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에서 트위터까지, 가련한 블로깅의 역사
글쟁이 되기 2009/11/22 00:02블로거 내공 증진을 위한 절대 비급: 제 1장 블로그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들
내공 깊은 블로그 탐방 #1
근성 블로그의 좋은 예 (http://blog.naver.com/xanto74, 아주 관악산의 이를 다 잡을 기세.jpg )급입니다. 벌써 관악산을 168회 이상 등반을 했고 그 과정을 계속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등산뿐만 아니라 안내판 번호 순서대로 산을 이동하기, 한 등산로로 오르다가 다른 등산로로 내려온 다음 다시 다른 곳으로 오르기 등 관악산을 다양하게 탐험하고 있습니다.
비록 하루 방문자 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고정 팬이 많아 등산기에 비교적 많은 댓글이 붙고 있습니다. 관악산 등산 준비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꼭 권할 만한 블로그입니다.
한마디 하자면 이 정도 자료가 확보되었다면 이젠 단순한 등반기를 넘어서 "가장 긴 등산로 10선", "가장 짧은 등산로 10선", "초보자가 오르기 쉬운…...", "가족과 함께 갈만한….", "가장 경치가 좋은….." 이런 식의 기획을 해서 자료를 데이터화 시킨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꼭꼭 감추어 두고 싶은 나만의 등산로", "짱가가 추천하는 특이한 바위 10선" 같은 것도 좋겠지요. "관악산에서 겪었던 지옥의 등산로" 이런 엽기적인 것들도 괜찮습니다. 아무튼 관악산에 대한 종횡의 정보를 엮어서 관악산에 관한 가장 알찬 정보를 담은 사이트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글을 쓰면서 평소에 알고 있던 추천할만한 블로그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방문자 수도 많지 않고 댓글도 활발하지 않지만 주인장의 정성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블로그 위주로 할 생각입니다. 쓰다 보면 제가 알고 있는 블로그들로 계속 채우기가 힘들 것입니다. 스스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자천해 주시거나 알고 계신 좋은 블로그를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든 블로그를 다 방문하지는 못하겠지만 블로그 주소를 댓글에 적어 주시면 제 능력 한도 내에서 방문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03 홈피에서 트위터까지, 가련한 블로깅의 역사 (2)
한 때 블로그가 새로운 인터넷 문화의 중심이 될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홈페이지의 변형에 불과했음이 밝혀졌습니다.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 수 없는 사람들은 남의 데이터를 퍼와서 화려하게 블로그를 꾸몄으나 반짝이는 것에 호기심을 가지는 조류와 같은 처지에 빠졌습니다. 퍼온 글은 그저 깃털을 장식하는 쓸모 없는 플라스틱 조각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아무도 그것을 보고 좋아하지도 않았고 다시 방문해주지도 않았습니다. 블로거들은 또 다시 자신을 알리는데 실패했습니다. 블로그를 홍보해 주겠다고 나선 수 많은 메타 블로그들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몇몇 인기 블로그를 제외하고는 실망과 좌절 속에 방치된 재 버려지고 말았습니다.
도메인을 팔기 위한 목적으로 생겨난 개인 도메인과 호스팅으로 수입을 얻으려던 홈페이지 업체, 무료 홈페이지로 사용자를 끌어 모아서 광고로 돈을 벌려던 인터넷 벤처, 그리고 블로그라는 새로운 상품으로 유행을 만든 마케팅의 천재들, 웹 2.0 소셜웹, SNS까지…… 모든 것이 자신을 알리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구를 이용해 수익을 얻으려는 업체들의 음모였던 것입니다. 시장에 새로운 것이 나타날 때마다 우리들은 이번에는 혹시? 하는 마음으로 유행에 휩쓸렸지만 언제나 결과는 같았습니다. 무리한 초기 비용을 뜯기거나 무료라는 말에 속아서 아까운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며 그들의 웹에 데이터를 채워 주는 가련한 개미들로 전락하는 것 말입니다.
이런 사기술은 점차 진화하여 동영상과 음악, 그림, 만화에까지 영역을 넓혔습니다. 유씨시라는 또 다른 유행은 기타 연주 하나만으로 전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만들었습니다. 단 한 명의 성공 사례로 당신도 로또 일등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 후 수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꿈에 부풀어 자신의 기타 연주를 유씨씨 사이트에 올렸으나 그 결과가 어땠는지는 우리모두다 알고 있습니다. 혹시 궁금하신가요?
그들의 사용자 기만술은 점점 늘어갔습니다. 약속은 더욱 더 달콤해졌고 인터페이스는 믿을 수 없도록 편해졌습니다. 이제 더 이상 도메인 관리와 웹페이지 관리 따위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기술의 발달은 웹에서조차 우리들을 편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제 회원가입만 하고 그냥 가만히 기다리면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마이크로 블로그가 탄생했습니다. 미투데이 혹은 트위터라는 서비스가 그런 부류에 들어갑니다.
마이크로 블로그에서는 더 이상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고민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문장력도 필요 없습니다. 장문의 글로 자신을 표현하지 않아도 됩니다. 생각의 깊이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니 어렵거나 전문적인 내용들은 오히려 외면 당합니다. 긴 글도 배척당합니다. 아예 일정 글자수 이상은 한 번에 쓰지도 못합니다. 이상적인 피라미드 판매 방식처럼 내 이름만 등록해 놓으면 사람들이 나를 따르고 내가 한마디 한 것을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해줍니다. 유명인들도 나에게 직접 글을 써주고 내 글에 반응합니다. 미국 대통령부터 테러리스트 대원까지 모두 이 소셜 네트워크로 다 연결되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마이크로 블로그는 블로깅의 혁명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로 블로그를 할수록 우리는 더욱 더 좌절하게 됩니다. 아무런 감동도 없는 짧은 문장들의 교류로는 나를 알릴 길이 없습니다. 나를 따르는 자들의 수가 나의 위상을 드러내주지도 못합니다. 영향력은 오히려 오프라인 사회의 지명도에 따라 정해지는 부수적인 것입니다. 사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마이크로 블로그 관리에 들일 시간이 없어 초기에 잠깐 사용하다가 거의 다 방치하게 됩니다. 곧 그들도 이런 부담 때문에 마이크로 블로그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마이크로 블로그의 단순성으로 인해 아무리 열심히 활동해도 나라는 존재의 개성을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그저 단순한 뉴스 전파자거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리는 현장 보고자에 불과합니다. 시의성 있는 정보나 엽기적인 일을 올렸다면 잠깐 화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찰나에 불과한 시간이 지나면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마이크로 블로그는 철저히 정보 전달과 인적 네트워크라는 점에 치중하는 서비스입니다. 홈피와 블로그에 대한 영업 경험을 통해서 어차피 보통 사람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오래 계속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거나 그림으로 만들지도 못합니다. 음악이나 영상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도 없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결과물로 만들어 낼 능력도 시간도 없습니다. 노력할 여유도 없습니다. 그냥 보통 사람들은 일부 창작자의 창조물을 서로 돌려보며 즐기고 기껏해야 그런 창조물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블로그에 모아 놓는 것 밖에 못합니다.
그리하여 마이크로 블로그 창조자들은 현실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배제한 건조한 인적 네트워크만 남겼습니다. 미사여구는 버려지고 문학적 표현은 허세로 취급 받습니다. 언어는 축약되고 내 생각은 링크로 표현됩니다. 줄거리만 남은 노골적인 반전 드라마, 엑기스의 엑기스, 뼈다귀만 남은 세련된 매체, 더 이상 사람들은 책도, 그림 없는 게시 글도, 두 번 이상 스크롤 해야 되는 웹 페이지도 읽지 않습니다. 마이크로 블로그는 3초 이상 같은 화면을 보내지 않고, 그 3초 동안에도 조차 끊임없이 카메라를 흔들어야 만족하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웹 응용입니다. 이제 우리는 짧은 문장으로 서로 지저귀는 일에 몰두합니다. 자기 표현의 기회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가련한 블로거들은 또 다시 몰락해 갔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실제로 돈을 버는 것은 아날로그 기술이듯이 어떻게 세상이 변해가도 자신의 생각을 문서화시키는 고통스러운 작업이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블로그에 투자할 절대적인 시간이 없다면 그냥 트위터를 사용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역할에 익숙하다면 블로그의 독자로 남으시기를 바랍니다. 트위터 방식이 마음에 들고, 더 이상 인터넷 안 되는 컴퓨터를 상상하지 못하며, 홀로 앉아 당신의 생각을 오랜 시간 동안 타이핑하는 작업에 공포를 느낀다면 깨끗이 파워 블로거에 대한 미련을 접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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