받았습니다. 이 한 장의 작은 사연이 그래도 조금은 세상을 의미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 포스트잇을 보고 나서 저는 기계적으로 분류하던 손길을 멈추고 각 지역의 관광자료를 펼쳐 놓고 한 장씩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뭐 거창하게 반성을 했다느니 회개했다느니 이런 말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초월적인 존재가 없음을 알게 되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그 어떤 것도 거짓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 제가 바라 보게 된 탐욕만이 군림하는 허무한 세상에서, 님과 같이 시키지 않았음에도 베푸는 작은 친절이, 그 행위가, 세상을 그래도 굴러갈 만하게 만든다는 것을 믿게 되었기에, 고맙다는 한 마디를 하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저는 우편물 뭉치와 백 오십여 지역의 홍보물을 펼친 사진을 찍으면서, 각 지역의 사이트를 다시 조사하면서, 그리고 워드로 이 기록을 남기면서 그대의 친절에 감사했습니다. 물론 제가 무슨 말을 하든 이 홍보물 대부분은 결국 폐지가 되겠지만 각각의 홍보물에 대해서 조금은 더 진지하게 바라보려고 노력은 하겠다는 것과 가능하면 여행을 준비하거나 여행을 떠날 때 제가 가진 홍보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도록 하겠다는 약속은 드릴 수 있습니다. 김나형님이 저에게 기원한 것처럼 님께서도 하루하루가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 되시기를,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 하시기를, 그리하여 당신과 같이 작은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이 될 수 있기를……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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