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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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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기8-일체형 컴퓨터라도 창피하진 않아!

6. 씽크패드의 종말

미닉스 2017.02.16 05:44

 

6. 씽크패드의 종말

 

씽크패드에 대한 레노버의 삽질은 기본적으로 인텔의 혼란스러운 저전력 CPU 전략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 번 충전하면 24시간을 쓸 수 있다는 LG 그램 올데이란 제품이 1kg 의 무게를 자랑하지만, 그 정도 휴대성을 갖추려면 당연히 성능이 희생될 수에 없습니다. 그것도 극단적인 희생을 거쳐야 종이장 같은 제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 LG 그램은 한쪽을 잡고 들면 휘기도 하고, 발열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바닥이 열 때문에 그슬리기도 했습니다. 상판을 얼마나 얇게 만들었는지 보호 필름 붙이다가 액정 깨 먹은 사람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물론 버전업되면서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막쓰기 위태로운 물건임을 분명합니다.


LG 그램: LG, 1kg 보다 가벼우면 어떻고 좀 무거우면 어떠냐. 이런 거 만드느라고 너무 힘쓰지 말고 2KG 넘는 튼튼하고 빠른 제품 하나 만들어 봐라. 근데 내가 LG 사랑해서 이렇게 맨날 뭐라 그러는 거 알지?

(이미지 출처: lge.co.kr)

 


18650 배터리 셀 9개가 들어가는 듬직한 배터리로 3시간도 쓸 수 없는 T520, 기본 하드 외에 msata SSD도 추가 가능하고 CD롬 트레이에 보조 하드디스크까지 달 수 있으며, 3kg에 육박하는 무게, 3.5cm가 넘는 크고 아름다운 두께의 본체, 100와트에 가까운 커다란(W520170W에 비하면 별로 크진 않지만…) 어댑터를 들고 다니는 입장에서 보면, 그램 따위는 노트북이라기보다는 장난감 태블릿에 까까워 보였습니다.

 

저는 이런 것 다 필요 없고 파워 팍팍 써도 좋으니 최대한의 성능을 뽑아 주고, 화면은 15인치 이상에 UHD를 지원하고, 키보드는 깊숙히 눌러져서 키감이 좋고, SSD든 하드디스크든 2~3개를 맘대로 더 넣을 수 있는 제품을 원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커다란 어댑터와 묵직한 배터리 그리고 본체의 두꺼움도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진짜 무지막지한 770Z 노트북도 들고 다녔던 시절에 비하면 요즘 씽크패드는 가볍게 느껴지니까요. 설사 좀 무겁다 하더라도 운동 삼아 들고 다니면 됩니다.

 

씽크패드 독: PCI-E 그래픽 카드를 따로 꽂아서 외장 그래픽을 사용할 수 있는 도킹 시스템. 이것까지 들고 다녔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데스크탑 만 했던 예전의 770Z 독에 비하면 아주 가벼워진 것이다.

(이미지 출처: http://www.retropcmania.com/2012/03/thinkpad-advanced-dock-part-2.html)

 

 

사실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은 씽크패드가 아니라도 많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HP와 델 제품 중에서 고성능이면서 얇고 견고한 제품도 있습니다. 특히 끝내주는 고해상도 화면을 자랑하는Dell XPS Precision 워크스테이션은 씽크패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제품들입니다.

 

아예 데스크탑 CPU를 사용할 수 있는 조립식 노트북도 있습니다. 요즘 한성이 수입해서 팔고 있는 고성능 노트북이 이런 제품 중의 하나입니다. 요즘은 화면 크기가 15인치와 17인치를 넘어 21인치 제품까지 나옵니다. Nvidia GTX 1080 그래픽 카드를 2개 내장하고, 기계식 키보드를 달고 나오는 제품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컴퓨터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쓸데 없이 고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보려고 시도하는 제품들이라 기능에 비해 크기가 너무 크고, 불필요한 여백이 많은 기이한 제품들이라 저는 전혀 구매할 생각이 없습니다.

 

에이서 프레데터 21X: 21인치 화면의 괴물 노트북. 남아 도는 본체 부분을 주체할 수 없어 쓸데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필요한 건 다 때려 박아서 무조건 두껍게 만들어 비싸게 파는 컴퓨터 언어 책과 비슷한 상술이다. 이런 혼종이 한 동안 시장에 흘러 넘치겠지만 고성능에 단순하고 깔끔한 제품이 나오면 싸그리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51982225)

 


제가 이런 제품에 눈길을 주지 않는 이유는 빨콩 때문입니다. 성능, 안정성, 화면 크기, 해상도 보다 빨콩이 더 중요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포기할 수 있어도 빨콩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단언컨대, 빨콩을 모르고 살 수는 있어도 빨콩 없이 살 수는 없습니다.

 

빨콩이 없는 경우 지금 이 문장을 타이핑 하다가 저 위에 있는 이미지 위치를 재배치 하고 싶으면 오른쪽(혹은 왼쪽)에 있는 마우스까지 손을 이동한 후 마우스를 잡고 커서를 이미지까지 가져간 후에야 이미지 재배치 작업이 가능 합니다.

 

키보드 아래 쪽에 있는 트랙패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키보드에서 손을 떼서 트랙패드까지 손가락을 옮긴 후 트랙패드를 쓰다듬어 마우스를 찾은 다음 커서를 이미지까지 이동 시킨 후에야 재배치를 할 수 있습니다두 경우 모두 F J에 위치한 양손 중 하나가 키보드를 이탈해야 합니다


하지만 빨콩을 쓴다면 손가락을 조금도 옮기지 않고도 가능합니다. 검지나 중지로 빨콩을 잡고 마우스를 이미지까지 옮겨서 재배치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마우스 작업을 마친 후에도 손을 전혀 움직일 필요 없이 그 상태 그대로 타이핑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팔콩을 쓰고 있는 동안에는 느끼지 못하더라도 빨콩이 없으면 빨콩이 얼마나 효율을 높여 주었는지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이예를 들어를 치는 순간, 이 단락의 첫 부분에 빨콩이라고 써야 할 것을팔콩이라고 쓴 것을 발견했다고 합시다. 이것을 고치려면 마우스, 트랙패드는 손을 이탈해야 하지만 빨콩은 손 이탈 없이 커서를 옮겨앞에 보낼 수 있습니다. 물론 화살표 키를 열심히 두드리거나 “CTRL-A”를 쓸 수도 있지만 화살표도 손을 옮겨야 하고, 단축키는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빨콩에 비해 제한적입니다.


한 번 빨콩에 맛을 들이면 이 장점에서 빠져 나올 수 없습니다여러분도 빨콩을 쓰고 나면 타이핑 중에 키보드에서 손을 이탈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저는 빨콩 없이는 문서 작업을 아예 하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빨콩은 VI의 명령어 모드에서 사용하든 hjkl 키가 부활한 느낌이기도 합니다. VI로 편집 작업을 할 때도 마우스를 전혀 쓰지 않고도 편하게 작업이 가능했으니까요. 유저인터페이스가 허접하다고 생각하는 유닉스가 사실은 작업자에게 최적화되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 글은 현재 리눅스에서 리브레 오피스로 쓰고 있습니다. 우분투 한글 입력기와 리브레 오피스가 버그가 많아 짜증나는데 이 참에 전용 편집기를 VI로 바꿔버릴까 생각 중입니다.)

 

 

레노버 태블릿용 키보드: 빨콩에 중독된 사용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레노버가 태블릿 용으로 출시한 빨콩 달린 키보드. 빨콩을 제외하면 다른 키보드와 별 다를 것이 없음에도 더럽게 비싸게 받아 처먹고 있어서 원성이 자자한 제품. 물론 빨콩 중독자들은 레노버를 욕 하면서도 25만원이 넘는 이 제품을 가지고 싶어서 환장한다.

(이미지 출처: http://hwjung.tistory.com/831)

 

 

가볍고 오래가는 노트북 유행을 따르던 레노버가 그래도 저같이 헤비한 사용자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나마 눈치를 챘는지 P시리즈를 발표함으로써 제 오랜 기다림은 끝날 것 같았습니다. 사실 이런 변화는 저전력 CPU 제작에 몰두하던 인텔이 서버급으로 포지션했던 제온 브랜드를 모바일까지 끌고오는 삽질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인텔 CPU는 데스크탑 용으로 셀러론, 팬티엄, I3, i5, i7 시리즈가 있고, 모바일 용으로는 코어 I, 코어 M 그리고 아톰 시리즈가 있으며, X86 서버를 위해서는 제온 E3, E5 ,E7 시리즈가 있습니다. 이들은 또 각각 속도에 따른 복잡한 제품 라인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태까지는 그나마 데스크탑, 모바일, 서버로 대 분류가 되고 저가형, 보급형, 고성능으로 소 분류가 나뉘어 나름 정리가 되어 있었는데 난데 없이 모바일 제온이란 카테고리를 만들어 혼란을 야기하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인텔이 서버용 제품이라고 주장하는 제온 CPU는 다분히 마케팅적인 제품 등급 분류를 하드웨어적인 제한으로 완성시킨 황당 무지개한 제품이었습니다. 기원이 어쨌든 그나마 서버급이란 포지션은 지키고 있었는데 최근 저전력의 유행으로 기존 제품 라인의 성능이 허접해짐에 따라 고성능의 상징인 제온이란 브랜드를 모바일로 끌고 옴으로써 모바일 제온이라는 기형적인 제품군이 탄생한 것입니다.

 

왜 모바일 i7의 성능을 높이지 않고 서버용으로 인식되는 제온 브랜드를 모바일로 끌고 왔을까요? 혼돈스럽기 그지 없을 뿐입니다. 60년대에 광고쟁이들을 마케터로 만들어 준 포지셔닝이란 책의 첫 번째 원칙이브랜드를 확장하지 마라”였습니다. 마케터들이 명심해야 할 가장 기초적인 원칙임에도 거대 기업까지 수시로 위반하는 것을 보면 정말 지키기 어려운 것인 모양입니다. 간장으로 유명한 샘표가 만든 "샘표 커피"가 짤 것 같아서 팔리지 않았던 것처럼 이런 브랜드 혼란은 결국 인텔의 멸망을 앞당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인텔의 삽질 아닌 삽질로 씽크패드 W T 시리즈 본연의 모습을 갖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P50 P70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간만에 씽크패드답다고 말할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견고한 바디, 고성능 CPU UHD 옵션 그리고 자비 없는 가격까지, 가히 빠질 것 없는 제가 알던 바로 그 평소의 씽크패드였습니다.

 

역시 씽크패드 제조 부서는 씽크패드 덕후의 마음을 꿰뚫고 있더군요. P50과 스팩은 같지만 화면을 17.3인치로 키운 P70도 함께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저는 마냥 기뻤습니다. 노안이 온 탓에 15.6인치의 FHD가 부담스럽던 참이었는데 17.3인치로 화면이 커지면 훨씬 편안할 것 같았습니다. 이미 맥에서 T520 15.6인치 화면을 1440x810으로 낮추어 쓰고 있어서 기왕이면 3840x2160 해상도의 17인치 P70을 사서 편안하게 HiDPI 모드로 FHD를 쓰고 싶었습니다.

 

윈도우에서는 HiDPI가 화면 글자 키우는 정도의 기능으로 활용될 뿐입니다. HiDPI가 위력을 발휘하려면 모든 프로그램이 고해상도 모드에 맞추어 개발이 되어야 하는데, 윈도우가 동작하는 컴퓨터들의 화면 크기와 비율, 해상도 등이 제 각각이라 HiDPI가 제대로 동작하기는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윈도우 내장 프로그램조차 HiDPI에 대응이 되고 있지 않은데(대표적인 예로 디스크관리 프로그램), 응용 프로그램에게 화면 인터페이스의 통일성을 기대하는 것은 내로남불이 될 뿐입니다.

 

하지만 맥에서는 다릅니다. 맥 시스템 전체가 HiDPI에 대응이 되어 있어 처음 본 사람도 맥 화면의 아름다움에 매료될 정도입니다. 이게 다 스티브 잡스가 넥스트스텝을 만들 때 화면 포스트스크립을 적용하는 등 80년대에 이미 미려한 인터페이스에 신경을 써온 덕분이지요. 이런 역사가 있었기데 아이폰 4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충격적인 화면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맥을 따라한 윈도우처럼 안드로이드도 곧바로 레티나 화면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아이폰의 미려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 레티나 보다 큰 화면의 데스크탑 레티나가 훨씬 아름답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 맥의 레티나 모드를 본 적이 없는 분들은 꼭 직접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물론 레티나를 모르는 분이 이 글을 여기까지 읽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이런 조언이 필요한 분은 현재 없을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P70의 큰 화면을 HiDPI 모드로 놓고 맥을 사용하면 매우 매우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아름다운 맥 운영체제를 견고하고 신뢰성 있는 씽크패드에서 사용하는 것은, 윈도우라는 소프트웨어와 애플의 하드웨어에서의 동시 탈출을 의미하니까 거의 삼위일체 아니 사위일체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시간만 되면 이베이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CPU를 모바일 제온까지 올리면 너무 비싸지므로 i7 정도로 하면 150만원 정도에 P70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가격은 이베이 리퍼비시 제품 가격입니다. 새 제품은 기본형에 UHD만 추가해도 200만원이 넘어가니까요.

 

씽크패드 P70: 3840x2160@60Hz 해상도의17.3인치 IPS 액정, 모바일 i7은 물론 Xeon CPU도 가능. MXM 외장 그래픽 카드, 모니터 캘리브레이션, 필요한 모든 입출력 포트까지 내장한 말 그대로 플래그십 노트북. 게이밍 노트북과 달리 있을 것만 갖춘 깔끔하고 단정한 노트북이다. 물론 170W 어댑터까지 더하면 무게가 3KG이 넘는다.

(이미지 출처: http://shop.lenovo.com)

 

 

저는 거의 십 년 전부터 노트북은 이베이에서 중고나 리퍼비시 제품을 경매로 사왔습니다. P70 후속 제품이 나오기 전에는 경매 물건이 잘 뜨지 않고 간혹 나와도 경쟁이 붙어 경매가가 엄청 높게 형성됩니다쓸만한 제품 적당한 가격에 사려면 후속 제품이 나올 때까지 좀 더 기다려야 할 겁니다.


고성능 제품은 중고라도 가격 거품이 심하기 때문에 내장 CPU 정도만 고성능이고 나머지 부품은 저가형인 제품을 싸게 구해서 성능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액정, 메모리 등은 따로 구하는 것이 싼 반면 고성능 모바일 CPU는 중고도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만만찮기 때문입니다.

 

FHD 제품이나 1600x900 정도의 액정이 달린 노트북을 구한 후 이베이에서 UHD 액정을 따로 사서 갈면 1~200달러 정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메모리와 하드디스크, SSD도 용량이 작거나 아예 장착이 안 된 노트북을 구한 다음 따로 사서 다는 것이 훨씬 쌉니다. 이러다 보면 결국 노트북에 150만원 이상이 투입됩니다. 한 번 업글을 감행하면 목돈이 깨지기 때문에 맨달 이베이에서 경매 물건 뒤지는 것이 일이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은 신중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제품이 출시된 초기에는 물량이 없었지만 6개월 이상 지난 2016년 하반기가 되니까 중고나 리퍼비시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경매에 참가해보기도 했고 가격이 적당한 즉시 구매 제품을 결제하려고 한 적도 있습니다. 물론 마지막 순간에 모두 포기했습니다.이베이에 들락거린 시간 만큼이나 리뷰와 사용기를 열심히 읽고, 제품 사용기 동영상과 이미지를 보는 횟수도 많아지면서 이 제품을 구할 마음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키보드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가뜩이나 6열 키보드도 별로 땡기지 않는데, 쓸데 없이 키패드까지 집어 넣었기 때문입니다. 데스크탑에서도 오른쪽 숫자 키패드가 빠진 텐 키리스 제품이 대세인데 공간이 남는다고 노트북에 텐 키를 우겨 넣은 모습이 전혀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키보드 위치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T530까지는 그래도 키보드가 중간에 위치했는데 후속 버전인 T540 부터는 텐 키를 넣느라고 키보드와 트랙패드가 왼쪽으로 치우쳐 있었습니다. 치우친 키보드 사용 해 본 분들이 몸이 틀어지는 느낌이 난다고 하더군요. (왼쪽으로 치우친 키보드를 직접 써보진 않았음. 사용해 본 분들이 의견 주시면 감사.)

 

예전 같으면 15.6인치 모니터에 3840x2160은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깨알 같은 글자 크기는 확대경이 필요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스마트폰의 해상도가 무지막지하게 커지고 애플이 고 해상도를 활용해서 모니터 글씨가 인쇄물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정밀하게 만들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제 모니터 크기와 상관없이 해상도는 크면 클수록 좋은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뒤늦게 윈도우에서 HiDPI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3840x2160 해상도의15.6인치 모니터를 1920x1080@HiDPI 모드로 쓸 수 있어 15인치 UHD 모니터도 좋은 선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씽크패드는 원래부터 모니터 액정이 허접했었는데 P70 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록 IPS이긴 하지만 FHD 액정뿐만 아니라 UHD 액정까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더군요.

 

그래픽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모바일 제온은 i7 CPUP530에 비해 그래픽 성능이 1.5배 이상 좋은 “iris pro graphics P580”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물론 P580이 들어 있는 모바일 i7 CPU도 있지만 이런 CPU 는 단품으로 구할 수가 없습니다. 인텔은 이 CPU를 자사의 미니 PC NUC에 아예 납땜해서만 파는 치사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텔 NUC skull canyon: i7-6770HQ(i7-XX70에서 70 iris pro graphics p580이 내장되어 있다는 뜻) CPU, thunderbolt 3, USB 3.1 Gen2 Type-C, PCIe Gen3 SSD 지원,4K@60HZ DP, HDMI 2.0, UCFF보드, 21.1cm x 11.6cm 두께 2.8cm의 작고 성능 뛰어난 미니 PC. 인텔은 쪼잔하게 이 제품에 들어가는 스카이레이크 CPU 에서만 hdmi 2.0을 지원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intel.com)

 


인텔은 세가지로 저를 화나게 했습니다. 우선 P580을 내장한 i7 CPU는 자사 NUC 제품에납땜을 해서만 팔고 있어서 시장에서 단품을 구할 수가 없으므로 그나마 고성능인 내장 그래픽을 쓸 수 없습니다. 애플의 맥 운영체제가 옵티머스 방식의 그래픽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내장형 그래픽만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나마 최고 성능을 내려면 P580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꼭 P580을 사용하려면 P70을 구입할 때 비싼 모바일 제온 버전을 선택해야 합니다. 만약 P580을 내장한 i7 CPU를 옵션으로 제공하거나 따로 구할 수 있다면 쓸데없이 모바일 제온 버전을 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CPU 최저 사양의 제품을 구입한 후 P580 내장 버전을 구해서 교체하면 되니까요.

 

세째 그래픽이 내장되지 않은 모바일 제온이 없어 이중 부담을 해야 합니다. 제온은 원래 서버용이라 그래픽이 내장되지 않은 제품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아예 내장 그래픽이 없는 CPU가 오히려 낫습니다. 이 때는 맥에서 외장 그래픽을 쓸 수 있으므로 노트북에서 고성능 외장 그래픽을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P70은 외장 그래픽 카드를 무조건 포함해서 팔고 있습니다. 만약 모바일 제온 중에서 내장 그래픽이 없는 제품을 구할 수 있다면 CPU 구매 비용도 절약하고, 맥에서 고성능 그래픽도 활용할 수 있겠지만 인텔 내장 그래픽이 없는 모바일 제온을 만들지 않고 있으므로 이런 선택도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제온이 내장된 P70은 워낙 비싸서 구입하기 어려웠지만 그래픽이 내장되지 않은 제온이 있었다면 i7 보다 쌀 가능성이 있으므로 충분히 구입을 고려했을 겁니다. 하지만 인텔의 치사한 상술 때문에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NUC에 들어가는 CPU 납땜용 형태라서 NUC를 사서 CPU만 빼 P70에 끼운 후 남은 NUC를 부품으로 파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따져봐도 P70은 키보드와 액정도 별로고, 맥에서 쓸모 없는 비싼 외장 그래픽을 비싼 돈 주고 함께 사야 하며, 성능이 조금 좋은 P580내장 그래픽을 쓰려면 과도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제품입니다. 사봤자 쓸 때마다 열만 받을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이제 업그레이드할 씽크패드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히 씽크패드의 종말이라고 할 만 했습니다. 그리하여...



김인성.

( 두 번째 교정 완료. 그래도 오타나 맞춤법, 띄어쓰기가 개판이므로 찾은 분은 제보 바람. "팔콩"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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